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Lotus [384595] · MS 2011 (수정됨) · 쪽지

2017-01-18 14: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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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친구들과 술먹으면서 나눈 취직 및 사회생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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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인서울 하위권 대학 2년다님. 입대 전 부모님이 군복무(상근) 중 7.9급을 공부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6개월간 노량진에 있었으나 신나게 놀아제낌..야구 좋아하는 여친 만나 이때부터 야구에 빠짐...그러다가 입대 후 작년 9월 제대했음. 제작년 12월부터 이과로 전과하여 한의대를 목표로 잡았으나 실패. 집앞 지거국 공대는 붙었으나 공대공부 힘들다는 친구 말에 겁 먹은 상태. 게다가 생지러여서 더더욱 겁이남. 역학 및 자동제어 등등 공대관련 단어들만 들어도 머리에서 쥐가 나는 듯함.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어찌어찌 비벼보긴 하겠다만 나이때문에 벼랑 끝으로 몰린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 ㅠㅠ

공시를 다시 할까 아님 복학 할까 생각도 있으나...어디까지나 생각일뿐..그냥 노답상태 ㅠㅠ


친구1: 중경외시 문사철 3학년까지 마친 상태. 휴학하고 2년간 의전이나 7급에 도전해본다고 함. 2학년때 연대로 편입하고 싶어서 편입공부 한 적 있었는데 만날때마다 그냥 놀걸 그랬다고 매크로처럼 말함 ㅋㅋ


친구2: 제대 후 지거국 경영 자퇴 전문대 입학. 농어촌공사와 지적공사를 취업목표로 공부중. 나이든 사람이 은근 많고 일반대학처럼 수강신청을 하는 게 아니고 시간표를 일괄적으로 짜주기 때문에 과 친구들하고 친해질 수밖에 없다고 함.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나름 좋은 곳으로 취직하나 매우 극소수이고 대부분 노는 친구들은 졸업하면 그냥 중소기업으로 간다고...

토익 800이상은 한학기 수업비가 면제라 학기가 끝날 때마다 토익을 본다고...

고딩때부터 워낙 성실한 아이여서 잘될 것 같음..


친구3: 삼수 실패 후 고졸로 세무직 9급 합격하여 근무중. 공직이라 그런지 학력으로 인한 차별은 거의 없다고 함. 오히려 기특하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러나 시보기간 끝나고 일이 엄청나게 많아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고 함. 요샌 민원인 갑질에 욕 나올 뻔 했다고..처리과정에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지 못한 민원인이 작년엔 됐는데 올해는 왜 안되냐며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다고 함.

동기 중엔 화장실에서 울고 온 여동기도 있다고...대체적으로 일이 빡세고 타지생활 중이라 좀 힘들어보였음.

세무직은 5년차(5호봉x)까지 초보라고 칭한다는 친구의 말이 압권. 약 40프로는 3년 내에 퇴직한다는 씁쓸한 현실을 부정해보려고 했으나 요즘 쓴 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며 한탄 중..조금 더 다녀보고 정 안 맞으면 노량진으로 가서 일행직 준비할 생각이라고 함.

꾸준히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오버워치에 접속하는 것으로 보아 야근은 거의 없는 듯함


친구4: 전문대 졸업하고 제대 후 대전의 아모레퍼시픽에 취직. 화장품회사라 예쁜 여자들이 많다고 함 ㅋㅋ 그래서 그런지 여친과 사내연애중.

생산직이여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 힘들다고..연봉은 4천정도 된다고 하여 솔직히 부러웠음..동기 중 한명은 공고출신에 기능상 대회 입상자?여서 급여를 더 받는다고...

경력을 쌓고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도 있어서 막 생산직이라고 엄청 힘쓰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음. 다만 본인이 잘 풀린 케이스고 소위 말하는 공순이들은 최저시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며 여친도 그 정도를 받는다고 함.. 그래도 부러운건 10월 연휴에 여친과 해외여행 계획 중이라는 것. 공휴일에 특근시 봉급이 더 쎄게 나오지만 여친이 강하게 해외여행을 미는 중이라고 허허허 웃는데 우리들 중 가장 행복해보였음


친구5: 지거국 역사교육과 재학중.

얼마전 임용발표가 났는데 먼저 졸업한 여동기들은 전멸상태..합격한 선배가 있는데 삼수해서 됐고 설날 전후로 선배가 쏘는데 어떻게 공부했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그런 시간을 갖는다고 함

역교 티오가 워낙 안습이여서 체교와 복전 중이며 체교임용에 수영이 필요하여 요즘엔 수영장 다닌다고 함.

과거 군 복무때 역교 티오가 대박난 적 있었는데 이 때 상당수 여선배들은 합격했다며 나도 군대 안갔으면 합격했을거라고 목에 힘주어 말하는데 안타깝기도 하고 좀 그랬음..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열심히 사는 것'과 '결과가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 언뜻 보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음. 이 사회는 냉정하고 냉정함

결과가 구리면 과정도 구리게 보이고 결과가 좋으면 장땡

내가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결과가 구리면 나는 결국 패배자임. 이걸 빨리 인식하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다른 길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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