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나무 [683235]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6-12-29 00:05:43
조회수 76,155

**긴글주의** 한의사에게 들은 한의사 전망 (본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347844

한의사에게 들은 한의사 전망(본편)


#1. 서론


새벽에 ‘한의사에게 들은 한의사 전망’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던 재수생입니다.


현직 한의사로 개원해서 진료중이신 부모님께 평소에 제가 한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여쭈어보고 받은 답변들은 정리하여 글을 쓰려 합니다.


(아침에 쓴 글에 댓글 달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질문하신 내용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2. 참고사항


1. 이 글은 재수생의 입장에서 질문한 것이기에 한의학의 원론적인 부분이나 심도 깊은 지식적인 부분에 대하여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어 배제하였습니다.


2. 한의대 생활에 관련해서는 현재 한의대에 재학중인 학생분들의 조언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 배제하였습니다.


3. 전체 한의사가 아니라 개원의 2명에게 질문한 것이므로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글은 지방광역시 기준으로 쓴 글이며 서울이나 일부 소도시의 경우 다를 수 있습니다.


5. 최대한 주관적인 견해나 감정을 배제하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서술하였으나 완벽히 중립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6. 동일한 사안이나 경험에 대해서도 수많은 한의대생, 한의사가 존재하기에 많은 의견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의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인터넷에서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는 정도의 목적으로 쓰여졌습니다. 참고용으로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원래 제가 질문한 내용을 먼저 서술하려 하였으나 질문이나 쪽지 주신 분들이 훨씬 급하다고 생각되어 일단 질문에 먼저 답변하고 추가적으로 전망과 연봉 및 생활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 쪽지로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쪽지로 답변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하였으나 질문이 겹치는 경우가 많고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내용이라 글로 써서 올립니다. 혹시 프라이버시 관련 문제로 글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하시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0 여러분들의 질문


첫 번째 질문


Q. 한의대 졸업하자마자 페이닥터로 뛰게 되면 연봉이 얼마인가요?


A. 보통 전문의 따지 않고 부원장 취직시 (월수입기준) 400 안팎, 요양병원 500안팎입니다.

전문의 따면 부원장은 잘 안하고 요양병원 취직시 700-800, 추나 가능한 전문의면 1000정도까지 가능하다네요. 

그러나 페이닥터는 연봉이 조금 올라갈수록 일의 강도가 배로 심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질문

 

Q. 어떻게 수업을 듣고 학점은 어느 정도 유지할 것이며 개인적으로 따로 어떤 공부나 활동을 해야 할 것인가?


A. 장학금을 타고 교수님의 총애를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유급만 안 당하고 선배한테 물어봐서 임상에 중요한 과목위주로 공부하면 좋다고 하네요.


Q. 한의대 본과생이 방학 중에 할 수 있는 활동 중에 졸업 후에 임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A. 학생때는 달리 준비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고 해요. 친한 선배 한의원에 방문하는 정도라고 하네요. (방문해도 중요한 치료기술이나 경영관련 노하우는 안 가르쳐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네요.)


세 번째 질문


Q. 보통 도심에 한의원 폐업률이 높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골에서 개원하면 폐업 걱정 없이 잘 운영할 수 있을까요?


A. 여쭈어보니 시골에서는 ‘모 아니면 도’  ‘All or Nothing’이라고 합니다. 잘 되면 시골분들이 모두 그 한의원을 찾으니 웬만한 대도시에서 잘되는 데보다 잘 되고 만약 안 된다면 답이 없어진다고 하네요.


Q. 그리고 남자의경우 부모님은 한의대와 교대중 어딜추천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적성은 둘다 맞다면요)


A. 한의대를 추천하십니다. 일단 남자의 경우 직업의 안정성도 중요한 요인으로서 고려해야 하지만 일단 한의사가 초등교사보다 월급이 훨씬 많기 떄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요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네요.

(물론 집에 돈이 많다면 방학도 있고 일찍 퇴근하는 초등교사가 월등히 좋습니다.)


Q. 그리고 기억에 남는 환자분 고친사례 등을 알고싶네요


A. 보통 자주 말씀해주는 사례는 대부분 의사(정형외과, 내과)에게 치료받았는데 회복이 안되서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침이나 한약으로 환자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로,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시네요.


Q. 부부한의사 이점


A. 일단 서로 마찰이 적고 잘 이해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네요. 

보통 사람들은 (특히 의사분들은) 한의학에 대해 반감을 가지거나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한의사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따로 개원하는 경우 > 수입적인 측면에서 아무래도 다른 맞벌이 부부와 비교했을 때 타의추종을 불허하겠죠. 한의사뿐만 아니라 웬만한 전문직종 맞벌이는 그렇습니다.


같이 개원하는 경우 > 사실 제(필자)가 볼 때 qol 끝판왕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이렇게 근무하시는데 부부한의사라고 하면 보통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줄 아시는데 아닙니다. 저희 집은 보통 한 분이 8:30 출근 5:00 퇴근 다른 한 분은 10:30출근 7:00 퇴근, 이런식으로 굉장히 유동적으로 시간을 쓰기 떄문에 좋은 것 같고요. 일단 진료를 할 때도 환자가 많이 와도 부담이 없고 (나누어서 보면 되니까) 또 한 분이 사정이 생기거나 질병으로 결근해도 큰 문제가 없고요. (무엇보다 부부 금슬이 좋아지는 듯...해요. 서로 사이가 안 좋다면 최악이겠지만)


네 번째 질문


Q. 전문의 수련 후 군문제 해결과 군문제 해결 후 수련,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끌리는데 보통 어떻게 되나요? 

전문의 수련을 하면 한방군의관으로 간다고 알고 있어서요


A. 전문의 수련 후 군문제 해결하면 군의관이고, 면허만 따고 가면 공보의로 알고 있는데요. 공보의처럼 편한 걸 원하신다면 후자를 택하시면 되는데, 문제가 공보의를 마치고 병원에 들어가면 머리도 좀 굳고, 일단 후배들 밑에서 수련해야될 가능성이 있어서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 있데요. 무엇을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정을 할 것 같아요.


다섯 번째 질문


Q. 사람 대하는 게 조금 힘들어서 교대가 망설여지는데 이런 성향이 한의대에서도 심각한 단점인지 알고 싶네요.


A. 개원을 하면 심각한 단점이라고 하시네요. 개원하면 물론 치료를 얼마나 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경영적인 마인드나 대인관계가 수입이나 평판에 끼치는 영향이 크니까요. 

페이닥터하려고 하면 조금 덜하긴 하나 사회에 나가서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면 무엇을 하든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고... 

이제부터 차차 고쳐나가심이 어떠실지... 응원할게요


Q. 경영에 자신이 없는데 혹시 한의대를 들어가서 꼭 개원을 안 하고도 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A. 개원을 안하고 페이닥터하거나 연구쪽으로 가면 되는데요. 40넘으면 대부분 오래 못 버틴다고 하네요. 

차라리 학교병원이나 교수로 남으심이 더 나아보여요.


Q. 페이닥터를 계속 할 수 있는지도요. 일정한 나이가 되면 꼭 개원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교수직분이 아니면 나이가 차면(40이상) 대부분 나온다고 하십니다.


Q. 주위에 한의사분들이 안 계시기도 하고 경제적인 여건으로 개원이 힘들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A. 개원해서 망하지만 않으면 개원할 때 빚진 것 금방 갚는다네요. 그리고 개원시 대출도 잘 되요.


Q. 또 학문적 회의감 때문에 반수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딱 떨어지는 공부와 암기보다 이해 하는 공부를 좋아하면 공부가 힘들까요?


A. 네, 그렇다고 하네요. 수학이나 과학같은 과목과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많은 암기량을 견디면서 완벽히 이해하기란 힘들어보여요.


여섯 번째 질문


Q. 궁금한게 경한vs지방한 차이가 어느정도인가요


A. 졸업해서 나오면 실력차이는 사람마다 다르고요. 인식면에서는, 학생들이 서울대 출신 강사를 보는 시선과 그 외 상위대학출신 강사를보는 시선의 차이정도, 사실상 큰 차이는 없데요. 다만 스펙, 첫인상에서 점수를 조금 더 따는 것.


일곱 번째 질문


Q. 경한 제외 지방한끼리 페닥, 연구원 임용시에 차이가 있나요?


A. 사실 경희대 제외하고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하네요. 개원할 경우에도 별 차이 없고요. 페닥으로 남을 때도 별 차이 없다고 하네요. 오히려 페닥 뽑을 때는 수련이 힘든 병원에서 수련받았으면 조금 선호한다고 하네요. 연구원도 큰 차이는...(부산한처럼 연구쪽으로 힘쓰는 학교가 아니라면요.)


Q. 한의사 진로는 대부분 개원이라는데 저는 개원하고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가정형편상 개원 하기도 힘들고) 지방한 출신 여자는 개원아니면 답이 없나요?

연구원이나 페닥으로 남을 시 연봉이 궁금합니다.

몇 살까지 근무 가능한지도요.(나이 차면 부원장이나 페닥으로 잘 안 받아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A. 답이 없다기보다는 연구원이나 페닥으로 남으면 병원에 수입을 올리거나 큰 성과가 없으면 나이가 차면 나오는게 대부분이래요.

삼성같은 대기업처럼 40넘기면 버티기 힘든 분위기...

연구원은 한의사 보드 딴 것 치고는 일반 직장인정도 밖에 못 벌고 페닥으로 남을시 전문의 있으면 700-800, 없으면 400-500 

(업무강도나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여덟 번째 질문


Q. 대학 졸업하고 26살에 한의예과 입학 예정입니다,

한의원 개업시 연봉 궁금해서요

의치한 모두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현실적인 문제만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저는 대전 정도 내려가서 개업하고 싶거든요

사람들이 한의사전망 걱정해도 제가 아는 한의사들은 엄청 잘 살던데


A. 지방 광역시 기준으로 말씀 드릴께요. 보통 아버지 말씀으로는 개원은 정말 못하지만 않으면 연봉 1억정도는 쉽게 번다고 하네요. 

(일단 개원하게 되면 경영스트레스는 감수하셔야해요) 대신 그 위로 올라가려면 일단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노력해야 하고 연 매출 5억이 넘으면 (소득이 아니라 매출) 세금이 갑자기 불어나서 상한선이 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월 800정도 벌면 어떠냐고 여쭈어봤더니 그럴꺼면 왜 개원하냐고 물으시더라고요.(당황했어요.) 보통 못해도 1억-1억 3천 정도 연봉으로 가져가고, 그 위로는 본인 하기 나름이라고 합니다.


아홉 번째 질문


Q. 제가 공대를 다니다가 생물분야 연구에 미련을 놓을 수 없어서 수능을 다시 쳤는데요.

일반 생물학과를 가자니 여자+나이 때문에 주변에서 말리는 분위기고 한의/수의에 관심을 가지는 중인데요.

한의학에서 비임상 쪽 전망은 어떤가요? 비임상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긴 하죠?

또 비임상 쪽으로 가려면 학력도 많이 보나요?

그런데 경한 가천한 이 정도 빼면 어느 학교를 가던 상관 없다고, 집 가까운데 가라고 하던데 비임상에도 그게 적용될까요?


A. 비임상하시는 분이 거의 없긴 하죠. 주변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비임상은 전망이라고 할게 별로 없어요. 연구원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죠. 뉴스에 나오는 흰 가운 입고 한약재 분석하시는 분들이요.

국립한의학연구원에 직접 견학하시거나 문의하는게 빠를 것 같아요. 관련 지식이 별로 없어서 죄송합니다. 

비임상은 집 가까운 것 필요없고 석/박사 우대라고 하네요. 

박사까지 따고 연구원이 되면 정말 한의학 연구에 열정이 있으신 분이라 생각해요.


열 번째 질문


Q. 개원이라는게 결국 경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잘할 수 있다고 그게 아니면 오지 말라고 하시는데 정말인가요? (약간의 사업가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A. 사실입니다. 일례로 학교 다닐 때 장학금 받고 공부잘하던 동기가 한의원은 잘 안되서 폐업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반대로 열심히 놀던 동기가 하루에 100명까지 진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개원은 단순 진료도 중요하지만 확실히 경영적인 마인드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네요.(결국은 자영업이니까요.)


Q. 제가 피보고 잔인한 것도 잘 못보고, 남의 몸에 침을 놓는다는 거 자체가 무서운데 이러면 한의대를 안 가는게 맞는거겠죠?


A.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지만 연습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피보면 기절한다거나 뾰족한거 보면 두려움을 심하게 느끼면 조금 고민해봐야 할 것 같네요.


+ 힘들게 썼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과도한 태클은 사양합니다. 개인의 의견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틀린부분이나 과거와 바교했을 때 달라진 부분등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모두 정시도 건승하시길 빕니다. 원래 11시에 올리려고 하였으나 내용이 너무 길어 12시가 넘어서야 올리네요 양해부탁드립니다


** 쪽지 주신분의 요청으로 쪽지 주신분들의 이름은 삭제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고 불편해하셔서 지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쪽지나 댓글로 질문 주시면 계속 추가해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10366890#c_10367157

0 XDK (+100)

  1.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