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오늘의 상식: 한국어는 유명한 찐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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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톨이 언어다
언어학적으로 계통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고립어'일 뿐만 아니라(형태론에서 말하는 고립어가 아니다! 형태론적으로 한국어는 교착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일본의 언어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말 그대로 한반도 전체가 언어학적으로 섬과도 같은 셈인데
한국어가 이렇게 유명한 외톨이 언어가 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이 있다
첫째는 '언어 회랑 차단설'
이건 간단히 말해서 만주가 개판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다들 잘 알다시피 한국과 중국을 잇는 직접적인 교두보가 바로 만주다
그런데 소련이 만주 전략 공세 작전으로 만주를 석권하기 전까지 만주는 중원의 세력과 다른 별개의 세력이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이 땅은 유목 민족이 사는 곳인데다 정치적으로도 혼란해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 안정적인 언어 교류의 발판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발판은커녕 차단막의 역할을 했다는 것
근데 그러면 만주족이 중국도 집어삼켰던 청나라 시대는 어떻게 된 일이냐?
그래서 나오는 게 두 번째 이유, 한국어가 너무 이른 시기에 형성되어 독자성을 유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무려 통일신라 시기부터 통합된 바 있고
신라는 고구려, 백제와 마찬가지로 체제 경쟁을 위해 중앙집권 체계를 잘 발달시켜 놓은 나라였다
이렇게 이른 시점부터 한반도 대부분 지역을 점유한 중앙집권 국가가 출현했기에 이 국가를 둘러싸고 언어의 획일화가 이루어졌다는 것
특정 국가의 지배가 그 지역의 언어 생활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이유에서 어느 정도 파생되는 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대륙 쪽이 아닌 바다 쪽을 통해 교류가 일어나다 보니 언어 교류가 최소화되었다는 것
해상 무역은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언어의 통합을 만들어낼 수 없다
왜냐하면 무역은 기본적으로 우리 쪽 상인들이 원정을 가거나 원정을 오는 다른 문명의 극소수 상인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 상인들이 딱히 장기 체류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언어의 사회성 원리에 의거, 무역에 참여하는 일부 사람들만 배운 외국어나 그로부터 파생된 신조어가 사회 전체로 신속히 뻗어나가 기존 언어에 편입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휘만 해도 그런데 문법 구조나 발음 구조는 더더욱 어려운 일
특히 한반도의 정권은 특정 항구를 개방하는 경우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내륙 방문을 좀처럼 허가하지 않았고
조선 시대에 가서는 아예 해금령을 내려 바다를 통한 출입을 금할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말 다 했다
물론 우리가 육지에서 대규모로 손님들을 맞이해 보지 않았던 것은 또 아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끊임없이 빅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런 폭력적인 만남은 역으로 한반도의 방어 기제를 활성화하면서 언어를 지키는 결과를 낳았다
오히려 외세와 동화되지 않으려는 강력한 의지가 발현되어 언어의 대규모 변화를 방지했다는 것이다
한반도인들이 자기들의 언어에 집착하게 되면서 강한 유지력이 생겼다는 뜻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일같이 한글의 우수성 어쩌고 언어 국뽕을 들이키는 모습을 보면(심지어 한글이 곧 한국어가 아니라고 알려줘도!)
과연 한글과 별개로 한국어 자체가 우수하다는 관념 없이 이런 집단 현상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어찌됐든 이러한 설명들로 판단해 봤을 때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고립되어 독자적으로 변화해 온 것에는 그 이유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 언어가 아예 외국어의 영향을 또 안 받은 것은 아니고
임진왜란 때 한국인들의 방어 기제를 뚫고 들어와 한국인들의 언어 습관에 자리잡은 외래 문법이 있기는 하다
그건 바로 주격 조사 '가'
다들 알다시피 중세 국어의 주격 조사는 영형태, 이, ㅣ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국어에 주격 조사 '가'가 도입된다
이게 언제부터냐? 하고 찾아보면 임진왜란 때라는 것
왜 하필 임진왜란 때냐면
일본어 주격 조사가 が(ga)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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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밌다 이거
로베이츠를 아는 사람들 ☠️☠️☠️
참고로 언어 교류와 어족은 꼭 필수적인 관계는 아니긴 합니다. 같은 어족에서 나와도 지리적으로 고립돼서 독자적으로 발달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전 통설을 따라 계통론적 고립어를 지지합니다만
!!! 추가 설명 감사합니다.
전에도 한번 봤는데 칼럼들이 다 재밌음
일본어랑 주격조사 같아서 신기하고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기원이라니 ㄷㄷㄷㄷ
그렇게 보지 않는 학자들(대표적으로 고광모 선생님)도 계시지만, 꽤나 유력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기원 or 일본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보는 게 좋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