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4년 전 시작한 수능이라는 '괴물', 이제는 사라져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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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다.
○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대학에 갈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말이다. 문제는,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 자식은 영어를 잘하게 하고 싶고, 대학에 보내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는 것이다. 나도 내 자식이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 하지만 대학입학은 본인이 선택할 문제다. 때가 되면 당연히 본인이 선택하게 할 생각이다.
우리나라 대학입학 국가고사는 1954년도 「대학입학 국가연합고사」가 그 효시다. 이후 1962년도에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가 시행되었고, 1969년부터는 「대학입학예비고사」가 시행되었다. 이후 1982년부터 「대학입학학력고사」가 시행되다가, 1994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시행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전 대학입학 국가고사가 대부분 10년 전후의 수명을 가졌던 것에 비해 수능은 올해로 24년째다.
이전의 대학입학 국가고사가 사라지게 된 이유는 부정 입학, 정원 초과 모집으로 인한 학사 부조리, 과열 과외, 빈부차에 따른 위화감 조성, 입시 이중 부담, 비인기학과 미달, 사교육비 증가 등이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아닌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굳이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15조에 달하는 사교육비의 양적 팽창과 함께 '며느리도 모른다는' 복잡하고 심오한 대학입학 전형이다. 상황은 오히려 예전보다 나빠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초저출산 국가의 혜택으로 곧 대학입학 정원보다 학생 수가 적어진다. 또한,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학생도 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시대가 목전이다. 따라서 초저출산 국가, 국민들의 의식변화, 4차 산업혁명을 전제로 대학입학이라는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작년에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연구를 수행했다. 검정고시는 해방 이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정규학교를 마치지 못한 국민이 졸업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시험이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왔지만, 현재는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가 시행되고 있다. 검정고시는 절대평가이고 졸업학력 자격시험이다. 바꾸겠다는 수능의 모습이다.
영국 학생들은 성취도 기반의 고등학교 졸업학력 자격시험(GCSE)를 치른 다음, 고등학교 졸업학력이 취업요건인 곳에 취업하거나 일을 한다. 반면,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은 칼리지에서 A level 시험을 2년 정도 추가로 준비한다. 예를 들어 영국 버밍엄대학교 기계공학과는 A level 과목 중 수학, 과학 등 3개 과목을 요구한다. 다른 대학 기계공학과의 입학 요구 과목이 같을 수 있지만, 학교마다 요구하는 성적은 다를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모두 대학에 갈 것도 아닌데도 고등학교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평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다. 대학에서 학문을 배우거나 수업을 받는 건,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것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기초학문 수준 저하 및 수준 차이로 인해 전국 대학 기초교육원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 그 방증이다.
24년을 지속해온 수능은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이참에 수능을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자격시험을 실현하고 있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보완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 또한, 대학에 진학하여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에게는 대학교 각 학과에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아닌 실제 대학 수학에 필요한 수학능력 시험과목을 요구하게 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24년 전 시작한 수능이라는 '괴물'이 이제는 사라져야 할 시간이다.
7 June 2017
정채관 박사(교육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ick Cert Oxford
Email: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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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개선은 동의함...근데 할꺼면 수능폐지를 위한 개선이 아니라 입시자체의 패러다임을 뜯어고쳐야할듯...
이거 뉴스 원문 링크 부탁드립니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8&nNewsNumb;=20170624960&nidx;=24961
그리고 입시는 제비뽑기로...
대학이 사라져야죠
그 대신 공부 할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빡세게 시켰으면 좋겠다.
A level 자체가 본고사급으로 어려운 시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