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런을 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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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탐런을 하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사탐은 병이 아니다. 너는 사탐런을 하지 않기를 바라느냐? 사탐런을 하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탐런을 하지 않는 것이 병이 되고, 사탐이 도리어 병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근거로 할까? 과탐해도 좋을 것을 과탐하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다. 과탐해도 좋을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탐하는 것이 병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사탐런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과탐하는 것이 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말이 옳을까?
천하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과탐해도 좋을 것은 알지 못하고 사탐하면 안 될 것은 아는 데서 나온다. 머리는 투과목을 잊지 못하고, 귀에는 사탐하라는 소리를 멤돌지 못하며, 입은 물리 화학을 버리지 못하고, 사는 곳은 시대인재에 화려한 강남대성을 떠나지 못한다. 천한 사탐인데도 큰 표준점수를 얻으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집안이 가난하건만 재수종합을 잊지 못하며, 고귀한데도 교만한 과탐을 버리지 못하고, 부유한데도 통합과학을 생각하지 못한다. 의롭지 않은 사탐을 취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실상과 어긋난 백분위를 얻으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사탐해서는 안 될 것을 모르는 자가 되면, 어버이에게는 효심을 잊어버리고, 임금에게는 충성심을 잊어버리며, 부모를 잃고서는 슬픔을 잊어버리고, 제사를 지내면서 정성스러운 마음을 잊어버린다. 유빈 아카이브를 주고받을 때 의로움을 잊고, 나아가고 물러날 때 대학을 잊으며, 통합사회에 있으면서 제 분수를 잊고, 재수의 갈림길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잊는다.
투과목을 보고 나면 원과목을 잊고, 원과목을 보고 나면 통합과학을 잊는다. 입에서 세계지리가 나올 때 가릴 줄을 잊고, 몸에서 사회문화가 나올 때 본받을 것을 잊는다. 생활과 윤리를 하기 때문에 지구과학을 잊을 수 없게 되고, 생명과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지리를 더더욱 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잊지 못해 벌을 내리기도 하고, 남들이 잊지 못해 질시의 눈길을 보내며, 귀신이 잊지 못해 재앙을 내린다. 그러므로 잊어도 좋을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꿀 능력이 있다.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잊어도 좋을 것은 잊고 자신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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