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64년 겨울은 명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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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요?”내가 물었다
“그 뭔가가, 그러니까......” 그가 한숨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린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입니다.” 나는 말했다.
“하여튼......” 하고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 하고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마침 버스가 막 도착한 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갔다. 버스에 올라서 창으로 내어다 보니 안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고 서 있었다.
이것만큼 잘 쓴 소설 구절을 본적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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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 3임..? 다쉽다는데 그렇게 쉽진않은데 ㄹㅇ
와 다시봐도 지리긴하네요
너무 섬세해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글쎄, 밤거리에 나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숙방에 들어앉아서 벽이나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밤거리에 나오면 뭔가 좀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뭐가요?”
“그 뭔가가. 그러니까 생(生)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김형이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내 대답은 이렇습니다. 밤이 됩니다. 난 집에서 거리로 나옵니다. 난 모든 것에서 해방된 것을 느낍니다. 아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느낀다는 말입니다. 김형은 그렇게 안 느낍니까?”
“글쎄요.”
“나는 사물의 틈에 끼여서가 아니라 사물을 멀리 두고 바라보게 됩니다. 안 그렇습니까?”
“글쎄요. 좀…….”
“아니 어렵다고 말하지 마세요. 이를테면 낮엔 그저 스쳐 지나가던 모든 것이 밤이 되면 내 시선 앞에서 자기들의 벌거벗은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 놓고 쩔쩔맨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의미가 없는 일일까요? 그런, 사물을 바라보며 즐거워한다는 일이 말입니다.”
“의미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난 무슨 의미가 있기 때문에 종로 이가에 있는 빌딩들의 벽돌 수를 헤아리는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렇죠? 무의미한 겁니다. 아니 사실은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난 아직 그걸 모릅니다. 김 형도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 한 번 함께 그거나 찾아볼까요. 일부러 만들어 붙이지는 말고요.”
“좀 어리둥절하군요. 그게 안 형의 대답입니까? 난 좀 어리둥절한데요. 갑자기 의미라는 말이 나오니까.”
“아 참, 미안합니다. 내 대답은 아마 이렇게 된 것 같군요. 그냥 뭔가 뿌듯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밤거리로 나온다고.”
그는 이번엔 목소리를 낮추어서 말했다. “김형과 나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서 같은 지점에 온 것 같습니다. 만일 이 지점이 잘못된 지점이라고 해도 우리 탓은 아닐거예요.”
그는 이번엔 쾌활한 음성으로 말했다. “자,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어디 따뜻한 데 가서 정식으로 한 잔씩 하고 헤어집시다. 난 한 바퀴 돌고 여관으로 갑니다. 가끔 이렇게 밤거리를 쏘다니는 밤엔 꼭 여관에서 자고 갑니다. 여관엘 찾아든다는 프로가 내게는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