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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드그램 [1429594] · MS 2025 · 쪽지

2026-02-03 21:24:45
조회수 211

[칼럼]수능 문학을 이 칼럼 하나로 끝내기(3)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393933


안녕하세요, 비드그램입니다.


새해 첫날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2월이네요

오르비 메인이 하나둘 합격증으로 채워지는걸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ㅎㅎ 

여러모로 시간 참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이 연초부터 듭니다



사실 바로 3탄을 올렸어야 했는데 개인사정으로 인해

늦어지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ㅜㅜ

늦은 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꽤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거두절미하고 오늘은 역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문학 칼럼 시리즈의 끝편을 들고 왔습니다.


작업을 완료하고 쭉 읽어보니 저 스스로도 자부할 만큼 완성도 있고 도움이 많이 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시간 충분히 되실때 차분하게 읽어보시는것을 권장해드립니다!


1편, 2편과 이어지는 내용이니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남겨두겠습니다

(순서는 크게 상관없을 듯 합니다)


->[칼럼]수능 문학을 이 칼럼 하나로 끝내기(1)

->[칼럼]수능 문학을 이 칼럼 하나로 끝내기(2)



오늘은 산문문학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소설 먼저 말씀드리고 고전소설로 그 뒤를 잇겠습니다

.

.

.





I. 현대소설


1. 출제원리


근본적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현대소설을 왜 수능에 출제할까요? 


그 답을 찾으려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습니다

평가원에는 ‘학습 방법 안내’라고 수능에서 어떤 능력들을 평가하는지 쓰여진 안내책자가 있습니다.

이 내용은 해당 책자에서 ‘문학’영역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 중에서도 형광펜 친 부분이 저는 현대소설을 출제하는 이유이자 

공부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내용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평가원은 주로 강렬한 메세지가 없는 단순 재미, 오락용 소설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현대소설은 당시 시대상과 결부되어 이해할 수 있고, 시대를 고발하는 등 일련의 강렬한 메세지가 담긴 소설입니다. 그리고 평가원은 그 작품이 전하는 메세지를 이해했는가를 묻습니다.


다음으로 더 중요한 것인데, 수능 현대소설은 작품이 전할 메세지를 내재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평가원은 우리가 그 인물에 대해 이해했는지, 어떤 삶의 태도로 소설 속에서 살아가는지 이해하기를 요구합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릴 현대소설에 관한 내용은 모두 이 두가지 내용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이니 두세번 곱씹어 읽어보신 후에 넘어가는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이 두 내용이 여러분이 가져가야할 현대소설 공부의 방향성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와닿지 않으실 것 같아서 예시를 보면서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22년도 예시문항 문제입니다.

이 소설의 메세지는 ‘연애’가 갖는 의미가 감정의 주체로서 개인을 전제한 근대적 관념이라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살을 붙여보자면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는 능동적으로 연애를 할 수 없고 가정에서 점찍은 사람과 수동적으로 관계맺음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연애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근대적 사고의 문을 열었고 연애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이 근대적 삶의 실천으로 인식되었다는 내용인 것 같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정답선지를 보면

4번선지에서 연애가 근대적 자아의 자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즉, 이 소설의 메세지에 전면적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물론 보기와 일대일대응해서 눈알 굴리면서 풀어도 풀리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교훈을 단순히

‘보기랑 일치불일치 묻는거네? 보기를 더 꼼꼼히 읽고 눈알을 열심히 굴려야겠다’

따위로 가져간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치불일치로 풀리는 문제지만

어떤 부분을 틀리게 만들어서 일치불일치를 낸 것일지 본다면 소설의 메세지를 이해했는가를 묻는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뭘 묻는거고 어떻게 출제되는가를 이해한다면 조금 더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이것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유명한 수능 기출문제, 무영탑의 보기문항입니다.

이 소설은 숭고한 예술에 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고뇌를 극복하고 신앙으로 승화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 문항의 정답선지를 보면

신앙으로 나아갈 수 없어 절망이라뇨. 역시나 메세지와 정면 충돌합니다.


23년도 9평 문제의 정답선지입니다.

해당 소설은 독재체제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민’이 정한 규칙을 준수한다뇨. 독재체제가 아니고 너무 민주적인데요?

역시나 메세지랑 충돌합니다.


이런 문제에서도 단순히 

‘아 주체불일치가 출제원리니까 주체를 꼼꼼히 봐야겠는걸?’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보다 하필 저 부분을 틀리게 한 이유를 이해한다면 더 근본적으로 와닿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건 방금 위 예시랑 같은 세트의 보기문항 정답선지였습니다.

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ㅎㅎ



자 이제 인물이 어떤 태도로 소설 속에서 살아가는지 이해해야 한다는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예시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26년도 6평 ‘표구된 휴지’입니다.


여기에 소설 전문을 실을 수 없으니 분량상 적절한 예시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이건 치러진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들 내용을 기억하실거라 생각해 들고왔습니다ㅎㅎ


해당 지문에서 ‘화가’는 처음에 ‘표구될 종이’를 별볼일 없는 휴짓조각이라 생각하다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무슨 국보나 된 것마냥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소설의 중심소재인 휴지에 관해 이 주인공이 휴지를 대하는 태도에 주목해 본다면 주인공의 인식이 바뀌는 지점이 존재하는데 정확히 이게 일치불일치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유명한 25수능 배꼽 문제입니다

여기서 주인공 ‘허원’의 배꼽에 대한 사념이 소설 전반에 걸쳐 점차 심화됩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는 배꼽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계속 확장시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와 반면 선지는 주인공의 삶의 태도와 정면충돌하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 두 내용을 여러분께서 바로 실전에 적용하시기에는 무리가 있을 겁니다.

이 두가지는 앞으로 여러분이 현대산문을 공부하실 때 방향성을 제공하고 관점을 확장하기 위해 말씀드렸습니다

이것들을 염두에 두고 직접 문제들을 풀며 열심히 학습하시길 바랍니다!


자 이제 골격을 세웠으니 그 위에 세세하게 살을 붙여 보겠습니다 ㅎㅎ




2. 현대소설 독해법




현대소설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소설을 어떻게 읽고 얼마만큼 이해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우리는 현대소설을 딥하게 이해하는게 목적이 아니고 촉박한 시간제한 속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현대소설을 읽으니까요

현대소설 독해법에는 사실 정답이 없으나 제가 제시해드리는 방법을 참고하셔서 본인만의 독해스타일을 구축해 나가길 요청드립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해 안되는걸 두려워하지 말라’ 입니다

흔히들 비문학은 뭔 말인지 몰라도 그냥 씹고 넘기면서 문학은 쉽게 읽히다보니 읽다가 이해가 안가는게 생기면 뇌정지가 오는 것 같습니다. 같은 부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서 스스로 망하게 됩니다.

이때 아셔야할게, 여러분이 이해 안가는 그거 남들도 똑같이 모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우리는 시험장에서 현대소설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긋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어딘지 모를 중간지점을 싹뚝 잘라서 읽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7권짜리 해리포터를 보면서 3권 중반부로 갑자기 시작한다고 할까요. 그렇게 지문을 편집하다 보면 당연하게 편집상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소설을 읽으며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길 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제가 현대소설을 세트를 독해하는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일단 <보기>를 먼저 보는데, 뒤에 설명드릴 문학이론 문제가 나오지 않고 작품설명이 나와있으면 무조건 <보기>를 먼저 읽고 지문으로 넘어갑니다. <보기>에서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등장인물의 삶의 태도가 적혀있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문제를 쓱 훑어봅니다. 그리고 나서 독해의 방향성을 재빠르게 잡습니다. 

이건 전 칼럼에서 말씀드린 문제별 공략과 이어집니다.


표현상의 특징 문제가 보이면 당연하고 특징적인것 염두

특정 구절이나 어구 밑줄 문제가 나오면 머릿속으로 거긴 한번 생각해두기

[a],[b] 구간 문제 나오면 해당 구간 정독하고 머릿속으로 생각 정리하기

ㄱㄴㄷㄹㅁ문제는 지문 읽어나가면서 동시에 문제 풀기


이런 문제별 공략이 체화되어 있으니 이를 바탕으로 독해합니다.


현대소설 독해는 직접 문제를 풀어보며 어느정도까지 지문을 읽었어야 문제를 풀었을까를 고민하고 본인의 기준과 감을 익혀두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가 수험생시절에 사후적인 해석 배제한 정말 잘하는 분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이 무엇일까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서 직접 26수능 현대소설 기출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해하면서 든 생각과 문제풀이를 적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적고보니 하나하나 캡처해서 설명하다 보니 분량이 말도안되게 길어져서 이 부분만 부득이하게 내일 새로운 글로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3. 변별을 위한 대화 위주의 불친절한 편집




제가 생각하기에 현대소설에서의 가장 큰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의미있는 메세지가 실린 지문이 아니라 변별을 위한 어려운 난이도의 지문이 실릴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평가원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능력은 첫 칼럼에서 말씀드렸던 ‘사회성 테스트’ 즉, 상황 맥락을 기반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입니다. 

제가 현대소설을 공부하면서 가장 두려워했던게 이런 지문구성입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악명 높은 24년도 수능 기출, 할매턴우즈라고 불리는 ‘골목 안’입니다.

이 기출은 시작하자마자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화가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물 간 관계와 상황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때 편집상 공백으로 우리는 모든걸 알 수는 없으니 지문에서 확인이 가능한 것만 확인해주고 나머지는 넘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저 지문으로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문을 읽으면서 따라와주세요!


일단 ‘정이’라는 인물이 말싸움을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정이가 누군진 모르겠고 모르는게 당연합니다

이때 갑자기 새로운 인물인 갑순이 할머니가 뛰어나왔습니다. 

갑득이 어미가 그들 모녀를 상대한다는 다음 문장을 봐서 말싸움이 ‘갑득이 어미 vs 그들 모녀’ 구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맥락상 ‘그들 모녀’는 그럼 갑순이 할머니정이인 것 같고 그럼 정이갑순이 할머니의 딸인걸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파악해도 뒤의 내용이 술술 읽히고 무슨 상황인지가 이해가 됩니다.

갑순이 할머니가 앞에서는 딸을 구박하고 집으로 데리고 갔는데 실제로는 그게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따위의 생각인 것이었습니다.


뒤에 을득이란 애가 보고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을득이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편집상의 공백이 있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뒤를 읽어보니 집주름 영감이란 사람이 ‘그런 상것하고 욕짓거리를 한다니’라는 갑순이 할머니와 같은 생각을 내비치고 옆에서 늙은 마누라가 동의하는 상황을 보니 갑순이 할머니=늙은 마누라 인걸 추론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신다면 여러분은 정말 악명 높은 이 세트의 일치불일치 문제를 맞추게 됩니다.


이런 세팅의 모르는 인물이 쏟아지는 대화 위주의 편집이 나온다면 제가 방금 한것처럼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평가원이 물어보는게 의사소통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한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니까 기출이나 사설에서 이런 세트를 만나면 더 신경써서 ‘어떻게 읽었어야 이 세트를 잘 풀어낼 수 있었을까’ 고민하면서 열심히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4. 문학 이론(초점화 이론)




현대소설이 고전소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문학 이론이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문학 이론이라 해봤자 뭐 거창한 것은 아니고 초점화 이론입니다. 정말 가끔 등장하는데 등장할때마다 정답률이 바닥을 기는 녀석이라 이번 기회에 잘 정리해 두시길 바랍니다.


초점화 이론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아래 두 장의 사진을 이해하신다면 납득이 편하실 것입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작품 밖에 서술자가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고(타원은 작품 속을 말합니다)


이런 모습이 흔히 초점화라고 부르는 것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초점화는 사실 시점이 아니라 시각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흔히 시점을 얘기할때 1인칭 주인공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 이런식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초점화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고정입니다. 초점화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이게 정말 전지적인 작가의 시각에서 서술한건지 아니면 전능한 서술자가 작품 속 한 인물의 시각을 빌려서 서술한건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셜록 홈즈를 생각해보면 편하실겁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서술자는 말 그대로 ‘전능’합니다. 어떤 살인사건이 일어난다고 하면 범인과 사건의 양상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써버린다면 이야기에 서사적 긴장도 없고 너무 재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전능한 서술자는 ‘셜록 홈즈’라는 인물에게 초점화를 해서 사건을 전개해 나갑니다. 셜록 홈즈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서사적 긴장이 생기고 사건이 풀릴 때의 짜릿함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게 어떻게 수능 문제에 나오는지 바로 한번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초점화 문제가 출제된 ‘화산댁이’ 지문입니다.


초점화 문제는 주로 ”전지적인 작가의 시각인가 vs 인물의 시각인가“를 묻습니다.

초점화 이론이 학자들끼리 합의된 개념이 아니라 애매하기 때문에 정말 때려죽여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출제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초점화 문제를 풀 때 물어보는 구절이 소설 속 인물의 입장이 된다고 상상해보고 가능한지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해당 부분은 초점화인 것이고 말이 안 된다면 ”해당 구절이 전지적 작가의 시각인가”를 추가적으로 따져주고 넘어갑니다.


무슨 표지를 찾고 이런 것보다 저는 이렇게 푸는게 더 잘 와닿고 편했습니다.


저 문제에서 적용해 보겠습니다. ㉤으로 밑줄친 부분을 화산댁이가 된다고 상상하고 읽어보겠습니다.

화산댁이가 소스라쳐 일어나 밖에 나갔는데 뒷간이 없었습니다. 네, 아침에 밖에 나가서 본건 화산댁이이고 화산댁이가 뒷간이 없는걸 본 것입니다. 화산댁이의 시각에서 서술됐네요.


이번엔 같은 문제의 다른 구절을 들고오겠습니다

자 ㉢부분을 아까처럼 상상해 봅시다.

화산댁이는 화장실을 찾아나섰지만 집을 두 바퀴나 돌았는데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밖에다 변을 봅니다.

그런데 화산댁이 입장에서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화산댁이는 적산집 뒷간이 밖에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모릅니다. 몰랐으니까 밖에 나가서 찾아보다가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밖에다 변을 본 것이죠. 적산집 뒷간이 밖에 없고 안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밖에 나가지 않았겠지요. 저건 전지적인 서술자의 시각에서 서술된 내용입니다. 전능하기 때문에 적산집 뒷간이 밖에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죠.

어떤가요? 작품 밖에서 전능하게 인물들을 조망하는 전지적 작가 시각의 이 그림이 떠오르지 않나요?


저 문제 ㉣부분은 이제 설명이 굳이 필요없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문항은 제가 알기로 당시 문학 오답률 1위였습니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보니 꽤 할만하지 않나요?

 

난이도를 조금만 높여보겠습니다.


2306초점화 문제입니다. 정답선지만 빠르게 보겠습니다.

아까처럼 해당 부분을 백주사의 입장이 된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백선봉은 처가로 백 주사는 서울로 각기 피신해 목숨만 우선 보전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백 주사가 이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

백 주사가 마지막으로 본 백선봉의 모습은 아마 이랬을 겁니다. 백선봉이 가다가 맞아 죽었을지 처가에 무사히 갔을 백 주사가 알 길은 없습니다. 아마도 백 주사의 시각으로 저 문장이 쓰여졌다면

백 주사는 서울 쪽으로 피신했다.  멀어져가는 백선봉의 도망치는 뒷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대충 이런 식으로 쓰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현장에서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구도가 “전지적 작가 시각 vs 초점화된 인물의 시각”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전지적 작가의 시각인지 역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까전에 전지적 작가의 시각인지 추가적으로 따져준다는게 이런 것입니다.

그런데 해당 부분을 읽어보면 전능한 서술자가 백 주사랑 백선봉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지적 작가 시각으로 봤을때 너무 딱 맞아떨어집니다.


참고로 이 초점화 이론을 지칭어나 표지로 판단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백주사의 시각이니까 백 주사가 아니라 뭐 ‘자기’이런식의 워딩을 써야한다) 이 문제는 그런걸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II. 고전소설



1. 출제원리



자자 이번에는 고전소설로 넘어왔습니다. 같은 산문문학이라는 공통점으로 엮여 현대소설을 잘 풀게 되면 어쨌든 고전소설을 푸는 실력도 덩달아 향상되게 됩니다. 그리고 겹치는 내용도 꽤 있는지라 현대소설보다는 훨씬 짧게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럼 아까랑 같은 질문으로 고전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고전소설은 왜 출제하는 것일까요?


사실 고전소설의 문학적인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탄생될 때 우리나라에서는 토끼야 간 내놓아라 이러고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정말 이 세계 문학사적으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고전문학을 배우고 수능에 출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학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것이, 고전소설은 개별적이고 독창적이라기보다 진부하고 전형적입니다. 고전시가랑 마찬가지로 클리셰를 알면 읽기가 너무나도 수월해집니다. 

또한 현재 고전산문은 소리꾼들의 판소리 형태나 민담의 형태로 전승되어 온 것이 꽤나 많습니다. 당장 26수능 수궁가만 해도 마찬가지고요. 때문에 고전소설의 목표는 대중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단순히 재미를 주기 위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원이 고전소설에서 여러분을 평가하고 싶은 능력은 소설 속에서 어떻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가 입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핵가족 형태가 아니라 온 집안이 다 같이 살았으므로 인물들도 훨씬 많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작품 속에서 만들어가는 의사소통의 양상도 다양합니다. 여러분은 그 의사소통을 이해하는걸 방향성으로 잡고 학습하시면 되겠습니다.




2. 서술상 특징 팁




서술상 특징 문제를 푸는 대전제는 항상 표현상 특징 문제 풀때랑 같습니다. 근데 고전소설을 풀 때 하나 추가로 염두에 두어야 하는점이 있습니다.앞서 고전소설이 문학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갖기 않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거랑 연관되는 것인데 슬프게도 고전소설 표현상 특징은 그냥 간단한게 답입니다. 고전소설의 인물들은 대다수 평면적이고, 고전소설에는 별다른 어려운 기법들이 쓰이지 않습니다.


수능 문제 하나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번부터 보면 뭔가 복잡합니다. 시간을 역전시켜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고요? 에이 이런 어려운게 쓰였을까요~

2번은 사실 읽고 보면 엄청 특징적입니다. 서술자가 개입을 해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거는 쉽게 예를 들어 보자면 ‘음 지금 상황이 복잡하시죠? 사실 범인은 여씨였고 이러이러해서 된 것입니다’이러고 서술자가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건 1편부터 제 칼럼을 보셨다면 만약 지문에 나왔을때 놓치셨을 리가 없습니다.

3번은 사건의 반전 효과..? 네 넘어가줍니다

4번을 보면 그냥 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사건 해결 방안 제시한답니다. 이건 5살짜리 애기랑 엄마도 알겠습니다. 

“애기: 아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엄마: 카드 줄테니 사오렴” 네 방금 4번 선지가 실현되었습니다.

고전소설이 인물간의 의사소통을 묻는건데 인물 간의 대화라니요. 선지가 너무 당연하게 생겼습니다.

수능 문제였는데 실제 정답은 4번이었습니다


저는 실제로 고전소설 서술상 특징 문제를 만나면 쉽게 말씀드려 “가장 ㅈ밥” 같아보이는 선지 먼저 건드립니다.

이런 습관 하나하나가 시간 단축에 꽤나 큰 도움이 됩니다.





3. 주변인물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라





일부다처제를 비롯한 당시 시대상을 보면 어쩔 수 없이 고전소설에는 인물이 쏟아집니다. 가족 자체의 규모도 더 큰데 주인공은 와이프를 세네명씩 데리고 다닙니다. 그래서 고전소설을 공부하실때 초반에는 이런것때문에 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고전소설에서는 갑자기 잠깐 등장했던 비중없는 인물이 문제로 등장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문제부터 보기 때문에 그런 낌새가 보이면 주변인물을 더 열심히 체크하고 넘어가는 편이긴 한데 이건 평소 독해때도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가져가신다면 훨씬 수월합니다.

최근기출인 2509만 봐도 긴 지문에서 저 옆집 여자 아이가 딱 한번 등장하는데 대놓고 선지 하나를 차지합니다.

만약 이런걸 체크 안해두고 선지를 마주한다면 지문을 다시 다 훑어봐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고전소설 학습법




고전시가때와 비슷하게 고전소설도 정말 계속 문제를 풀고 소설을 읽다보면 이게 거기서 거기라는걸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좀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제가 위에 말씀드린 팁과 문항별 문제푸는 전략들을 참고하셔서 여러분들께서 직접 여러 지문들을 읽고 문제를 풀면서 고전소설의 클리셰들과 몸소 부딪혀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 또한 국어를 잘하지 못할때는 고전만 보면 머리가 하얘지고 고전이 정말 난해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고전은 파면 팔수록 보이는게 많아지고 나중에는 진짜로 별 걱정이 사라지게 됩니다.

특히나 요즘은 고전소설은 거의 확정적으로 수능에 연계되어 나오니까 여러분이 ebs를 통해 학습한 여러분이 아는 작품이 수능에 그대로 나오는 시대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

.

.

III. 마무리하며



늦은 만큼이나 열심히 적어보았습니다…ㅎㅎ

이렇게 3편의 긴 장정이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거나 더 다루고 싶은 테마가 보인다면 글에 수정하거나 추가적인 칼럼으로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좋아해주신 덕분에 더 힘을 얻어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칼럼이 예정되어 있으니 아무쪼록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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