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문해력을 기르는 방법 part2 : 이해력 = 정보 사이의 징검다리 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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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Part 1 을 아직 안 보셨다면, 아래 링크를 타고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수능 영어문해력을 기르는 방법 part1 : 수능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이해력과 사고력 기르기 : 이해력 = 정보 사이의 징검다리 놓기
이전 글에서 이해력과 사고력이 왜 필요한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강사 입장에서 설명하기도 어렵고, 학생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시각화해서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해력부터 징검다리에 빗대어 설명하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징검다리의 시작 지점에서 끝 지점까지 건너가야 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징검다리 중간이 텅 비어 있다면 어떨까요? 막막한 심정일 겁니다. 이게 지문을 읽을 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학생들의 심정입니다. 그들은 좁게는 두 문장 사이가, 넓게는 지문의 시작과 끝 사이가 마치 단절된 것처럼 느낍니다. 반면 이해력이 좋은 학생이 보는 시야는 전혀 다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해력이 좋은 학생은 글쓴이가 중간에 생략한 부분을 배경지식으로 채워 넣어서 시작과 끝을 부드럽게 연결해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글이 단절되어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술술 잘 읽습니다. 당연히 끝 지점인 글의 결론에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한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먼저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 과정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기억에서 정보를 찾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령 식료품점에서 어느 수다쟁이 손님이 이렇게 말했다. “와우 이 캔 무더기는 위태로운(Palous) 상태이군요. 그렇죠?” 혹은 한 친구가 이렇게 묻는다. “새가 밤에 우는 의미는 뭘까?” 먼저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검색한다.(‘위태로운’의 의미, 그리고 새가 잠을 자지 않고 울어대는 이유) 그러나 정보를 찾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하고 만다. ‘잘 모르겠군.’
이러한 기억 검색의 실패가 혼란으로 이어지는 두번째 유형이 있다.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자신이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많은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 그것은 무언가 신비감을 풍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누락한 정보가 상대방의 기억속에도 있으며, 그가 그 정보를 활용해서 우리의 말에 있는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생각해보자.
세상에, 도미노 피자에 전화한 지 한 시간이나 지났어, 내 전화기 봤어?
첫번째 문장과 두번째 문장 사이의 연결은 분명해 보인다. 친구는 피자 가게에 전화를 걸기 위해 자신의 전화기를 봤는지 묻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결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친구는 도미노피자가 배달가게이고, 한 시간은 배달치고 너무 오랜 시간이고, 매장에 다시 전화를 거는 것은 문제가 있는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행동이며, 전화를 걸기 위해 전화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가정했다. 이렇게 우리는 말을 할 때 학상 정보를 누락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소통은 너무 길고 지루해질 것이다. 이제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세상에, 도미노 피자에 전화한 지 한 시간이나 지났어,
수영장 얕은 쪽에 송사리가 여섯 마리 넘게 있어.
이웃하는 문장 간의 분명한 연결 고리가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자신의 기억을 참조하면서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사실(‘위태로운’의 의미)이나 (2)연결(피자와 송사리)을 위해 기억을 참조했는데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이해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니얼 T. 윌링햄 저, 박세연 역,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웅진지식하우스, 2023, pp. 25-27.
이전 글에서 본 홈즈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홈즈는 왓슨을 단순히 보기만 한 게 아니라 관찰했습니다. 왓슨의 옷차림과 생김새가 무얼 의미하는지 고민한 거죠. 그리고 그 관찰내용을 본인의 기억 속 배경지식과 결합해서 왓슨을 놀라게 했죠. 평가원 자료에서도 배경지식과 글의 단서를 활용해서 글을 읽으라고 조언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렇게 준비하세요』, 2025, p. 18.
따라서 글을 이해하는 활동은 2단계로 구분됩니다. 먼저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아는 것, 그다음으로 각 문장의 내용을 배경지식을 가지고 연결해서 결론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았다고 해서 여러분이 갑자기 글을 잘 읽게 되는 건 아닙니다. 각 단계별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1.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è 은유와 탑다운
2. 배경지식을 통해 지문의 세부내용을 연결 è 2차원 마인드맵
일단 은유(隱喩)부터 알아봅시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수사법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두 대상의 성질이 비슷하다고 느껴서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보통은 문학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지만, 영어에서도 정말 많이 나옵니다. 가장 최신인 2026학년도 수능만 보더라도 은유투성이입니다.
■ 2026학년도 수능 20번 ■
Over the past century, we have witnessed an explosion of incredible literary works by these artists.
여기서 explosion은 실제 폭발이 아니라, ‘빠르고 급격한 증가’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즉, 은유가 쓰였습니다. 독해력이 안 좋은 학생은 왜 갑자기 폭발이 나오는지 의아해 할 겁니다. 맥락에 맞게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겁니다.
■ 2026학년도 수능 21번 ■
Digital platforms have made a lot of work less sticky.
여기서 sticky는 실제로 끈적끈적해서 달라붙는 물질적 성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맥상 sticky는 “일이 특정한 장소에 붙어 있다, 얽매여 있다”는 의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업무와 장소의 결속성이 느슨해졌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sticky를 은유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 2026학년도 수능 23번 ■
So a transit map that screams about speed and whispers about frequency may simply be planting confusion.
여기서 지도(map)는 실제로 소리를 지르거나(scream) 속삭일(whisper)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지도에 담긴 정보의 강조 정도를 비유적으로 설명한 은유입니다. 맥락을 통해 정보의 불균형적 강조를 시각적·청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은유임을 파악해야 합니다.
■ 2026학년도 수능 31번 ■
Because this information was the key to their profitability, these firms worked in relative secrecy.
여기서 key는 실제 자물쇠를 여는 물리적 열쇠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가 이 기업들의 수익성(profitability)을 열어주는 핵심 요소라는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은유입니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 사례만 들고 왔을 뿐, 이런 은유는 평가원 시험 지문에 정말 많습니다.
이런 문장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려면 단어의 조합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아닌, 문장의 맥락 속에서 단어의 뜻을 파악하는 탑다운 관점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단어의 뜻은 사전에 적힌 의미로만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선 사례들처럼, 문장 전체의 흐름 속에서 어떤 뜻이 자연스러운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우리는 문장을 나누지 말고, 가급적 큰 덩어리로 한눈에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르치는 강사도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해석할 때, 문장을 / 기호로 끊습니다. 심지어 많이 끊으면 끊을수록 더 해석이 잘 될거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문장의 길이가 길면 인식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장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길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재밌는 실험을 하나 해봅시다. 아래 두 철자 중, 전자를 외우라고 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아마 시간 좀 걸릴겁니다.
전자 : m u e g a g l e g a n a
후자 : l a n g u a g e g a m e
모텐 H. 크리스티안센·닉 채터 저, 이혜경 역, 『진화하는 언어』, 웨일북(whale books), 2023, p. 71.
전자와 달리 후자는 어떻습니까? 같은 분량과 구성인 철자를 의미를 갖도록 재배열하고, 청킹하면 기억하기는 압도적으로 쉬워집니다. 인식의 속도를 높이는 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는 문장의 길이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인식하느냐 못 하느냐입니다. 따라서 의미 단위로 영어 문장을 받아들이면, 긴 문장을 인식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은유적인 표현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연습해야 하는 건, 잘 끊는 게 아닙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 문장을 덜 끊고, 있는 그대로 쭉쭉 이해하는 겁니다. 혹시나 의미단위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 참고 부탁드립니다.
단어가 아니라 덩어리로 이해하라! 영어가 쉬워지는 순간 (feat : 부정사의 능수동 구분)
이런 관점이 없는 교육자와 학습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장이 길어서 해석이 어렵네? 어차피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서 글이 된 거잖아? 그러면 단어만 무진장 많이 외우고, 단어 뜻을 적당히 조합하면 문장 해석 나오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입니다. 아마 그분들은 마치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는 것처럼, 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큰 걸 만들어낸다는 감동스토리에 빠지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점이 모여서 선이 되지 않습니다. 선이 모여 면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면과 면이 교차해서 선이 되고, 선과 선이 교차해서 점이 됩니다.


22년 고1 3월 모의고사 20번
예를 들어 봅시다. 지문 중간에 “make our bed” 또는 “make your bed”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단어 뜻을 무식하게 조합하면 “침대를 만들어라.”가 됩니다. 지문 전체 맥락을 고려했을 때, 군인들이 아침마다 완벽히 하기에는 조금 의아한 작업입니다. 실제로 make bed는 “침대를 정돈하다”라는 뜻입니다. 단어 조합으로는 고1 모의고사에 나오는 쉬운 표현조차 제대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선을 정의하기 위해 상위개념은 면이 필요하고, 점을 정의하기 위해 상위개념인 선이 필요하듯,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맥락(문장 또는 글 전체)이 필요합니다.
이런 은유를 통한 이해를 게을리하면 26학년도 수능24번 culturetainment 지문과 비슷한 지문에서 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답을 고른 학생들은 본문에 soul이라는 어휘가 등장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답이 “cash or soul?”이냐고 따집니다. 보기에 제시된 soul은 진짜 사람의 영혼이 아닙니다. 본문에 등장한 original message 같은 걸 은유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맥락을 통한 이해를 안 하니, 문제를 틀리는거죠.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이해의 첫 단계는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유를 알아야 했고, 은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탑다운 관점이 필요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해의 두 번째 단계인 배경지식을 통해 지문의 세부 내용을 연결하는 과정을 살펴볼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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