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오늘의 상식: 세계 각국의 유서깊은 스와핑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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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보유한 금 일부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이고
한국이 보유한 금도 일부가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 중이다
엄밀히 말해 미국의 금이 역으로 독일에 있거나 영국의 금이 한국에 있는 것은 아니니 스와핑이라는 표현이 안 맞을 수 있겠으나
아무튼 저 두 나라는 가진 금 일부를 다른 나라에 보관하고 있다
왜일까?
우선 독일이 미국에 금을 보관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전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이 성립된 이후 서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발달된 제조업을 기반으로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외화를 마구잡이로 벌어들였기 때문
이를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서독 정부는 당시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 즉 달러를 어떻게 쓰고 어떻게 보관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그 끝에 내린 결론은 '금으로 환전하기'
당시는 (훗날 한국의 수험생들을 지옥에 빠트리는) 브레턴 우즈 체제였기 때문에 금 1온스 = 35달러의 교환 공식이 무조건 성립했고
언제든 35달러를 들고 가서 미국에 금 환전을 요구할 수 있었다
벌써부터 기축통화의 맹점을 간파했는지, 그저 반짝이는 게 좋았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서독 정부는 달러를 벌어들이는 족족 금 태환을 하며 금을 차곡차곡 쌓았고
그 결과 서독의 금 보유고는 순식간에 세계 2위를 달성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다들 알다시피 금이 실물 자산이라는 거다
어쨌든 갖고 있는 이상 보관을 해야 하고, 금을 훔치러 들어오는 도둑도 막아야 하며
제일 중요하게는 땅크 밀고 들어오는 붉은 군대가 너무 걱정이 된다
언제 동독과 소련이 침공할지 모른다는 실존적 위협에 빠져 살던 서독 정부는 보유한 엄청난 양의 금을 전부 자국령 내에 반입해 보관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겸사겸사 운송비도 아낄 겸 미국에게 태환을 요청한 금을 그대로 뉴욕에 보관하기로 한다
참고로 독일이 건실하게 달러를 금 태환한 것이 훗날 브레턴 우즈 체제의 붕괴를 촉발한다
미국의 달러 발행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데 금 1온스 = 35달러의 교환 공식으로 빠져나가는 금의 양이 감당 불가능해졌기 때문
금 태환의 단골 고객이었던 서독 정부는 브레턴 우즈 체제가 붕괴되는 마지막 날까지 착실하게 35달러 당 1온스로 금을 교환해 갔고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 태환 중지를 선언하면서 금과 달러의 교환 비율은 온스당 1,000달러를 넘긴다
대략 순이익 +3,000%짜리 투자를 한 것
한국이 영국에 금 일부를 보관한 것은 그 이유가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르다
우선 한국이 항시 휴전 중인 전쟁국가라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한몫 하겠지만
그보다는 그냥 영국 런던이 세계 금 시장의 중심지고 런던에서 거래하는 게 훨씬 쉬워서 그런 게 크다
그리고 애초에 영국은 1215년 제정된 법을 지금도 시행하는 전통의 국가다
수백 년 동안 중앙은행 비스무리한 것으로 구실해 온 영란은행의 짬이 있다는 말씀
게다가 영국은 섬나라라 어떤 전쟁이 터져도 절대 본토를 점령당하지 않는다는 믿음 같은 게 있다
이러한 안정성과 신뢰성, 그리고 경제 대국이라는 이미지가 모여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영란은행에 금을 보관하게 된 것
참고로 독일은 현재 약 3,35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본토에 보관한 것이 50%, 미국에 보관한 것이 37%, 영국에 보관한 것이 13%다
원래는 프랑스에도 보관한 금이 있었는데 2017년에 전량 회수했다는 모양이다
한국은 독일에 비하면 앙증맞게도 100톤의 금을 보유 중이고
본토와 영국에 몇 퍼센트의 금을 보관 중인지는 기밀로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독일은 미국에서 금 전부 빼 오자는 여론이 최근 대두되는 것 같던데
미국과 유럽이 빨리 시즌 1413431번째 WWE를 끝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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