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 [594720] · MS 2015 · 쪽지

2016-05-22 01:22:07
조회수 1,376

공부 하기 싫은 분들 강남역 10번 출구 갔다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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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코끼리가 폭행당하고 선량한 시민을 인민재판하는 광경이 궁금해 한번 갔다와 봤습니다. 집에서 10분 거리라 공부 다 하고 가봤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땐 10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토론(이라 쓰고 병림픽이라 읽는다)의 열기가 꽤 뜨거웠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리얼 그냥 개난장판 입니다.

우선 가보면 일베/일반인/메퇘지 세 부류로 구분 되어있습니다. 이들이 1인 시위자를 둘러싸고 진을 치며  토론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한 5그룹 정도 됐습니다. 듣고 있으면 암이 절로 걸립니다.

진짜 나랑 같은 사회를 사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피해망상이나 비약이 너무너무 심합니다. 어떤 사람이 논리적으로 무언가 반박을 해도 '그것도 이렇게 보면 여성혐오죠!'라는 무적논리가 주를 이룹니다. 듣고서 제일 기가막혔던 말은 "남여 더치페이가 불가능한 이유는 유리천장과 여성과 남성의 임금 불평등으로 인해 여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커서 돈을 낼 수 없기 때문"였습니다.(실제로 어떤 거구의 여성이 한 말임. 이 말 하고 박수 받음)

저 그룹을 다 돌아본 결과 모두 논리vs감성 구도인데 보통 논리적으로 말하는 쪽이 소수이며 무조건적으로 조롱당하고 있습니다. 진짜 문화 충격이었고 우리나라만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외신에 이게 낱낱이 보도되면 어떤 반응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들의 토론의 내용까지 다 전해드리자면 너무 길어서 귀찮은데 궁금하면 나중에 글 더 쓰겠습니다 그냥 요약하면 진짜 멘탈 안 좋은 사람이 그 자리에 둘러싸여서 논리0%의 말로 다수한테 극딜 당하면 답답해서 자살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거기서 1대100 찍는 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가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내가 저렇게 비논리적이라면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보일까? 생각해보면 학구열이 불타오릅니다.

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 충격받고 집와서 글 쓰는 거라 두서가 없는데 아무쪼록 공부 잘 안되시는 분들은 가서 아무 그룹 하나 들어가서 대화하는 거 들어보세요. 최고의 동기부여입니다. 유병재가 "난 저렇게는 안 되야지"라는 말을 모토로 삼은 걸 이해하게 됐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이고 지랄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세줄요약
1. 닥치고
2. 공부하는게
3. 나라와 내 자신에 도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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