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팽목항에 불어오는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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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봄은 단 한번도 팽목항을 찾지 않았다.pdf
역사 속으로 편입되었던
안타까움의 실체가 수면위로 올라왔고
진실을 향한 마지막 항해가
드디어 끝이난 것 같습니다.
아니, 어떤 이들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들
말하더군요.
3년 전의 오늘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때 난 모든 일을 중단하고
하루 종일 티비만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적막감
이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에
급하게 뛰어갔던 그날의 아픈 기억.
현장에서 마주친 끔찍한 광경과
그를 목도한 스스로가 참으로
비참하고 부끄럽게 느껴진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을터.
피해자들은 온데간데 없고
가해자와 죄인들만이 가득한
허무함의 공간 속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있어야 마땅한 것일까.
앞으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떠한 자세로 학생들 앞에 설 수 있을까.
부끄러운 어른이고
부끄러운 인간이고
부끄러운 존재라.
봄은 단 한 번도 팽목항을 찾지 않았습니다.
계절은 계속해서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 곳은 봄이 오지 않은
앉지도 서지도 못한 어정쩡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었던 것.
그 후로 2년
잊혀짐과의 투쟁 앞에
철저히 패배하고 만 우리들 앞에
외면하고 있었던 부끄러움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수험생 여러분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요즘 아이들에게
종종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대학으로만 향하는 것이라면
조금은 큰 시야를 가지길 원합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떠나겠다는 생각으로
3년 전의 오늘을, 그날부터의 3년 후
오늘을 잘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은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니지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감에 있어
마땅히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삶이고, 아픔입니다.
택시를 탄다.
궂은 날씨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광화문을 지날 때쯤 멀리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의식하지 않으려 애썼다.
솔직한 고백이 아닌 부끄러운 독백이다.
노란색 팻말을 든 아주머니가
우산을 들고 서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누군가의 어머니일 터.
얼굴에 흐르는 것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굳게 입을 닫은 채 스스로를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꽉 깨문 입술에서 어떤 감정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있으랴.
옆을 보니,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던
운전수의 표정이 보인다.
가관이랄까 기관이랄까.
그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미처 해소하기도 전에 택시는
빠른 속도로 광화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화살처럼 가슴에 내리 꽂힌다.
어두운 차 안에서 고개를 아래로 떨구며
혼자 중얼거렸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심찬우,「역사 속으로 편입된 이야기」
(20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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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가족 곁으로 돌아오기를.
모두가 잊지 않기를.
모두가 이 나라를 더 나은 나라,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게
기도하기를.
앞으로 더 나은세상을 만들수 있고 죽기전에 내하나가 무언가를 크게 바꿀수 있는 그런사람이 되겠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