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iper of cat.univ [643436] · MS 2016 · 쪽지

2016-01-26 02:46:19
조회수 205

센치해서 재업하는 제가 쓴 100일편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64682

그래. 어찌 우리도 100일이 되었네.
난 아직도 100일 전  그날 이상해했었다.
왜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받아준거지...? 외모도 별로고 평상시보다 수능도 못봐서 자존감도 땅에 떨어졌던 나라는 존재가 무엇이 좋아서 너가 날 받아준걸까.
그냥 궁금했었다. 아니 그냥 이상했었다. 
내가 반했던 것은 너의 그 마음과 세상과 전혀 동떨어져 보였던 너의 착한 눈망울. 그것은 내가 담기에는 너무나, 너무나 흰색의 순수였기에 나같이 나의 내면이 무너져있었던 존재가 받아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왜 너가...? 한편으로는 내가 그냥 단순히 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것도 너보다 한참 부족한 나의 모습을 말해주는 것이겠지.
하지만... 나의 좁고 어두운 세계는 너로 인해 깨져버렸다.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서 그러한 세계가 없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나에게는 그렇지않다. 너로 인해서 벗어나게 된 내가 단순히 사람들의 평가대상이 된 것일뿐. 그러한 세계의 존재는 너로 인해 나에게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었다.
 몇일 전 너와 강변에서 무지개분수를 본 것이 생각난다. 서로 그냥 잠수교를 보며 터벅터벅 걷고 있다가 너는 나의 손을 너의 코트 호주머니로 끌어당겨 추우니깐 여기에 손을 녹여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 순간 너는 나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그래서 나는 그날, 내가 너한테 생각해왔었던 모든 의심과 망상들을 지워내고 오로지 한 생각만 남기게 되었다.
'사랑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 사이의 일이 그렇게 유토피아에 나온 것처럼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큼은 정말 현실이 냉혹하고 가혹하던  그것을 넘을 만큼 이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그날 마음에 담게 되었다.
어쨋든 말이 길었지만...
사랑한다. 우리 앞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보자. 진심으로 사랑한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