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내공(內功)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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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흔히 말하는 내공(內功)에 대한 짧은 생각입니다.
모토: learn by written, think by habbit: 이건 최악이다. - 칸트
제가 여기다 글을 몇 개 쓰다보면서
문득,
이제는 그만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분들께서 제 글을 보고 도움을 얻었다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토에도 나와 있듯이,
\"글로부터 배우고\",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판적 인간이 되는데
가장 큰 방해물입니다.
따라서,
<남의 글을 그만 읽으십시오>
우리나라를 흔히
사상의 \"수입국\"이라고들 합니다.
\"xx 전문가\", \"xx 전공\"은 있어도
\"xx 이론\"은 없는 것이지요.
대학에 가면 많은 자료를 읽게 될 것입니다.
수많은 책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반드시, 최소한, 읽는 바로 그만큼, 스스로 생각하라.>
다시 말해
남의 생각을 읽는 시간이, 내가 생각하는 시간보다 많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비판적 읽기라는 것이 있는 것이지요.
비판적으로 읽는다면,
남의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남의 글만 읽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힘이 없어집니다.
비판력? 그런건 없어집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보면,
칸트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보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서 독창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토론도 중요합니다.
토론은 왜 할까요?
남을 통쾌하게 무너뜨려서 쾌감을 얻을려고?
남이 무너지는 것을 보려고?
남을 지배하기 위해서?
내가 돋보이기 위해서?
이런 토론이 난무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건 토론이 아닙니다.
교양이라는 가면을 쓴, 언어폭력입니다.
토론은,
스스로 갇히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서로 진리를 찾기 위해 \"도우는\" 과정입니다.
내 생각이 잘못되었을\"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혼자서만 생각하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남의 지적을 통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때, 비판의 대상인 나 자신은 굴복당한 것이 아니라,
승리한 것입니다. 모두 승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내공을 쌓을 때는, 최소한
남의 생각 : 내 생각 = 1 : 1
이 되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토론+비판적 읽기가 있다면 남의 생각을 많이 읽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토론과 비판적 읽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보기를 들어볼게요.
제 아버지께서는 미국에서 유학을 하셨는데,
그 곳 분위기를 제가 자주 물어보곤 하죠.
어느 날,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질문을 하셨답니다.
\"xx, 자네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버지께서는, 그간 열심히 공부한 내용,
즉,
\"xx의 이론에 의하면 이렇고 저렇고\"
\"xx가 말하기를\"
\"xx의 책 yy 몇 쪽을 보면\"
등등을 언급하시면서, 그야말로 박학다식한 면모를 뽐내셨다고 합니다.
교수가 뭐라고 했을까요?
\"그래, 그러니까 자네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네.\"
자, 여러분은 과연 저러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잇을까요?
이는 부단히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힘듭니다.
소쉬르라는 언어학자는, 자신의 수업
전체 내용을 \"완전히\" 새로운 자기만의 생각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그 유명한 \"일반 언어학 강의\"이지요.
비트겐슈타인도, 수업을 할 때,
서로 모두 모르는 문제를 가지고 공부하길 즐겼습니다.
학생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 힘든 경우,
보통 같으면 둘러대거나 은근슬쩍 넘어가거나
\"다음 시간에 자세히 하죠\"라거나 할테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수업 시간 끝날때까지
창문을 보면서 턱을 괴고 스스로 생각했답니다.
그러던 도중 학생들도 모두 같이 생각했죠.
그러다 수업시간이 끝나버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책 \"논리철학논고\"의 머리말에 보면
\"나의 이러한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이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사실 관심 없다. 그래서 인용이 없다.
내게 중요한 건,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뿐이다.\"
여러분, 생각하세요.
가끔은 혼자 밖에 나가, 산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칸트가 괜히 4시에 산책을 매일 갔을까요.
그리고, 하나 더.
남의 글을 보는 것의 단점을 말씀드릴게요.
예수, 공자, 석가모니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글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있다고요?
맞아요.
말을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 자체로 불완전 합니다.
내가 점심에 사과를 먹었다고 쳐봅시다.
친구가 와서
\"야, 너 점심 먹었냐?\"
\"어.\"
\"뭐 먹었는데?\"
\"사과.\"
자,
내가 말한 <사과>라는 대답은,
내가 정말 먹은 그 사과를 모두 말해주지 못합니다.
그냥 단순한 기호이지요.
내가 먹었던 그 특별한 사과, 바로 그것,
그 특유의 색과, 향과, 맛,
몇일 전에 먹었던 사과와는 분명히 다른 그 고유성.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산은 산이요, 산은 산이 아니로되, 산은 산이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 것이지요.
산은 그 자체로 분명 산 그 자체이지만,
산 그 자체를, \"산\"이라는 기호로 표현하는 순간,
그 둘은 다른 것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생각이 있다고 할 때,
그것이 밖으로 말해진 순간,
그것은 이미 50% 의미가 상실된 것입니다.
게다가 그것이 글로 쓰여졌다면 거기서 또 어느정도 의미가 상실된 것이지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이데거가 말했지만,
침묵은 존재의 자궁입니다.
침묵이 때로는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주위에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가서 꼬치꼬치 묻지 마십시오.
(아 물론, 저는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므로, 궁금하신 건 물어보세요^^)
그냥, 그 사람 옆에서 있으세요.
행동, 침묵을 통해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에게서도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남의 글을 보고, 많은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생각을 할 때, 비로소 진짜 자기 것이 얻어지는 것입니다.
내공(內功),
그것은 내 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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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으니 웃음이 픽 나옵니다 조금 경박하지만 ㅋㅋ
추천하고 갑니다
1추천수가... 0인데;; 일단 저도 추천합니다 ㅋㅋ
아... 실시간이었군요..
누군가가
유명한 학자(아마 푸코였던듯)의 논문에 인용이 거의 없다고 칭송하던게 생각나는군요.
쇼펜하우어의 독서론이군요.
요즘들어서 남의 글을 안읽고 자기생각만 많이하는데요 그러면 어떻게되는건가요?제가그래서..
MB하야기원/Normal_高 /
쇼펜하우어랑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요,ㅋㅋ
쇼펜하우어(평교수)는 베를린 대학 있을 때, 당시 헤겔(나중에 총장)이 너무 잘 나가고 자기는 인기가 없으니까
일부러 헤겔이 개설한 강의와 \"같은\" 시간에 자신의 강의를 개설했죠. 라이벌로 생각했으니까요.
물론 쇼펜하우어 강의는 수강인원미달로 \"폐강\"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어요...
\"박학다식\"의 일인자로 손꼽히던 헤겔에 대해서, 라이벌 의식으로 쇼펜하우어가
\"아예 읽지를 말자\"고 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읽지 않는 것을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물론 쇼펜하우어도 그렇겠지만요)
좋은 글을 많이 읽되, 자기 생각도 많이 하자. 뭐 이런 겁니다,ㅋㅋ
[Royal]Kant/
너무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이 갇히지 않도록,
다른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니면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남겨 놓으셔도 좋고요.
친구//
대충 어떤 뜻인지는 알았는데, 불현듯 쇼펜하우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재작년인지 제가 머리가 텅텅 비었을 때, 다행히(?) 쇼펜하우어의 <수상록>을 접하게 되서 그때부터 자주 하게 된 생각이기도 하고.
농담 삼아 어쩔땐 무지한 제 자신을 합리화하는 기제이기도 한지라 ㄲㄲㄲ 어쨋든 제 생각과 상당 부분 흡사해서 리플 툭 던져 봤습니다.
MB하야기원/Normal_高//
네, 쇼펜하우어 매력적이지요^^
문득,
이제는 그만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분들께서 제 글을 보고 도움을 얻었다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글 첫부분에서 발췌했고요
좋은 글을 많이 읽되, 자기 생각도 많이 하자. 뭐 이런 겁니다,ㅋㅋ --> 님 리플에서 발췌했습니다.
도움되었다면 분명 좋은 글인데, 그만 두시지 말라고,
생각도 많이 할께요 ㅋ
내공(內功),
그것은 내 공 입니다.
무척 동의하는 글이네요. 전 언젠가부터 정형화된 책에 의존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됐지요. 발표를 할 때도 제 생각보단 남의 생각을 따오고, 참고를 넘어서 남의 생각이 주가 되버린 적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라도 스스로 생각하려고 하지만 뇌가 벌써 굳어버렸는지 잘 안되네요 T T 정말 알고보니 바보가 되어 있더군요. 다른 분들도 늦기 전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시길..
꺄
캬~ 좋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 맛깔나네요.
재미있게읽었습니다 ㅋㅋ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태클은 아닌데요.ㅋㅋㅋ 정작 글쓴이는 인용을 많이하셨네요?ㅋㅋㅋ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