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분께감사드립니다 [650412] · MS 2016 · 쪽지

2016-11-21 00:40:36
조회수 4,258

지하철에서 진짜 귀여운 여자분 본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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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한양대 논술 다 치니 오후 8시쯤

집 가려고 지하철을 몇번 갈아탔고

드디어 집으로 직통인 4호선 열차를 탔음


4호선 타보신 분은 아실 텐데

종점이 사당역인 오이도행 열차가 간간이 있음

이 열차에 탄 승객들은 사당역에서 모두 내리고

종점이 오이도역인 오이도행 열차를 기다렸다 타야 함..


두 열차에 들어갈 승객을 한 열차에 집어넣는 상황인데

그렇다보니 본인은 자리를 구하지 못해 서있었고

아침 7시부터 해댄 하스스톤때문에

당시 배터리가 방전되어 할 게 없었음

할 수 있는 거라곤 창밖 보기, 멍때리기 정도..


모든 희망이 사라져가던 그 때 나에게 내린 빛

내 앞에 1년간 실물로 본 여자 중 가장 예쁜 여자가 있었음



2.

그 분의 외양에 대해 서술하자면

이 세상 모든 빛을 빨아들일 듯한 검은 생머리를

단아하게 가르마를 태워 망으로 묶었고


고등학생들도 곧잘 하는 색조화장도 하지 않았건만

오늘 본 여자들이 대부분 술 취한 듯한 볼을 만들었기에

그 화려하지만 향기가 나지 않는 꽃들 가운데서

홀로 자신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음


셰이딩도 하지 않았지만 코는 오똑했고

지하철 천장의 불빛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갸름한 턱선과 잔머리칼을 드러냈고

깊은 속눈썹을 잠시 비추어 그림자를 만들어냈음


닮은 연예인을 찾자면 김태희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함

그리고 그때 그 여자분께서는



3.

피곤하셨는지 열심히 졸고 계셨음

지하철에서 조는 사람들이 예사 그렇듯,

신명나게 상모를 돌리며


다른 사람이었다면 일말의 관심도 없었을 것임

그러나 그 분은 무언가 달랐음

처음 본 순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잠에 취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너무나 귀여웠음


그렇게 나는 열차가 꽤 많은 정거장을 지나는 동안

옆 의자에 자리가 나든 말든, 그녀 앞을 떠나지 못했음


내 마음같아선 시간이 멈춘 듯 그녀만을 보고프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그분에게 폐가 될까

잠깐씩 그녀를 보다가 말다가

눈 감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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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반 전 있었던 실화입니다

반응 좋으면 샤워하고 다시 이어 쓸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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