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조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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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조언을 읽고, 몇몇분들이 쪽지를 보내주셨어요.
하나하나 답해드리려 하다가,
겹치는 내용이 많아서, 이 참에 글을 하나 더 쓸게요.
이 글의 대상은, 저의 첫번째 조언을 읽은 분을 포함한, 진지한 사유를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첫번째 조언의 그것과 같습니다.
이번 조언들은 첫번째 조언보다 더욱 근본적인 내용입니다.
따라서 조금은 윤리론.가치관적 내용까지 들어갈 수도 있겠네요.
(그러다보니, 온갖 괄호가 넘치는군요. 죄송합니다. 제 표현력이 부족하여 부끄럽네요.)
모토: 가만두어라, 쭉정이를 뽑다가 알곡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 성경
---
*정규교육과정도 중요하다.
- 많은 쪽지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에 대한 답부터 말하자면,
만,
입니다.
결국, 모순적 이중성이 여기도 담겨 있는 것이지요.
이반 일리치는 를 주장합니다.
촘스키는 이라고 합니다.
즉, 이러한 사람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입니다.
아도르노는, 고 말합니다.
상상력 또는 사유가 없는 인간은, 힘이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조종당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주장은 매우(어쩌면 거의 완벽하게) 설득력 있으며,
인류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저들의 말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현실이 가혹하지요.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우리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지요.
진퇴양난입니다.
어떤 절대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몇몇 생각거리를 던져드릴게요.
(1)
우리는 위 사상가들이 모두 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은 모두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여기에 답이 벌써 있지요.
입니다.
(2)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자를 이렇게(도) 묘사했습니다.
그것에서 무엇인가 힌트를 얻어내는 사람이다>
같은 국사교과서를 보더라도,
같은 수학문제를 풀더라도,
그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보물을 찾아내세요.(최소한 시도를 하세요)
러셀이 매일같이 자살 충동을 느끼면서도,
고 고백한 것처럼.
정규 교육 과목들에 들어있는 은,
사유의 토양에 좋은 거름이 됩니다.
비록 그 가르침의 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원효의 깨달음처럼, 모든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달려있습니다.
(3)
(안타까운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 (ps.나이가 들더라도 이 현실을 잊지 맙시다)
우리나라는 학벌이 큰 힘을 가집니다. (글쓰는 와중에도 왼편 광고에 \"서울대\"를 강조하고 있군요)
이제는 (거의) 맹목적이지요.
여기서 이 문제를 깊이 다루다가는, 온갖 다툼이 있는 논쟁만 불러일으키겠지요.
따라서 우리의 원래 문제와 관련된 부분만 다루겠습니다.
독일에서는, 를 보다 존경합니다.
대학을 갈때는, 이 아닌 을 보고 갑니다.
프랑스에는, 라는 것이 있어서, 이 과정을 통과한 사람은 큰 존경을 받습니다.
또한 이 나라에서는 철학자가 사망하면, 온갖 주요 신문 일면에 대서특필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프랑스에서 국가박사를 통과한 두세 분의 우리나라 학자 선배님들이
(이분들이 이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서 A4 2000장 분량의 논문을 써낸 것이 50세가 넘어서 였습니다)
며 국내로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 그곳에서 교수를 하고 계시지요.
대학은, 을 선택합니다.
교수의 실력?
교수가 누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나라의 사정 때문에, 오히려 특이한 모습이 생깁니다.
잘못된 사회의식을 교수들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선생이라면, 뛰어난 제자를 가르치고 싶어하지요.
을 높은 성적으로 통과한 학생들은,
(최소한)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반드시) 이며, 고 (잘못) 여기게 된 것이지요.
(물론 몇몇 좋은 교수님들은, 일부러 명문대가 아닌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지만, 소수이죠)
따라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은 (최소한) 두가지 입니다.
1) 좋은 대학의 좋은 교수를 찾는다
2) (1)을 제외한 좋은 교수를 찾는다
앞서 말한 현실처럼, 1번이 더 쉽습니다. 확률이 높으니까요.
따라서, ,
좋은 대학을 간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이에 따라 나오는 질문이 생기지요.
무슨 과를 가야하나?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
- 당연한 말처럼 보이지만, 시대가 어두울수록 당연한 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현실과 이상의 대립이지요.
하지만 벌써 윗말은 틀렸습니다.
현실과 이상은 대립하기만 하는것이 아니니까요.
이상이 현실을 만듭니다.
현실을 으로 산다면, 그 현실은 어디까지나 일 것입니다.
내가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그대로 입니다.
따라서, 현실을 으로 살아가세요.
남들과 같이, 같은 궤도에 존재하더라도,
남들과 다르게,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행성처럼, 하나의 고정된 궤도에 있더라도 끊임없이 위치를 변화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제, 순수학문 이야기로 들어갈까요?
나는 순수학문을 하고 싶은데, 무슨과를 가야할까?
나는 생물에 관심이 있는데 무슨과를 가야할까?
나는 사회에 관심이 있는데 사회학과를 가야하는가?
순수학문은 으로 에 기반합니다.
끝없는 사유가 순수학문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이와 가장 관련있는 학과는,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철학과 이지요.
그런데, (소위) 위대한 학자들을 보면 출신학과가 가지각색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학과가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앞서 말했듯이, 를 했다는 것이지요.
끝없는 사유를 위해서는,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윤활유도 필요합니다.
이것들은 다행스럽게도, 앞선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물려주었습니다.
(대다수 철학자들이지요)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재료를 바탕으로한 이 비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를 추구하고, 나름대로 힘겹게 이끌어온 학생도 많지요.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많이 길러진 상태인 것이지요.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만은 부정할 수 없지요.
따라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철학을 (최소한 자발적 지적욕구에 의해) 하기 시작하면,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둡니다.
문제는 는 것이지요.
고3을 졸업하면, 20살입니다.
천재성을 발휘하기엔, 서양에서는 로 여겨지는 늦은 시간입니다.
(서양 천재들은 10대에 천재성을 맘껏 발휘하지요)
하지만, 우리에겐 칸트를 비롯한 형의 본보기가 있지요.
힌트들을 순서대로 적어볼까요?
1. 순수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
2. 사유에 필요한 것은 이다.
따라서 답이 나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 도움이 되는 학과를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잘 겪었다시피,
내키지 않는 사유는 불가능합니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지요.
따라서 1차적으로, 합니다.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가,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것이지요.
앞서 보았듯이, 좋은 재료는 철학에 많이 있습니다.
다른 학과를 가더라도,
깊은 통찰은, 만나게 되어 있으니,
철학책은 어느새 손에 쥐어져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역시 따라 나오는 질문이 있네요.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 (고전 중에서) 관심있는 책부터 읽어라.
- 서울대 선정 100대 고전 목록이 있지요.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지 갈팡질팡합니다.
이 책은 많이 들어봤는데,
이 책은 남들은 다 읽은것처럼 보이던데,
이 책은 왠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데, 등등.
좋은 고전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은 책은(이런 책을 고전이라 하지요),
상당한 양의 지적 자극을 줍니다.(우리한테는 이 정도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너무 넘쳐납니다)
이러한 고전의 수는 최소한 대충 잡아도 1만은 넘겠습니다.
따라서, 관심있는 것부터 읽으세요.
관심은 어디서 생길까요?
책 제목, 책 서론, 책 뒷표지 글, 책 목차 등을 읽어보면,
감이 옵니다.
그 책을 읽기 시작하세요.
관심이 있어야 길게 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고전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가 말했다\"였는데,
자발적인 관심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어서 금새 읽다 말았지요.
결국엔 재미있어보이는 것을 읽고 있더라고요.
책을 읽다가 문제가 생깁니다.
거나 는 것입니다.
이 때는, 잠시 숨을 돌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만약 부정적인 대답이 나온다면,
인내심을 기를수는 있겠지만, 그 시간이 아깝습니다.
결국엔 남는 것이 없게 되거든요.
반대로 긍정적인 대답이 나온다면,
부정적인 대답이 나올때까지 계속 맞서는 것입니다.(그러지 않으면 가장 좋고요)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은 주위의 도움을 구합니다.
그것은 개론서, 주위 사람 등이 되겠지요.
또는, 계속 읽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몇일보아도 풀리지 않던 수학문제가,
어느날 한번에 풀리는 것처럼,
답을 향한 불타는 열정으로, 무의식적인 해결책이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
이렇게 하여, 하나의 고전을 읽어내면,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하나의 책을 읽으면, 그것에서 적게는 한가지에서 많게는 세기 귀찮을 정도의 의문점이 생깁니다.
혹은 지적 자극이라고 해도 좋고요.
하나의 책을 읽으면, 그것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4 권의 책을 더 읽도록 요구됩니다.
그러면 다음단계에는 그것마다 3,4권씩,
그 다음단계도,
그 다음도, 다음도, 다음도.
이러다보면, 고전 목록의 책은 어느새 꽤나 읽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날 하나의 고전을 읽다가,
아, 이건 다 아는 내용인데?
이거 당연한 소리인데?
어라, 이거 내가 생각한 것인데?
하는 때가 옵니다.
이 때는, 합니다.
위대한 사상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거기서, 을 깨닫고 더욱 정진해야 합니다.
*교만하지 말아라.
- 왜 이라는 사람들이,
더 많이 사기를 치고
더 많이 남을 등쳐먹고
더 많이 욕심을 가질까?
이런 생각에서 나오는 답은,
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안다는 것은,
그것을 모르는 사람과의 를 가져옵니다.
비교는 를 가져옵니다.
위아래는 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우리는 공부를 하면서 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을 치켜세웁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부하는데 방해된다고 어머니 테레비 못보게 한다거나,
내가 생각하기에도 바쁘다고, 남의 질문을 무시한다거나,
공부하기 바쁘다고, 내 방 청소할 시간이 어디있냐고 하거나,
나는 남과 다르다며, 남을 비웃는다거나,
이런 행동은
지식이 교만을 낳지 않는 경우는, (최소한 그리고 어쩌면 많아봤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입니다.
1) 본질적으로 교만과 반대되는 지식인 경우,
2) 지식을 교만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을 특별히 받은 경우.
두번째 보기처럼, 도덕.윤리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인 상태입니다.
하지만, 도덕.윤리 교육은 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말로 모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훌륭한 선생을 따라다니는 것이지요.
그의 행동, 마음가짐, 인품 등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합니다.
---
이상입니다.
저의 첫 글로부터 많은 쪽지를 받아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같은 순환이 반복될지도 모르겠군요.(이 경우 환영입니다.)
여러분,
쭉정이와 알곡은, 모두 처음에는 비슷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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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식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는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