내 소식

신촌연대햏자 [7996] · 쪽지

2004-06-26 02:06:15
조회수 2,207

나는 수능을 통해 세상에 대해 배운다.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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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시험지를 펼쳐 들었다. 그렇다. 여백의 미가 없는 것이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시 예상대로 난해하게 출제되었군. 비문학 지문은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순전히 나의 배경지식에 의존해서 풀었다. 문학 지문중 창선 감의록은 그야 말로 뷁이였다. 시간도 부족했을뿐더러 등장 인물도 많고 지문도 길어서 내용 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의 글...\'오늘 나온 고전은 제가 10년 전에 읽은 만화로 된 고전이라는 책에 있던 것입니다.\' ..... 모든 강사의 예상 고전 지문은 빗나간 것이다. 이 여파로 04년엔 어느 강사도 고전 지문을 예상하지 못하게 된다...  내용을 수습하지 못한 채 5분만에 찍듯이 문제를 보고 풀었는데 1개밖에 안틀렸다. 오호..쾌재라..

그런데 10분동안 세세히 파악해서 심혈을 기울여 푼 소설 관촌수필에선 3개를 틀린 것이다. 찍은 것보다 푼 것에서 더 틀리다니..... 이 것이 언어영역의 묘미 인가??-_-;;

거의 대부분의  수험생은 시간 부족을 호소했고, 나 역시 그러하였다. 그런데 인간의 음흉한 본성이란 무엇인가? 나는 작년의 내 처지를 생각했고.. 평이한 모의고사와는 달리 수능은 지문도 길고 까다로웠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다수의 고3학생들이 시간부족으로..답안지에 찍는 현상이 양산될것이라 예측했다. 웃음이 나왔다..-_-;;   실실실....(04 언어 17번?ㅡ,ㅡ)


수리 영역에선 전에도 말했던 나의 직관적 파악력과 수학적 센스가 90% 발휘되어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었다. 그런데 가채점보다 3점 떨어져서 나왔다. 아직도 내겐 02년의 미스테리이다....

사과탐영역 역시...무난했으며.. 외국어 영역도...듣기에서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선방했다.. 어법 문제? 대충 30초 보고 넘어갔다..ㅋㅋ  역시 틀렸다..=ㅂ=  하지만 그 시간을 독해 문제 풀이에 이용했으니 만족한다.


수능이 끝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면서 했던 한 마디. . \'as freely as\'라는 말이있어???  as , as에는 형용사가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야?? \' ....

03년도 어법문제다....ㅋㅋ.... 수능 이후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전화를 받았고, 괜찮게 봤다고.. 그래..수고했다고..격려해 주었다.. 피곤해서 열차 안에서 자는데 여러 번 전화가 울려서 깨기도 했다. 이 날 하루에 나는 평소에 한달치 전화 분을 받았다.....기대감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으며.. 다음 날 떨리는 마음으로..신문을 보고 채점했다..


허억... 모의 점수보다 약간 떨어져서 나왔다.. 결과가 발표되고...


세상을 얻었다.....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에 합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점수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수능 %의 위치와 동일하게 나왔으며 이는 그동안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자존심을 회복 시켜주었다. 모두 역시 넌 저력이 있다고 했으며, 나를 드디어 세상에 입증시켰다는 생각이 무엇보다도 기쁘게 만들었다.

수능을 한 번 더 보려고 재수를 한 것은, 고대 수교과에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었고, 고려대학교의 선배들을 만나며 어느 새 주위로부터 그리고 내 자신에게 나는 고려대학생이 되어있었다.

11월 동안 모두 수고했다며 밥 한끼씩 사주었으며 하루에 한 번씩 꼭 어떤 이벤트가 있었다. 이를테면 하루는 영화보기, 하루는 잉뉴짓하기.....친구들모임......명동 쇼핑...... 친구 대학 견학.. 이런 식으로...
꿈 같은 11월이였다...

면접에서 교수님들도 학생은 사고가 건전하고, 적극적이라며 웃어주셨다... 그리고 꼭 고연전때 함께 하자고....
꿈에 부풀어...이렇게..겨울이 지나갔다.. 이제 나도 안암골의 호랑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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