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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ac [28551] · MS 2003 · 쪽지

2006-02-04 04:04:08
조회수 7,056

서울대에서의 한 학기, 그리고 그에 대한 감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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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niac입니다.

오늘 원래 저녁에 글을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만나서 술 한잔 하느라고 늦어버렸네요 ㅡ.ㅡ 방금 쓴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이거 정말, 쓰면서 느끼는 건데, 갈수록 완성도가 떨어져가는 느낌이에요.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많이 담고 싶은데, 제 허접한 글 솜씨가 제 머리 속 생각을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오늘은 예고했던 대로, 술과 술자리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쓰다 보니 약간 생각했던 것과 핀트가 어긋나 버렸는데, \'술자리에서 하는 게임, 술자리에서의 진행\'등에 대하여 적지 못했네요; 이와 관련된 내용은 번외편 2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예정은

6편 - 기숙사 생활, 자취생활
7편 - 공부, 그리고 시험

으로 되어 있고, 그 이후는 아직 미정입니다. 주제가 딱히 떠오르는게 없어서;;

어쨌든, 항상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하고요.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약한 태클은 환영이지만 거친 태클은 무서워서 싫으니 좀 봐주세요 ㅡㅠ

여러분의 관심 어린 1g의 추천과 리플, 쪽지가 제겐 1t만큼이나 무겁고 의미있게 다가온답니다. 부탁드려요^^




(존칭생략)
한 평범한(?)서울대생의 생활 - 5.술, 그리고 술자리

 


(1)술


 대학에 가면서 신입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술’일 것이다. 고등학교 때 제삿날 아버지가 한 잔 따라주시는 술밖에 못 마셔본 학생도 매우 많을 것이고, ‘그 맛없는 술을 왜 마시는지 모르겠다’ 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매년 대학 입학 시즌마다 나타나는 ‘대학생, 신입생 환영회에서 과음으로 혼수상태’ 등의 무시무시한 뉴스까지 더해진다면 술에 대한 공포는 더욱 더 심해지게 된다.


 특히, 상당수의 서울대 신입생들은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한 학생들이고, 이는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은 그다지 하지 않은’ 학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울대 신입생들은 술에 대하여 약간의 두려움이나 생소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과의 경우도, 신입생의 약 1/3정도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심지어는 새터에 오기 직전까지도 술자리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대부분 그럭저럭 잘 마신다. ㅡ.ㅡ;


 


 나의 경우, 고등학교에 들어오고부터 가끔씩 친구들 혹은 선배들과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술에 대하여 몸에서 별다른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술에 대한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갔다. 나와 같은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편견 깨부수기’를 해 보고자 한다.


 


<1>정말 권하는 대로 안마시면 선배들이 싫어하나요?


 -절대 아니다. 적어도 서울대에서는 자기가 마시기 싫다고 하는데 억지로 마시게 하는 선배는 없다. 농담조로 ‘선배의 키스는 후배의 원샷’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농담’일 뿐이다. 너무 많이 마셨을 경우, 몸이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조용히 거절하면 된다. 절대로 강권하지는 않는다. 선배들은 후배가 마시는 것을 보고 즐기기 위해서 후배에게 술을 권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서먹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술’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려는 것 뿐이다.


 


<2>너무 마셔서 정신을 잃어버리면 뭔가 험한 꼴을 당하지 않을까요?


 -일부 여학생들이 이런 걱정을 많이 한다. 이게 다 이 죽일놈의 뉴스기사 때문이다. ‘대학교 MT에서 술취한 후배를 선배가 성폭행’, ‘술 취한 동기를 물에 빠뜨렸다 익사’ 등의 그야말로 일어나기도 힘든 일을 마치 ‘모든 대학’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과장시켜놓는 이 망할놈의 언론사들이 이런 걱정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술 취해서 쓰러지거나 자기도 모르게 필름이 끊긴 사람에게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껏해봐야 얼굴에 낙서하는 정도이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3>술을 많이 마시면 갑자기 토하거나 하지 않나요? 술은 정말 목구멍으로 넘기기도 두려운데...


 -일단 마셔보아라. 한 두잔쯤 마시면 정말 ‘체질적’으로 술이 안 받는건지, 아니면 단순한 ‘쓴 맛’ 때문에 마시기 싫어했던건지 알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쓴 맛’ 때문에 마시기 싫었던 거라면 조금만 마시면 익숙해진다. 보통 한 달 정도만 지나게 되면 술맛이 달게 느껴진다 ㅡ.ㅡ; 그리고 토하는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먹다가 갑자기 토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토할 것 같으면 먼저 목구멍에서 반응이 올라온다. 그 때 밖으로 나가거나 화장실에 가서 토하고 오면 된다. 토하고 나면 좀 속이 후련해지므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마시거나, 아니면 하룻밤정도는 쉬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대학생활에서 ‘술’이란 녀석은 정말 인간관계를 넓히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물론 술이 아니라도 친해질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많지만, 술만큼 확실하고 효과가 빠른 사교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이면 소주 1병~2병 사이로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주량정도는 익혀 놓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의 술은 단순한 술이 아니다. 그것은 사교, 그 자체이다”


 


 


(2)술자리


 신입생 환영회나 새터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술을 마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대부분의 친구들끼리의 친목 도모는 술로 이루어지며, 특히 선후배간의 친목 도모는 술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매우 힘들다. 동기들끼리는 같이 듣는 수업이라든가 같이 하는 게임등의 공통분모가 있을 수 있지만, 선후배 사이에서는 그러한 공통 분모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술이라는 인위적인 공통분모가 필요한 것이다.


 새터 이후의 공식적인 최초의 술자리는 바로 ‘개강파티’이다. 고학번 선배들부터 풋풋한 신입생까지 모두가 모여서 함께 웃고 떠들고 즐기는 학과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며, 서울대 신입생의 경우, 처음으로 술에 취해서 녹두에서 밤을 지새는 날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날 중 하나이다.


 개강파티라고 해서 그리 특별한 일정이 있지는 않다. 그냥 말 그대로 ‘퍼마시는’날이다. (내가 술을 마시다가 처음으로 필름이 끊겨본 날도 바로 그 날이었다; 분명히 2차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3차의 기억이 없다. 그리고 4차부터 다시 기억이 돌아왔다.ㅡ.ㅡ;)이 날은 개인 사정상 2박 3일의 긴 일정인 새터에 참석하지 못한 선배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학과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므로 새터와 더불어 교우관계를 넓히기에 가장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저기 테이블을 옮겨 다니면서 선배들, 동기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술도 적당량 혹은 그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이야기도 상당히 잘 진행되는 편이다.


 개강파티와 같은 공식적인 술자리 일정 이외에도 그야말로 엄청나게 많은 술자리가 학기 중에 포진되어 있다. 이 중 가장 빈번한 술자리는 바로 ‘이유없는 한잔 하자’ 이다. 술 마시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그냥 술이 고프고, 한잔 하자는데 특별한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조금 술과 거리가 가까운 학생이라면 적어도 1주일에 2번 이상은 술을 마셔야 할 것이다.(내 경우 거의 하루 걸러 술자리가 있었다. 심한 경우, 1주일동안 매일같이 술자리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정말 오장육부가 아우성을 쳤었다.)


 특히, 선배들은 후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므로, 신입생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선배에게 ‘형(누나)~ 저 오늘 술사주세요~’라고 문자를 날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술 이외에도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이라든지, 수업 선택에 대한 조언이라든지, 인생 상담이라든지...기타 등등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다. 술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술자리를 꺼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술자리에서의 한 가지 조언이라면, ‘절대 자기 주량을 과신하지 말라’라는 것이다. 우리 과의 한 선배 누나의 말에 따르면, ‘술은 정신력’이다. 자신에게 정해진 주량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그날의 자기 몸 상태에 따라 주량은 매우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면서 항상 자기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더 이상 힘들 것 같으면 반드시 약간 쉬었다가 다시 마시는 정도의 센스를 가져줘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 조언이 있는데, 바로 ‘신입생들은 선배와 술 대결을 하지 말라’라는 것이다. 선배들은 이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술에 대해서 신입생들보다 익숙해져 있고, 술에 대한 것을 더 잘 알고 있기 마련이다. 괜히 자기 주량이 좀 많다고 선배들이 마시는 대로 따라 마시다가는 먼저 필름이 끊겨버릴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길 바란다.

내 주량은 일반적인 경우 소주 3병~4병 사이이다. 가장 많이 마셔본 것이 소주 4병 반이며, 가장 적게 마시고 KO된 것이 맥주 500cc+소주 1병 반이었다. 그 당시 몸 상태가 정말 말이 아니었다.

긁어보셔봐야 바로 위에 있는 제 주량 이야기밖에 없답니다~ 괜히 글 전체 긁어보지 마세요~ 아, 그리고 긁어보신 분들은 그냥 조용히 계셔 주세요; 숨겨진 보물찾기와 같은거랍니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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