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Lotus [384595] · MS 2011 (수정됨) · 쪽지

2016-12-31 03:29:55
조회수 3,662

삼수 망하고 9급 도전한 친구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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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3땐 말도 별로 안 섞어본 친구였는데 재수하면서 친해진 친구가 있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재수 끝나고' 갑자기 친해졌죠...

뭐 수험생들이 겪는 슬픔이나 인생에 대한 한탄 이런 것들을 대학생 친구들 앞에서 늘여봤자 자신만 비참해지거든요..들어주는 친구들도 별로 없기도 하구요...

그 친구와 저는 서로 이런 것들을 자연스레 풀어가며 갑작스레 친해졌어요..

앞으로 인생에 대한 계획이나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 느낀 것들...뭐 이런 걸 말하면서 서로에게 많이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 친구는 삼수를 했고 불과 1년전 받았던 성적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등급을 받았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어요...모의지원하기 위해 내신을 입력하는데..내신 개차반인 놈이 삼수씩이나 했다고 카톡온게 아직도 기억납니다...그러다가 1월 중순쯤 되었나..친구가 신검을 받았는데 4급이 나왔다고 엄청 좋아하더군요...그러면서 대학 포기하고 9급 시험에 도전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그때 9급? 그걸로 밥벌이가 되나? 힘들텐데;;...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친구가 결정한 일이니 옆에서 응원해줬습니다. 시험 끝난 날은 항상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시험이야기를 일절 안하더군요..저도 굳이 먼저 물어보지도 않았고요...

뭐 실패를 계속 하다보니 익숙해진다, 공부가 열심히 안된다...그냥 수험꾼이 된 것 같다..이런 애기를 하기에 합격할 수 있을거라고 많이 다독여줬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공시 시작한지 2년이 조금 안됐을 겁니다.

소집해제하고 국가직(올해 4월)에 합격해서 근무중인데 진짜 부럽더군요...

연말이라 만나면서 이야기하는데.. 뭐 자기보다 어린 사람도 있다. 월급은 어느 정도 받았다.

과장님 월급은 어느 정도 되더라..듣고 있으니 생각보다 적지도 않더군요..

저는 군복무하면서 한의대 준비했는데..완전 망해버렸고..

그냥 복학할까 아니면 공대로 바꿀까..고민 중인데 월급 착착 받아가며 미래의 설계도를 그리는 친구녀석이 갑자기 어른처럼 보이더군요;;

방금까지 피방에서 오버워치하다가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하는데...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나이 이제 스물다섯인데..뭘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어쩌지..이런 잡생각만 들고...

이 나이 먹고 jh4 들락날락 하는 것도 웃기고...

부모님은 취업이란 단어를 달고 사시고...나도 그 심정 아는데 듣고 있자니 짜증나고;;

아..모르겠다..내 인생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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