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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ner [8207] · 쪽지

2003-07-22 01:37:12
조회수 23,825

[펌] 서울대 심리학과 면접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31830

제가 접수번호 1번이라서 긴장했습니다. 아. 1번으로 면접 보는구나. 죽었다. 그런데 다시 번호표를 뽑더군요. 6번이었습니다. 이름도 번호표로 가리고 교수님들이 부르는 호칭도 6번! 그러더군요. 하여튼 그랬습니다... 대기실에서 제 순서가 되자 7층으로 불려갔습니다. 먼저 기초소양평가를 받기 위해 들어갔지요. 2문제를 뽑았습니다. 여권신장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권신장에 대한 문제를 골랐지요. 우선 그래서 10분간 열심히 생각을 했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 "인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수렵시대부터 여성은 남성보다 부족한 신체적 조건을 통해 근대까지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저… 그런데 최근에 민주화가 되면서 여권이 신장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헉.. 그런데 했다가 또 하지만 이라니… 당황하면서) 아직 차별적 요소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는 첫째로 의식 개혁적인 면에서 접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여자아이들이 야구를 한다거나 축구를 하는 등 동적인 활동을 하면 (동적인 활동이라는 말이 생각이 안 나서 잠시 지체) 여자아이가 무슨 그런 일을 하냐고 꾸짖는데 이러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어렸을 때 남성과 여성의 동등성을 인정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둘째로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여성만의 특징 이를테면 섬세한 감각이라든지 이런 것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리휴가나 육아, 출산휴가 등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 교수님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까?
(뭐라고 대답하긴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여 교수님 : 아니 잠깐, 그렇다면 바로 내가 기업가인데 효율성 측면에서 여자를 고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은데 꼭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고용하는데 대해서 회의적이라면 한번 나를 설득해 보겠
니?"
"인권은 하늘이 주신 천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자신이 원해서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아
닌데 사회의 유지 및 발전에 필요한 육아 및 출산에 이바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하
지 않습니까? 여성들만의 특징을 살려서 기업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수: 음. 그럼 막노동 같은(웃으면서) 직종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능력차가 전혀 없는 직종에서는 여
성이 더 불리한 게 사실 아니겠나?
"그건 사실입니다만…우선 기업가 윤리 정신을 형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여성이 남성과 똑
같은 직종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광고나 홍보같은 여성만의 섬세함이
필요한 직종도 있지 않습니까?"
여교수: 그럼 여성 고용 할당제 같은 것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여성고용할당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
지요"
남 교수: 역차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보게
"남성은 한창 자신을 가꾸어 갈 나이에 군대라는..
남 교수: 아니 그거말고..
"아예,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성고용할당제를 실시하여 인원수를 제한한다면 그 직종에 지원한 남성
과 여성이 비슷한 능력을 지녔다면 모르겠지만 뛰어난 능력을 지닌 남성이라도 한참 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에게 밀려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여성고용할당제를 실시하면 여성들이 자신을 가꾸고 발전
시키는 부분에서 어차피 이런 거 안 해도 다 입사할 수 있을 텐데 하고 나태해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효용성의 차원에서도 여성의 객관적인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기업주들의 신뢰를
점점 잃어갈지도 모릅니다. (숨돌리고) 제도적인 차원보다는 의식개혁적인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이때 민주주의에서는 기회의 평등은 줘야 하지만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고 말씀드리려다가 까먹음. 흑흑 그 말했으면 플러스 포인트 였을텐데.)
남교수 : 그렇군요.. 수고했어요 이젠 나가도 좋아요.
다시 나와서 이젠 2차 전공 소양평가를 했습니다. 왠 영어 지문을 주고 10분간 생각해 보라더군요. 지능
에 대한 nature와 nurture에 대한 차이를 논하는 문제였습니다. 지문은 쉬웠죠. 단어가 어려워서 그렇지.
대충 큰 개념으로 맥만 짚었습니다. 10분간 생각한 뒤 새로운 방에 들어가니 2분의 교수님이 또 기다리
더군요. 그 앞에 놓인 수많은 사탕과 음료수들. 그림의 떡입니다. 그거 집어먹는 동안 대답 못할게 뻔하
지 않습니까. 교수1 : 지금 기분이 어떤가?
"예. 색다른 경험을 하느라 재밌는데요."
교수1 : (웃으면서) 재밌어? 허허. 그럼 시작하지. 학생은 왜 심리학과에 지원했나?
"그건 자기 소개서에도 썼습니다만, 저희 부모님이 큰 갈등 끝에 이혼하실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
해보면 이혼할 만한 일은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그 때 저는 어떤 그런 정서적 갈등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는 그런 존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어떤 매개체라고 할까요? 그러던 중 저희 학교 영어선생님
이 부전공으로 심리학을 전공하신 걸 알게 되었고 그분의 소개로 심리학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에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교수1 : 그럼 언제 여기에 지원하게 될 생각을 했나?
"예. 고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교수1 : 알고 있는 심리학분야에 대해서 말해보게
"예 기초심리학에는 인지 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행동심리학 등이 있습니다. 긴장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군요. 그리고 응용심리학에는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광고심리학 소비심리학 언어심리학 아동심
리학 등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1: 그럼 심리학자를 아는 사람 있나?
"예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융을 알고 있습니다만"
교수 1: 그럼 융에 대해서 말해보게
"(최대한 기억하려 애쓰며) 프로이트의 결정론적인 인간관에 반대했던 융은 인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
각했고, 또 리비도라는 개념을 성에 국한시키지 않고 사람의 정신에너지 전부라는 차원으로 확대시킨
사람입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프로이트의 성적인 발달과정에 대해서도 반대적인 입장을 취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1 : 그래? 그럼 융이 정의한 심리학 용어에 대해서 아는 거 있나?
"예. 페르소나와 아니마, 그리고 아니무스등을 알고 있습니다."
교수 1 : 아니마에 대해서 설명해보지.
"아니마는 남성 속의 여성성이고 아니무스는 여성 속의 남성성입니다. 예를 들어 남자의 전형이랄 수 있
는 과격한 운동선수도 사회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개념인 섬세하거나 부드러운 성격을 지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트랜스 젠더의 경우도 아니마나 아니무스가 매우 발달했기 때문
입니다."
교수1 : 꽤  공부 많이 했군. 됐네
교수2: 자 그 영어 지문의 요지가 뭐죠?
"인간의 지능이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 것인지 유전적인 것인지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입니다."
교수 2 : 환경에서 영향 받는다는 증거를 보이시죠 .
"예 그럼 환경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헉. 지문에서 찾으라고? 찾다가 질문을 까먹어서) 저 죄송
하지만 질문을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교수 2 : 긴장하지 마세요. 자 환경에 의해 지능이 좌지우지된다는 증거를 그 그래프에서 찾으라고요.
"저 twins reared together가 따로 교육받은 twins보다 동일도가 높게 측정되어 있고요. 혈연도가 50%
인 이란성 쌍둥이나 형제들도 같이 자란 집단이 따로 자란 집단보다 높게 측정되어있습니다. "
교수 2: 그럼 유전적인 요인은요?
"저 50%의 혈연도를 가진 사람들의 평균이 0%의 혈연도를 가진 사람보다 평균이 높고요 100%의 혈연
도를 가진 사람들보다는 동일성이 낮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연 0%를 가진 사람이
(fostered people을 혈연도가 0%라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어쩌고저쩌고"
교수 2 : (한참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fostered는 입양된 사람들을 가르키는 거에요.
"(헉, 안돼! 이런 착각이.) 아, 그렇군요. 착각했습니다."
교수2 : 그럼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환경이 더 지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결정된 존재가
아니라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미완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미완성의 상태인 인간이 교육과 환경을 통
해서 보다 발전적인 인간으로 발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 쪽에 당위성의 힘을 실어
주고 싶습니다. 아무리 유전적으로 재능이 있더라도 그에 걸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면 결국 그 재능을
달성하지 못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래프 상으로는 유전 쪽이 더 영향
을 미치는 것으로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끝까지 인간교육의 당위성 쪽으로 주장을 밀고 나갔습니다.)"
교수2 : 그렇군요. 수고했어요.
교수1 : 붙으면 열심히 공부해야 되네. 그럼 잘 가게.(이 말은 다 형식적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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