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군대)라는 곳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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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월에 입대한 현역 군인(소속이 국방부가 아니고 행자부지만)입니다.
며칠전 학교에 있는 후배한테 전화해 보니 지금 한참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하더군요.
1년전에는 저도 그곳에서 열심히 무역상무와 인사관리, 회계 책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침 5시 반에 기상해 근무를 서러 가는 신세가 됐습니다.
저는 원래 카투사를 신청했는데 인연이 안맞더군요. 그래서 RT를 하려고 시험도 보고 합격도
했는데, 마지막에 생각이 바뀌어서 논산 훈련소로 입대를 했습니다. 4학기 마치고 입대했어요.
아마 재수를 하신 1학년 분들이나 현역으로 들어가신 2학년 분들은 요즘 군대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떄 저도 군대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려고
이곳 오르비에서도 정보를 찾아보고 네이버 지식인도 수없이 기웃거려 봤는데 역시 직접 겪는거
하고 들리는 소문과는 천지차이더군요. 그래도 군대때문에 걱정하실 많은 남학우 분들에게
짧게 나마 군대란 곳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1. 저는 12월 말에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입대 신청을 했어요. 원래 입대 신청은 가장 빨리해도
한 3~4개월 후에 입대가 가능한데, 중간에 취소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결원이 생깁니다. 그래서
12월 경에 지역별로 서버를 열어서 이런 자리를 매꿀수 있게하는데요 제 기억에 아마 12월 19일
인가 그랬는데 09:00시에 병무청을 딱 들어가니까 1월 초부터 3,4월까지 훈련소/부대 하고
날짜가 상당히 많거든요.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저는 1월 말에 입대 신청을 했습니다.
1월초는 너무 급박하고 3,4월에 하면 복학이 문제가 되서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한것
같습니다. 저희 부대에 2월 군번도 있고 3월 군번도 있고 4월 군번도 있습니다. 모두 저하고
동갑인데 당연히 제 후임이죠. 군대의 선, 후임은 선배, 후배 개념이 아닙니다. 제 위에 1주
고참이 있는데, 저는 전역할때까지 이 고참한테 경어를 써가면서 지내야 됩니다. 지금이야
물론 친하지만 처음에는 갈굼도 많이 받고 그랬습니다. 한 달위 고참한테는 말할것도 없고요.
입대하기 전에 한달 두달 자기 시간 갖는것 보다 제대하고 그 시간을 갖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2. 저는 논산으로 신청을 했는데 훈련소 가보니 징집병 절반/ 모집병 절반 이더군요.
솔직히 100% 징집이지만 군대에서 말하는 모집병은 자기가 병과를 신청해서 온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서 입대할때 운전병, 전차병 같은걸로 들어온 특기병이죠. 전 날짜하고 부대만
선택한 징집병이었는데 이 징집병도 다시 병과 분류를 받습니다. 저는 행정/항공/정훈 이렇게
받았던것 같은데 결과는 전경이더군요; 징집병 가운데 절반은 전경/경비교도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전경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훈련소에서 전경으로 발령을 받으면 분위기가
아 X됐다. 입니다. 저희 중대장이 특전사 출신인데 전경으로 발령받은 애들만 모아서
따로 악수하더군요.
일단 전경하고 의경은 큰 구분이 없습니다.
하는 일도 비슷합니다. (굳이 말하면 의경이 좀 더 빡세긴 해요) 수로 따지면 의경이 전경보다
세배 정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경은 절반 가량은 우리가 흔히 아는 시위막는 부대인
전경대로 갑니다. (의경은 기동대라고 해요) 그리고 나머지는 일선 경찰서로 발령을 받습니다
(의경은 비슷한 개념으로 방순대라고 합니다). 힘든 점을 비교하자면 기동대>=전경대>방순대>
경찰서 라고 하면 큰 무리 없을듯 싶네요. 기동대, 전경대, 방순대는 각각 독립 중대로 부대 마다
다르긴 한데 3~5개 소대로 구성되 있고 100여명 정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위가 일어나면
가장먼저 기동대나 전경대가 출동하고 시위가 커지면 방순대도 출동을 합니다. 당연히 서울에
상설중대 수가 앞도적으로 많은데요 정확한 수는 말할 수 없고 기동대가 10이면 전경대가 2
방순대가 6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전경대나 기동대는 주 업무가 시위를 막는 진압 부대고 방순대는 경찰서에 소속돼 방범, 순찰이
주 업무, 경찰서의 전경들은 행정 보조, 112타격대라고 해서 형사들을 보조하는 업무 입니다.
전경대나 기동대는 솔직히 구타가 정말 심합니다. 방순대나 경찰서도 심한 곳은 엄청 심하죠
제 친구가 해병대에 있는데 제가 처음 자대와서 당한것 얘기하니까 놀라더군요. 그렇게
심하냐면서..
전/의경이 가혹행위, 구타가 심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원래 군대라는게 유사시를 대비해서
있는것 아닙니까? 그런데 실질적으로 군생활 2년하면서 실전에 투입되는 경우는 정말 드물죠.
하지만 전/의경은 경우가 다릅니다. 이번달에 일경 5호봉인 제 친구는 지방의 한 전경대 소속인데
지금까지 출동만 80번 나갔다고 하는군요. 전부 폭력이 사용되는 집회는 아니었지만 군생활
반도 안한 지방 전경이 그정도 인데 서울, 경기쪽은 말할것도 없죠. 서울에 있는 모 부대에 제
친구가 전경대 행정병으로 있는데 출동 안나가는 일이 정말 한달에 손을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매일이 실전이기 때문에 기강을 잡기 위해서 구타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절대 구타를
합리화 하는건 아니에요).
그래서 요는 일단 전경으로 착출이 되서 전경대로 가면 난 죽었다라고 생각하시고 경찰서로
가면 정말 편하게 군생활 하는 겁니다.
4. 자대의 구타, 가혹행위
가끔씩 뉴스에서 군대내 의문사 사건이 터지자나요?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면 죽은 사람보고
의지가 없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거죠. 저는 감히
절대 그 사람을 욕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자대에 왔을때 저희 부대에는 말년 수경들이 잔뜩 있었어요. (수경=병장) 정말
심했습니다. 구타, 가혹행위...혼자 새벽 2시에 근무서는데도 무서워서 몸이 떨릴정도 였어요.
기합을 받고 갈굼을 당할때면 차라리 날 때려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인 압박을
받았습니다. 다행이 그 사람들이 전역하고 나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해졌지만 그때
당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가 우울증에 걸리는줄 알았어요.
지나고 나니 이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도 저와 똑같은, 혹은 더 심한
시절을 겪었다는걸. 정말 우습지만 이게 되풀이 되는게 군대인가봅니다.
만약 여러분이 입대를 해서 처음, 이병, 일병 시절이 미칠듯이 괴롭다면(다행이도 요즘
그런 부대는 별로 없는 듯 싶지만..) 날 괴롭히는 저 쓰 레기 같은 X들도 겪었는데
나라고 못버틸까라고 생각하고 참으세요.
그리고 참고로 육군은 잘 모르겠지만, 전의경 같은 경우는 신고를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신고를 하면 그 당시는 편해지지만 그 사람은 제대할떄까지 고참 대접을 못받더군요.
처음에 저를 잡아 먹으려던 일경, 상경, 한달 위 고참이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저를 점점 인정해주고 터치를 안하는걸 느끼게 되네요. 힘든 시절이 정말 거짓말 같이
지나갑니다. 처음에 입대하면 솔직히 안힘든 부대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조금만 참으면
좋은 시절이 올꺼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만약 전경대나 기동대로 자대가 결정되면
정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옮기세요. 아니면 행정병으로 빠지기 위해서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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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대라는 곳은 말이죠... 인줄 알고.. 반가와서 들어왔는데....... 혼자 낚였군요....
전 아직 카투사가.... 희망임;; ㅠ.ㅜ 27일....
저랑 비슷하군효 저도 카투사 쥐쥐나고 논산가서 전경으로 분류되서
뭐 됐다 생각했는데 경비교도대로 왔슴~ 글을 보니 왠지모를 비슷함이ㅋ
혹시 경비교도대가 궁금하신분은 물어보세염
전 원래 자대가 자연대라고 알고있던 제가 틀린줄알고 좌절했는데 댓글보고 다시 용기를 얻었어요 ;; ㅎ
ㅠㅠ 저도 님과 같은 케이스죠
논산 일반병으로 갔다가 4주쯤되니까 보급품도 안주고...
전 전남 전경대로 배치받고 복무중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는 없습니다.(처음 자대간날 탄마ㅋ에서 내리자 마자 들은 말이 Welcome to the Hell!!이었지만...) 님 말씀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 대우해주는 것도 사실이고 또 그맛에 군생활하는 것이죠ㅎ 뭐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란 말이 정말 정답인거같아요. 식상한말 같지만 군대에서 배운점도 많고요.
(11월 11일날 서울청지원 몸 조심하세요! 아 불쌍한 우리 전의경...)
전의경 내무실 가혹행위와 구타는 현역들이 들어도 깜작 놀랄 수준이더군요.
하기야 매일이 실전이니 군기해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구타는 있어야 하겠지만...
해공군은 모르겠고, 육군은 현재 구타 및 가혹행위가 거의 \'사라진\' 상태지만 전/의경과 해병대는 거의 \'안 사라진\' 수준이죠 -_-
특히 전의경은... 해병대 출신들도 듣고 놀라요 -_-
구타->얼차려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지.
필요하다면..
30대 초반 선생님에게 들은 얘기로 최전선 전경이었는데 구타가 심했다고 하던데 지금도 여전히 구타가 자행되나 보네요
근무하면서도 많이들 다쳤다고 들었는데... 여튼 전경은 비추
역시 사람은 존나 패야 말을 듣는다 이거군요?
원래 전거성 님께서 왈 ..군대는 폭력을 가르키는 특수집단이죠.
민주주의의 일반 집단과 다른 집단 입니다. 슬픈현실 ㅠ.ㅠ
진짜 군대는 X같은 곳입니다. 배울것도 많고 느낄것도 많다는 말에 충분히 동감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많은 아픔과 상처를 입고 가는 곳이란걸 느꼈습니다.
이런 아픔을 성장하는거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군요.
전경은 구타나 욕설또한 많지만
실제로 하는 일이 아주 위험하더군요.
한때 시위대에 있어봤기 때문에 전의경이 어떤 환경에서
시위대와 맞닥뜨리는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전의경은 정말로 \'전쟁\'을 합니다.
운전이든 행정이든 특기병으로 신청해서 가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의정부 306으로 아무 생각없이 가면 전경착출되면 망하는 겁니다.
서울이면 아예 막장이구요. 경기도라도 대형시위때는 계속 지원나가더군요.
2000전 노인들의 이야기.
요즌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어!
정말 패고 싶은 후배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타는 안되지요
차라리 영창에 보내세요.
전의경은 의정부가 아니라 논산이에요. 예전에는 의정부였는데 몇 년전부터 논산으로 바꼈습니다.
1
그렇군요.
그럼 요즘 102,306에선 전경착출 없나요?
제 친구 오늘 1시에 306가는거 배웅해주고 왔는데 다행이네여.
구타라....
말이 인권유린이니 어쩌니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에 몸담고 있다보면
떨쳐내기 힘든것 또한 구타라는것이죠..
자대에서 전경으로 착출되는거랑 바로 의경으로 지원하는거랑 다른건가요?
하는 일이 약간 다르긴 한데 크게 보면 비슷해요, 계급, 대접(보급, 월급 등)은 당근 같습니다
폭행은 영창이 아니라 바로 구속입니다. (원칙상)
징계위에서 본인이 얼마나 반성을 했느냐, 사건 정황이 어떠한가, 지휘관의 재량 등이 더해져서
최종적으로 영창 15일 정도로 정해지는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요.
그에 못 미치는 가혹행위나 위협 행위가 영창이죠.
컥 무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