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콘돔 훔친 30대 여성 훈방 어쩌고 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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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모르고 댓글다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서 썰을 풀어보자면...
기사에 보면 콘돔 절도죄를 저지른 여성을 분당경찰서에서 조사하고 훈방조치했는데 다시 보복범죄를 했음에도 불구속해서 풀어주고 어쩌고 하는데... 따져보자.
훈방이란 것은 경찰 내부규정에 의해서 하는 것인데 죄를 저지르기는 했으나 정식조사할 필요도 없는 건이어서 경찰관이 해당자에게 간단히 훈계정도하고 조사에 착수하지도 않고 끝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신입생환영회를 하고 술집 앞에서 고교 교가를 불렀더니 누가 고성방가로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을 했다고 하자. 원래 경범죄처벌법상 고성방가에 해당하므로 조사해서 처벌하지 말란 법은 없으나 그렇게 되면 경찰력이 남아나지를 않고 사안도 경미하므로 "앞으로는 길거리에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노래방가서 놀아라"라고 좋게좋게 훈계 한마디하고 풀어준다. 이게 훈방이다(훈계할 훈 + 풀어줄 방) 훈방은 위법을 저질렀으나 조사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고 기록도 당연히 남지 않으니 아무 특수하게 경미한 건에 대해서만 한다.
분당경찰서에서 절도죄로 1시간 정도 조사하고 훈방했다는 기사는 잘못된 것인데, 훈방이 아니라 절도혐의로 입건해서 조사를 마치고 석방(귀가조치)한 것이다.
저런 경우는 어떤 경우냐면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출동하고 조사대상이라고 생각되면 경찰서(지구대, 파출소)로 데리고 온다. 거기에서 입건이라는 것을 하고 진술서를 받는다. 입건이라는 것은 정식수사 대상으로 수사사건기록으로 올렸다는 뜻이다.(세울 립 + 사건 건) 수사대상으로 올리게 되면 구속해서 붙잡아둔 상태에서 수사를 할지 일단 풀어주고 언제 경찰서에 나오라는 식으로 일정을 잡아서 수사할지가 나뉘는데 이것이 구속수사냐 불구속수사냐이다.
구속수사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무죄추정자(헌법상 원리)에 대해서 구속이라는 자유박탈을 하는 것이니 형사소송법에서는 구속사유를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다. 1)증거인멸(풀어주면 증거를 인명해서 수사/재판과정 자체가 곤란해질 우려가 있음) 2)도주우려(도망가 버리면 수사도 어렵고 재판절차도 곤란해짐) 3)주거불명(수사와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법원출석요구 등 각종 통보가 어려움)... 이 3가지 사유로 한정하고 있고 범죄의 중대성이나 재범위험성은 그 자체로는 구속사유가 아니나 저 3가지 사유에 해당되는지를 따지는 참고사항 정도는 된다.
다만, 범죄혐의가 중대하여 높은 형량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도주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2)도주우려를 적용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도 범죄혐의가 중대하다는 사유로 구속된 것이 아니라 도망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구속한 것이다. 범죄혐의가 아무리 중대하더라도 도망갈 우려가 없다면 구속대상이 아니다.
재범가능성이 큰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재범가능성이 큰 경우에도 범죄예방을 위해서 구속하여야 한다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다. 헌법상 법률근거 없이 자유권을 제약할 수는 없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재범가능성이 크고 그 재범의 내용이 피해자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어서 사실확인이 위협받거나 해서 수사/재판절차가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 증거인멸 위험성으로 보아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범죄예방을 위하여 구속하는 것이 아니고 증거인멸 위험성 때문에 구속하는 거다.
재범가능성을 막는 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구속이라는 수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재범위험자에 대한 순찰강화, 피해위험자에 대한 치안강화로 이루어진다. 콘돔 절도죄 여성의 경우에는 일단 절도죄를 저질렀기는 하나 금액이 작고 상습범은 아니므로 처벌을 받더라도 예를 들어서 벌금 50만원 정도에 그칠 것이고, 그렇다면 그 벌금 안 내겠다고 전국을 몇년간 도망다니면서 지명수배자가 될 가능성은 낮으므로 구속수사를 하지 않는다. 절도죄 신고가 들어와서 일단 지구대에 잡아는 놨으나 구속영장도 없이 붙잡아둘 수는 없으므로 진술서 받고 풀어줄 수밖에 없다. 훈방이 아니라 석방이다.
그런데 이 여성이 풀려난지 얼마 안 되어서 편의점으로 흉기를 들고가서 전치3주의 상해를 입혔다는데, 이것은 구속하지 않고 풀어준 것이 잘못이 아니라 술취한 인간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데 관찰도 하지 않고 편의점 치안도 그냥 무대응으로 놔둔 것이 잘못이다.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 수사를 잘못한 것이 아니고 발생할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 잘못이다.
그리고 그 보복폭행 이후 그 여성을 다시 붙잡아왔는데 이 경우에도 다시 동어반복 상황이 된다. 만약에 흉기상해 정도가 심각해서 중상해에 이르고 그런 경우라면 높은 형량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도주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겠으나 전치3주이고 술취한 년이라서 술 깨면 합의할 가능성도 높고 하니 역시 불고속으로 풀어주게 된 것인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폭행에 대해서는 형법상 폭행보다 높은 형량을 주도록 되어 있으니, 형법상 형량이 예상된다고 도주까지는 안하겠다는 경우라도 특가법에 따라 가중될 형량에 따라서는 도망갈까라는 경우도 가능하므로 경찰서에서 구속영장 신청을 따질 때 특가법 관점에서 사고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은 문제될 여지는 있다.(실제 저 여자는 피해정도가 전치3주로 경미해서 특가법으로도 도주우려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기사에서는 여성이라는 것을 부각해서 쓴 것 같은데, 술마시고 술집에서 싸우거나 한 경우에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 된다. 구속수사는 중상해로 피해금액이 막대하거나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악질적으로 저질렀다 그런 경우 아니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내용이 뻔하니 대부분 경찰서에 잡혀온 첫날에 이미 조사는 끝난다. 술 쳐먹고 미친개가 되어서 한대 때린 것에 몇일간 붙잡아두고 수사할 정도로 무슨 미스테리가 있겠나? 다만 형량이 예를 들어서 징역 3년 이런 식으로 나올 것 같으면 도망갈까 싶으니 구속수사하는 것일뿐...
하여간에 경찰서에 가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정식조서를 쓰지 않고 끝내는 것이 최선이다. 쌍방폭행일 경우에 당사자가 합의서를 쓰면 대개 경찰은 사실상 수사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 유사한 정도로 조사를 끝내니 나중을 생각하면 초반에 정리하는 것이 좋다. 기록이 남으면 남을수록 나중에 수습하기 어렵다.(경찰본서로 가기 전에 지구대에서 끝내든지 아니면 현장에서 경찰 얘기듣고 좋게 끝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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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읽으니 정리 잘되네요 감사합니다 :)
언론이 사실을 해석하는덴 관점이 다를 수 있어도 사실 전달 자체를 잘못되게 해서는 안되는데...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의 마지노선을 언론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언론마저 사실전달을 못하는 경우가 요즘들어 많네요
쪽지확인좀요 ㅜㅜㅜ
연륜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몰랐던 사실 자세히알아갑니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