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치] 개념을 버리고 연습부터 해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9188790
2002년에 서울대 공대생이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공대 02학번 신입생이 브레인 이미지를 휘날리며 퀴즈쇼에 나갔는데
그만 '감자'라는 소설의 작가가 누구인지를 맞추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지요.
김동인의 감자. 이걸 모르는 서울대 공대생?
여기에 대해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1. 단군 이래 최저학력이라더니 요즘 애들 정말 공부 안 하는구만…….
2. 서울대 뒷문으로 들어간 거 아니냐? 빵꾸 뚫려서 들어간 거지?
3. 요새 의대 광풍이라더니 서울대 공대 완전히 망했네.
그 당시 의외로 파장이 큰 사건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응? 김동인의 감자를 모르고도 수능 고득점을 했고, 서울대에 들어갔구만. 아주 훌륭해.
쉽게 말해서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1. 감자의 작가 이름이 김동인이라는 것을 외웠지만 서울대에 못 들어간 학생.
2. 작가 이름은 모르지만 ‘감자’라는 소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서 서울대에 들어간 학생.
너무 단순화시켰죠? 어쨌든 망신당한 서울대생은 두 번째 케이스이네요.
94학년도부터 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었어요. 그 전까진 학력고사였습니다.
학력고사는 암기식입니다. 지식평가에 초점을 맞추었지요.
수능은 역량평가입니다. 제시문 해석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학력고사에 익숙한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감자의 작가가 김동인이라는 기본적인 지식조차 모르는 서울대생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수능이 시행된 기간이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그런데 아직도 이 생각에 갇혀 사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 개념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이런 학생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부를 조금 해보고 모의고사를 쳐본다. 점수가 안 나온다. 그래, 학교개념으로는 부족하군, 개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개념강의를 듣고 다시 해본다. 그래도 안 나온다. 이 강의는 아닌가? 1타 선생님을 찾는다. 다시 반복한다…….
- 개념이 부족해서 틀리는 것보다 역량이 부족해서 틀리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도 문제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2. 원래 개념이 완벽하다는 주관적 인식은 성립하기 힘듭니다. 저도 수능 때 상위 0.03% 정도를 받았지만, 속으로는 내 지식의 부실함에 대해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정말 별거 없습니다. 수능 괴수일수록 개념이 부족하다고 여깁니다. 세상에 개념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개념 장착이 되면 교수가 되겠지요. 그런데 공부가 안 되는 학생들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개념을 확실히 정립하고 연습을 시작한다고 착각을 합니다.
3. 학교/학원 선생님들이 연습보다는 개념공부를 강조한다.
조금 민감한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대학생이 되시면 많은 분들께서 과외선생님이 되실 텐데요. 과외를 하러 가면 딜레마에 빠집니다. 이렇게 외우고 풀면 공부를 잘 할 텐데…….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하면 내가 할 일이 없잖아? 안되겠다. 영어문법이나 몽땅 가르쳐야겠다. 이런 식입니다. 역량강화를 위한 연습이 중요하고 개념이 중요치 않다면 선생님들은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생존 자체가 어렵습니다.
4. 연습만 하면 개념이 부실해진다고 착각을 많이 합니다. 모의고사 연습도 다 내용에 대한 공부가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것이지요.
5. 연습 자체에 겁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한 학습을 한 뒤에 점수를 보아야 한다는 결벽증. 내가 틀렸을 경우에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등이 이유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념공부가 뭐 잘못된 거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념공부를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역량을 연습 잘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단지 지나치게 개념공부에 치중하는 분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습을 통해서 제시문 분석 등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
높은 아이큐 보유자도 국어를 망칠 수 있다. -정신병부터 고쳐라!
[이코치] 수능 괴수를 만드는 이상심리
간단한 강의소개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왕이 길 가다가 넘어지면? . . . . . . . 킹콩
-
병원 입원해야겠어요..
-
허수특 2
수학학원 4개다님(나)
-
So I've been praying so hard for a miracle
-
통과안한다고하면 이제 의정갈등 끝나는건가여?+
-
ㅇㅇ
-
잘 보셈 잘큰 트런들이 갑자기 바텀을 백도중임 상대4명이 미아임 바론먹는거같음...
-
[속보] 합참 "북한, 미상 탄도미사일 수발 발사" 2
[속보] 합참 "북한, 미상 탄도미사일 수발 발사"
-
영문과 희망 현역입니다 23213정도면 어느 대학에 지원해볼 수 있나요? 백분위...
-
사랑니 빼고 나면 보통 회복기간 얼마나 걸리나요 똑바로 3개 났고 하나는 좀 옆으로 기울어있는데
-
얘 있어서 현대시같은거 특정 부분 해석을 보기에서 하라는 대로 이해하고 풀게됨 제가...
-
일단 산부인과니까.... 이대목동병원 사건이랑 수술 할때마다 병원 적자나서...
-
이정도면 나라가 망한거 아닌가요?
-
ㅈㄱㄴ
-
오숩완 2
밤새고 3연강은 역시 빡세군
-
현역 (언어영역)시절에는 문학을 젤 못했는데 국어영역으로 넘어오니 문학이 젤...
-
인강 보다가 졸은 건 또 오랜만이네
-
1. 국어6등급 노베이스 2. 누가 더 떠먹여주고 덜 추상적이고 250일도 안남은...
-
신시아 보고 싶다
-
누가 볼까 조마조마
-
의대증원취소되면 2
메디컬은 다시 가기 빡세지나요? 인설치 가고싶은데
-
그냥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
이분들 기하오면 ㄱㅊ을 듯요 그 극단적이었던 24수능도 확100=기93이었음
-
의대는 커다란 벌집이다 33
벌집인 걸 알아서 일부러 최대한 완곡하게 글을 썼는데, 그냥 의대의 ㅇ 자만 나와도...
-
공대생들은 왜 의사 월급 욕할 때 가면쓰고 깨어있는 척 하는거지? 3
그냥 시원하게 욕 하세요.. 관심 없다는 neurlps님은 진짜 관심 없으신건...
-
소신) 4
왜 항상 의대생 멍석말이는 "특정 대학들이나 학과들" 재학생들이 시작할까 흠
-
사문끼고 생각하면 생윤->의문사 joat 공부할수록 애매해지고 뭐 원전에...
-
뭔데 또 1
밥먹고왔는데 왜 또 불타고있음
-
하지말까그냥
-
전 예1인데 4월말 입대입니다 3사단 신교대
-
작년엔 무료로해줫는데 ㅡㅡ
-
여기서 한마디 하면 전공의 떡밥 다시 불지필수 있지만 2
의대, 약대생보다 공부 못해서 지나간다
-
역시 평화로운 오르비를 위해서 싸우는 놈들 미리미리 다 차단하니 싸우는것도 안 보이네
-
잘 알지 못하는 자는 함구합니다...
-
변동과 축적 중 무엇이 부각됐는지 구별하는게 힘들어요변동성 : 문화 요소 추가 or...
-
왜 춤을
-
갈사람
-
재수 옴붙었네 아오
-
수학 실전개념 0
이미지t 미친개념 vs 정병호t 프로메테우스 vs 배성민t 빌드업...
-
열등감이라고 봐야할듯
-
싸워라낄낄 6
낄낄낄
-
티 빼고 다 예쁜듯 티 샀으니까 이런말 하는거다
-
결혼하면 1억주는구나 ㅋㅋㅋ
-
오 뱃지 달렸다 1
대학 붙고 오르비 접속 안했다가 이제 달았음 히히
-
평가원 #~#
-
21 22시즌 18+2체제 시절의 양적 중화 23시즌 24시즌 비교적 난해한 2...
-
수험판에서 이걸 묻는다 한들 아는 사람이 적을 것 같긴한데 복전 경쟁률도 컴공...
-
롤하고십당 2
집가면해야짛ㅎ
-
그래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겠지 아직 나이도 젊은데
기출문제를 풀어도 안오르고 해서 불안해서 이것저것 봤는데 이전에 쓰신 칼럼을 보고 뭐가 문제인지 조금은 알게되었습니다. 좋은 칼럼 계속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칼럼 계속 노력할게요~^^
헐
저랑가치관똑같으세요ㅎ
깜놀햇네요
선생님 반갑습니다. 감사해요^^
☆좋아요☆ 감사합니다!
포켓몬님? 감사합니다^^
기출로 연습하라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문법에서 거의 다틀리는데 여러 쌤 강의를 들어도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공부 재료는 상관없다고 봐요. 기출이든 실모든 이비에스든 일단 연습에 치중을 두고 자신의 독해력을 기르는 것 자체에 치중을 하라는 얘기지요.
문법같은 경우는 사실 기본 개념은 진짜 별거 없거든요. 거의 사회문화의 자료해석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백점맞는 학생들도 문법개념 잘 몰라요. 대충 기본적인 단어만 알고 선지를 소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문법문제를 보게되면 굉장히 복잡하지요. 답답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모르는 겁니다. 문법문제 다섯개 정도만 선별하셔서 문제를 연습장에 요약하고 선지를 하나하나 쓴다음 해설지의 해설을 다시 요약해보세요. 서서히 보이기 시작할겁니다.^^
사실 공부란게 별거 없어요. 하나하나 써보면 사람머리 달고 태어난 이상 다 이해되게 되어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