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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ac [28551] · MS 2003 · 쪽지

2006-01-28 22:44:30
조회수 6,288

서울대에서의 한 학기, 그리고 그에 대한 감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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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niac입니다.(아시는분이 있으려나ㅡ.ㅡ)

예전부터 이 글을 올릴지 말지 계속 고민했었는데, 이제서야 올리게 됩니다.

서울대에서의 생활을 적은 글...이라고 제목에는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일반적인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하네요...적고 보니;;

뭐, 그냥 부담 갖지 마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혹 내용 중에 거슬리시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원래 개인적인 용도로 썼던 글이니까요...그냥 애교로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급적이면 태클은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반응이 괜찮으면 계속 연재하고 ㅡ.ㅡ; 안 좋으면 폐기하겠습니다;



(이하 존칭생략)
한 평범한(?)서울대생의 생활 - 1.프롤로그


일단, 나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05학번 재학생이다. 물론 지금은 휴학중이지만, 어쨌든간에 한 학기는 서울대에서 찌질거리면서 보냈다. 나 자신은 정말 1학년 1학기를 가장 평범한(?)대학교 새내기로서 보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서울대에 관한 이야기를 적기 전에, 일단 내가 서울대에 가게 된 계기를 적고자 한다.
나는 뭐, 고등학교 때 공부는 좀 했다. 물론 그렇다고 계속해서 전교1등을 달리고...그랬던 건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 \'좀\' 했을 뿐이다.
다만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내 고등학교 친구들은 알고 있겠지만, 나는 수능 100일 전까지 공부를 \'거의\'하지 않았다. 이는 객관적인 분석이다. 누구누구처럼 \'하루 5시간밖에 못했어요. 정말 공부 거의 안했죠?\' 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하루 1시간\'도 채 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능 100일을 남겨두고 공부 시작, 수능 30일을 남겨두고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왜 그때 공부를 안 했던 것일까...
수능 때 수리영역을 발로 쳤다고 해도 믿을 만큼의 성적을 내고, 억지로억지로 서울대에 합격하게 되었다. 정말 말 그대로 억지로 겨우겨우 들어간것이다. 2차 최종 추가합격이었으니까. 면접도 완전히 엉덩이로 본거나 마찬가지로 망쳐 버렸고, 수능 점수도 내신도 그리 좋지 않았으니까...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물론 가고 싶은 과는 아니었다. 그냥 경쟁률 낮은 곳 점수 맞추어서 적은 거다. 내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 과 05학번 중 적어도 1/3은 나와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지웠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원래 목표는 의대였다. 굳이 서울대 의대가 아니라도 상관없었다. 그냥 \'의대\'에 들어가서 의사가 되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 하지만 수능 점수가 그 만큼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대에 가게 된 것이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저 재수없는 ㅅ ㅐ 끼, 뭐? 어쩔수 없이 서울대에 가?\' 라고 할 거면 차라리 이 글을 보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전적으로 내 이야기를 적는 것이며, 당신들이 내가 어떤 생각을 하든간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서울대에 들어갔지만, 1학기만 다니고 휴학 후, 의대를 위해 다시 수능 준비를 하게 되었다. 뭐, 결과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내 속만 쓰리다; 어쨌든 나의 한 학기 동안의 서울대에서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아, \'서울대생의 공부\'에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단 나는 시험기간에도 공부를 거의 안했으며 1학기 학점은 1.49/4.3 이었다. 따라서, 나는 공부 이야기가 나오면 할 말이 없다. 편하게 읽어주길 바란다.





(1)서울대학교 학생에 대한 편견을 버려!
대부분 \'서울대학교\'라고 하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집합소를 상상한다.  도서관에서 밤을 새워 공부를 하고, 수업시간에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고, 시험 기간에는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고...등의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다.
혹자는 서울대를 \'싸이코집단\'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대 학생들을 자주 본 사람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말하는 \'서울대생이 싸이코스러운 행동을 하는 이유\'는 \'고등학교때까지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와서 놀다보니 반쯤 미쳐버렸다\' 등이다.


하지만 서울대생은, 아니 적어도 내가 본 서울대생은 그런 사람이 별로 없었다. 물론 서울대도 재학생이 20000명 이상인 학교이다보니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적어도 새내기들 중에서는 공부를 죽어라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잘 없다. 모두 일단 대학에 왔으니 놀고 싶어한다.
다만, 그렇게 잘 되지 않을 뿐이다. 생각해 보자. 고등학교 때까지 죽어라고 공부만 파서 서울대를 온 학생이 대학에 온다고 그 버릇이 싹 없어지고 마음껏 놀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힘들다. 그냥 \'놀고 싶어할\' 뿐이다. 시험 기간이 되면 적어도 2/3이상의 학생은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나는 안 그랬다. 시험기간에도 놀았다 ㅡ.ㅡ;)


하지만 오히려 이런 현상은 새내기일 때 잘 일어난다. 2학년쯤 되는 선배들은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는 스킬을 이미 익히고 있다. 시험 기간에 빡세게 공부하지 않아도 평소에 조금씩만 해 놓으면 쉬엄쉬엄 해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나온다는 것을 이미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ㅡ.ㅡ;


어쨌든 내가 서울대생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고등학생이 대학생 된다. 어차피 대학 와도 그 놈이 그놈이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




(2)서울대에는 간지나는 사람들이 없어?
요즘은 김태희의 영향으로 조금 사라진 듯 하지만, 내가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친구들이 자주 묻는 말 중 하나가 \'거기 여자애들 예쁘냐\' 라는 것이었다. 내가 \'어 예쁜 애들도 많아\' 라고 얘기하면 \'그래봐야 서울대잖아. 전부 공부만 하느라고 잘 꾸미지도 못할건데\' 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사실이 아니다. 서울에 와서 여러 대학들을 구경하러 가 봤지만, 서울대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남자건 여자건 간에, 잘 꾸미는 사람은 잘 꾸미고 다니고, 잘 안꾸미는 사람은 그냥 잘 안 꾸미고 다닌다. 그냥 \'개인차\'가 있을 뿐, 전혀 \'서울대\' 라고 해서 잘 안 꾸미고 다니거나 하는 일은 없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 과 동기 친구 한 명을 들 수 있다. 키 187에 약간 마른 체격인데, 솔직히 누가 봐도 \'잘생겼다\' 혹은 \'멋있다\' 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생겼다. 실제로 길거리에서 모델 제의도 받아봤다고 했고, 헌팅도 종종 당한다. 흔히 말하는 \'간지\'가 나도록 옷도 잘 차려 입는다.
이 외에도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멋진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말 예쁘고 귀여운 여자분들이 많다. 물론 서울대가 다른 대학보다 이런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대학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서두에 김태희 이야기를 했었는데, 김태희와 그의 옛 남차친구(서울대 치대)의 예전 사진을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김태희야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았는가? 그 분께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이지 \'진화\' 혹은 \'변태\'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인물이 점점 나아졌다. 다른 서울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입학시에는 영 아닌듯 해 보여도, 대학 생활을 하면서 자기 관리를 하면 사람 자체가 확 바뀌어 보일 수 있다.


정말 \'대학물\'이라는 것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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