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시학』짧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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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시의 소재, 비유, 상징 등을 거쳐 시작방법을 경우의 수로 나눠 예시와 함께 설명하고 끝에가서 어떤 작품이 감동을 주는가까지 순차적으로 다룬다.
상징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상화 「나의 침실로」가 타나토스의 욕망으로 향한다는 부분은 내가 몇년전에 요아소비의 노래 「밤을달리다」의 엽편소설에서 본 퇴폐적 상징주의 감성과 비슷하다는게 느껴져 충격을 가져오면서 재밌었다.
미는 선천적인 귀족적 형태에서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 여기는 경향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개인은 소외되므로, 미의 진정한 민주화는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더라도 부분적으로 페티쉬를 충족하는 11542 설수리같은 사람들도 존중받아야 이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97년에 나온 책인데 여전히 달성되지 않았다. 일본만화에선 모에로 달성된것 같으나 여전히 현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윤동주 연구를 하신 분 답게 윤동주 시를 예시로 깔아 설명하는데 감동이 있다.
시가 대놓고 교훈적이면 안되고 역설이라든지 은연중에 청신한 언어로 암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문학에 대한 가치관으로 책을 마무리했는데, 마음에 와닿는게 있어 같이 실어본다. 작고하신지 10년이 이제 다 되어간다.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인 것같아 너무 찔리고 부끄럽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허영만 잔뜩 부린다. 애초에 오르비에 온것이 잘못이었다. 애초에 대학에 온게 잘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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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솔직하고 감동적인 시를 쓸 수 있는 시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이 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문학은 역시 뼈저린 고독과 절망감 끝에 나오는 예술이다. 이 말이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나는 요즘 이 말의 참뜻을 점점 더 가슴속 깊이 새겨 가고 있다. 문학은 절대로 인류를 구원하거나 세계의 정치적 평화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없다. 문학이 철학이나 신학보다 더 형이상학적이고 포괄적인 진리를 지향하는 차원 높은 예술형태라는 이론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문학은 역시 배설이다. 고 독과 절망, 그리고 인간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좌절감, 육체적 욕구와 고통 등이 작가의 내부에서 축적될 대로 축적된 끝에 저절로 쏟아져 나오는 배설물이 바로 문학작품인 것 이다.
그러므로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방식을 갖고서 소박하고 평화롭게 일상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작가가 될 수 없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조금씩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 다 사회와 이웃에 동화될 수 없는 이상성격자들이다.
그들은 항상 삐딱한 눈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바라보며,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원인 모를 열등감에 사로잡혀 신경증적 일생을 보낸다. 사랑도 잘 안 되고, 이웃이나 가족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유난히 성욕은 강하다. 명예욕도 강하다. 하지만 그런 욕망을 어떻게 풀 도리가 없다. 그러니 '오럴 마스터베이션'이라도 해야 할 밖에.
나 역시 그렇다. 나는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기 위해서 글을 쓴다. 너무나 아파서 글을 쓴다. 쓸쓸하고 고독해서 글을 쓴다. 죽기 싫어서, 아니 죽지 못해서 글을 쓴다. 꼭 한 장르만 붙들고 늘어질 필요도 없다. 시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평론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장르든간에 상관없다. 나는 무엇이건간에 쓴다. 내가 쓴 글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든 못 주든, 철학적 이념이나 형이상학적 계시를 내포하든 내포하지 않든, 나는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나는 그냥 '배설'할 뿐이다.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과, 그것이 독자나 비평가들에게 받아들여지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혹 어떤 작품은 기대 이상으로 큰 감동을 줄지도 모른다. 사람이 배설한 똥을 개가 맛있게 햝아먹을 수도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런 시류적 감동이나 평론가나 독자의 평판 그 자체가 글을 쓰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칸트가 말한 '무목적의 목적'이라는 말을 나는 다른 의미로 점점 더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 나라 문학계는 왜 이리 번잡스러울까? 웬 패거리가 그리 많으며 왜 그리 문단의 '권력'에 집착하는 것일까? 나는 평소에 문학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여자들이 둘러앉아 수다스럽게 패물자랑, 옷자랑을 늘어놓고 있는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문학은 혼자서 하는 고통스런 배설이어야 한다. 작당을 해서 되는 것도 아니요, 토론을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 문단을 보면 너무나 인간적 유대관계에 휘말려 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 놓는 문학작품들이 고통스런 배설물이 아니라 팔려고 내놓은 수공예품들 같다. 지나치게 매스컴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유명'해지려고 애를 쓴다. 독자들에게 아부하고 평론가들에게 아부하려고 애를 쓴다
작가는 작품을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면 그만이지 그 이상의 것을 바라거나 남들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무엇 때문에 시류에 연연해 하고 매스컴이나 평론가들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하는가. 또 왜 그리 작가의 '품위'와 세속적 명예에 집착하는가.
작가도 물론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이니 작품이 좋은 평을 받고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것이 뭐 어떠나고 반문할는지 모르지만, 내 생각엔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밑천이 많으면 장사는 그럭저럭 굴러가게 되어 있다. 먹은 게 많으면 그럭저럭 똥이 많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 상당수는 먹은 게 없이도 계속해서 똥을 누려고 한다. 밀천도 없는데 세 치 혓바닥으로 잘도 장사를 해댄다.
시의 경우, '정직한 배설'은 특히나 중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쓴 시가 이백 편이 채 안 된다. 직접으로든 간접으로든 경험하지 않고서는 나는 작품을 쓸 수 없다. 그런데 요즘에 일년에 한 권 씩 시집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일 습관적으로 시를 한 편씩 써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사람도 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시는 소설에 비해 변비증 걸린 환자처럼 낑낑거리며 간신히 배설해 놓는 '함축적인 똥'인데도 말이다.
얼굴엔 고독과 절망의 빛이 아니라 피둥피둥한 출세욕과 명예욕이 흐르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장사치들처럼 잘도 교제를 해댄다. 작품의 내용엔 민중의 삶이 담겨 있고 고독과 절망이 스며들어 있는데 직접 만나 보면 사치스런 지적 허영을 즐기는 엘리트주의자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 하지만 심한 말은 아니다. 시창작의 정도(正道)는 모름지기 고독한 가운데서의 '정직한 배설'에 있다는 것을 재삼 강조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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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좀
글 잘 읽엇어요 ..
아 글구 의도하신 건지는 ㅁㄹ겟지만 잡담테그만 다시면 모아보기에 안 떠서 사람들이 님 글을 잘 못 봐여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일기장인것이에요...
앗 저가 보는 것도 쫌 그럴까요 .. ?
마히로님은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