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leltree [1424751] · MS 2025 · 쪽지

2026-01-04 23:00:34
조회수 1,302

사수의 끝. 정들었던 시대갤을 떠나며(시대갤 레전드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857902

드디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올해 수능도 이렇게 끝났다


매일 부엉이 갔다가 집와서 자기전에 항상 상주했는데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아


념글에 6수생 글 보고 나도 한번 내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내 얘기좀 들어볼래?


물론 끝이 좋지는 않아


보고 안좋은 기분이 들 것 같은 사람은 안보기를 추천해


그럼 시작할게


나는 지 방 먼곳에 있는 똥통 고등학교를 나왔어


전체 인원 절반 이상이 근처에 있는 전문대에 진학하고


그 남은 나머지도 지잡대에 진학하는게 전부인


서울대는 삼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그런 고등학교였어


학교 다닐때는 아무 생각없이 학교 끝나면 애들이랑 다같이 피시방 가고


당구치고 볼링치면서 살았던 것 같아


첫 수능인2020 수능때도 전날에 피시방 가서 롤했어


결과는 말 안해도 뻔하지


나도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 근처 지 방대 가야 할 점수를 받았어


첫 선택의 기로에 놓였지


남들과 같이 점수에 맞춰 대학가서 시계태엽같은 인생을 살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공부 시작해서 더 나은 인생을 살아볼지


내 선택은 후자였다


의사의 명예와 돈도 너무 탐나는 요인이였어


나도 저들을 닮고 싶고 저들과 같은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


그리하여 난 재수의 길을 택했어


이때는 내가 시대인재라는 학원의 존재를 몰라서


아빠의 추천으로 강남대성 기숙학원 의대관에 들어갔다


겨우 점수에 맞더라


그리하여 시작한 재수


남들과 벌어진 격차를 줄이려고 진짜 열심히 했다


수업도 열심히 듣고 인강도 들으면서 공부하고


그곳엔 심야자습이란게 있어서 일과 10시에 마치면 새벽 1시까지 자습할  수 있게 해주는데


매일매일 빠짐없이 자습하면서 살아갔다


[참고로 이때 겨울에 잠깐 유신선생님 수업 들었다


지금 여기서 다시보니까 정말 세상 좁은게 느껴지더라


이때도 잘한다고 느꼈는데 더 큰 곳에서 보니까 정말 대단했어]


그런데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결국 또 실패했다


어찌어찌 치대 지원했는데 안돼더라


점수공개 봤을때 나랑 수학 한문제 차이 난 사람이 합격한거 보고


정말 한없이 울었던 것 같다


결국 점수 맞춰서 대학 등록했어


하지만 이때도 내 마음속에는 의대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었어


그래서 부모님한테는 이제 그만한다고 대학 다니겠다고 하고 


나 혼자만의 싸움을 시작했다


이때가 한창 코로나가 심할 시기라서 대학이 싹다 비대면 수업이였는데


첫수업 들어보고 난 도저히 의대가 아닌 대학은 못다닐거 같아서


바로 다음부터 싹다 수강취소하고 학고반수 시작했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내 친구들의 연락도 모두 무시한채로


하루하루 외로운 싸움을 했다


부모님한테 전화오면 학교 잘 다니고 있다고 하고


집은 거의 가지도 않고


자취방에서 혼자 스탠드키고 공부했던 것 같아


이때 처음 대치동에대한 정보를 많이 얻어서


현강도 등록해서 다녀보고 했어


평일에는 진짜 마음을 다잡고 공부만 하고


주말에는 버스타고 대치동가서 현강들었다


강대k도 풀고 서바이벌도 풀면서 정신없이 살았지


처음으로 사설에서 100점이라는 점수도 맞아보고


거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더 잘하고 싶었어


조금만 더 열심히하자 조금만 더 잘하자


이런 생각으로 나를 더 불태웠던 것 같아


이때가 진짜 주변사람들 아무도 모르고 혼자서 준비할 때라


스트레스도 엄청 심하고 가족들한테 짜증도 엄청 부린거 같다


심지어 탈모까지 얻어서 정말 힘들었어



이 글을 쓰고 있다는걸 보면 알겠지만


결국 시험장에서 언매에 20분 쓰고 헤겔 맞딱뜨렸을때는


심장 쿵쾅쿵쾅 뛰는게 귀에 들리고 손도 떨리더라


어찌어찌 넘기고 브레턴 지문 봤을때는


그냥 정신 놓은것 같다


그래서 국어는 결국 1등급은 못받고 1컷보다 2점정도 낮은점수 받았다


수학도 다맞은줄 알았는데 29번 계산실수 해서 96받고


그래도 겨우 수학으로 연세대 공대는 되더라


지 방대에서 시작해서 서성한 그리고 꿈꿔보지 못한 연세대까지


사람 욕심이란게 자꾸 오르는걸 보니까 멈출 수가 없더라


주식이랑 코인하는 사람들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해서 부모님 몰래 학교 안다니고 공부했던거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울면서 진짜 한번만 더 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한번 더하면 진짜 될 것 같다고 이제는 다르다고 하면서


이미 우리누나는 입시 마치고 유학까지 갔다와서


남은 자식은 나 하나라 부모님이 정말 열심히 지원해 주셨다


나도 그거에 보답하려고 했고


그리하여 내 사수가 시작됐어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어서 사수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바로 공부 시작했어


겨울방학에 현강 개강하는 첫 수업때부터 바로 등록해서 다녔지


이때가 아마 크리스마스 이브였을 거야


지금도 이때의 대치동 느낌이 기억난다


겨울 첫 개강하니까 나도 여기에서 학교다니는 고3이 된 느낌이였어


새로운 마음가짐과 설렘을 가지고 열심히 수업듣고 공부했었어


그리고 시대인재 재종 처음 개강할때부터 바로 등록해서 다녔어


재종같은 시스탬은 재수 이후로 오랜만이라 새로운 공부환경에서 적응하며


내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왔던 거 같아


매일매일 12시까지 남아서 공부했고


12시까지 하지 않은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주말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서 공부했어


그렇게 본 첫 6월 평가원 시험


내 인생에서 가장 잘본 시험이였어


수학은 평가원 처음으로 100점이라는걸 받아보고


안되던 국어도 노력하니까 백분위 100까지 나왔어


이때 잘봐서 학원에서도 장학금 줘서


정말 너무 기뻤다


진짜 올해는 이 길고 긴 싸움을 끝낼 수 있을거 같았어


이때도 나는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더 잘하자는 생각 뿐이였다


근데 막상 잠시 주춤하는 시기가 오더라


그래서 9평은 생각만큼 잘보지 못했고 서바이벌 점수도 이때 잠시 주춤했던 것 같아


9평 이후로 내가 뭐가 부족했던 건지 다시 돌이켜봤고


내가 내린 결론은 나를 짓누르는 중압감이였어


한번 시험을 잘보니까 점수에 대한 집착은 심해지고


오히려 내 폼을 떨어지게 하더라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점수에 대한 집착은 미뤄두고


내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이때부터 점수가 미친듯이 잘나왔어


수학서바는 웬만하면 다맞거나 하나 틀리는 정도였고


월례 빌보드도 100등대 초반까지 십주파 빌보드는 10등대 까지도 들어갔었어


자만하지 않고 담담하게 묵묵히 했던거 같아


그리고 어제 수능


긴장이 안되더라


내 실력에 확신이 생겼고 이러한 자신감이 느껴진게 처음이더라


당당하게 수험장 들어갔다


국어도 언매가 약간 아리까리 했지만 독서가 쉬워서 빠르게 쳐내고


확신은 안들지만 그래도 못봤다는 느낌은 안들더라


그런데 믿었던 수학에서 삐끗했다


나는 처음부터 순서대로 다 풀어서


14번 ㄱㄴㄷ는 원래 맨 마지막에 풀고 한바뀌 돌았을때 남은 문제는 15번과 22번 뿐이였어


이때가 아마 11시 25분이였던 거로 기억해


근데 예상외로 15번이랑 22번이 쉽게 안풀리더라


이때부터 갑자기 가슴 쿵쾅거리는게 느껴졌어


그래도 남은 시간은 많으니 할 수 있다 마음속으로 되네이면서 집중했어


그런데도 안풀리니까 정신 나갈 것 같더라


결국 시험이 끝날 때 까지도 풀지 못했어


끝나고 나니까 식은땀이 흘러있더라


몸은 땀에 젖었고 손은 벌벌 떨리고


네번의 수능중에서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든게 처음이였어


나는 여기서 끝이구나 라는게 느껴졌어


결국 나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는게 너무 허망하더라


앞은 하얘지고 밥도 안넘어가서 거의 먹지도 못했어


그치만 거기서 정신 차리자고 두개 틀려도 어디든 갈 수 있을거라고


끝까지 탐구까지 겨우 정신 부여잡고 마쳤어


시험 마치고 나와서 채점하니까


국어 수학이 올해 본 시험중에 가장 낮더라


수학은 못푼 두문제 빼고도 계산실수 때문에 올해 가장 낮은 점수 받았어


처음 내 점수를 봤을때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


난 이게 꿈인가 싶었거든


내가 입력을 잘못했나 홀짝수형 잘못썼나 확인해 봐도 점수는 그대로더라


머리가 하얘졌다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 보니까 정말 말이 입밖으로 안나왔어


내가 못봤다고 미안하다고 하니까 말없이 안아주시더라


어찌어찌 정신부여잡고 택시타고 집와서


정말 한없이 울었어


긴 수험생활 하면서 말을 잘 안하니까 목소리가 잘 안나오게 됐는데


목 쉰소리 내면서 미친듯이 울었어


그렇게 내 사수생활은 끝이났다


나는 삼수때 합격한 연세대 공대


등록 하지도 않았었어


올해 더 잘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거든


근데 올해는 연세대는 쳐다도 볼 수 없고


서성한도 간당간당한 성적이더라


지금 이글 쓰는거


어제 울만큼 울고 이제 겨우 진정돼서 쓰고있어


오늘 하루 밖에 나가서 대치동 거리도 다시 걸어보고 그랬는데


내가 수능을 망해도 세상은 그대로더라


똑같이 친구들과 웃고 얘기하면서 지나가는 아이들


똑같은 거리 똑같은 분위기


단지 바뀐건 내가 수능을 끝낸 것 그 하나였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야


사수까지 오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어


친구는 물론이고 외모 피부 스물 초반 나이에 해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


모든걸 포기하고 수능이라는 목표 하나로만 몇년을 달려왔어


남들과 다른 나를 꿈꾸며 살아왔지만


나도 결국 수능 망한 장수생이더라


나를 사랑하지 못했고 나를 억누르고 나를 매질하면서 여기까지 온게


허탈하고 씁쓸해





올해 난 나의 모든걸 쏟아부었다고 자신할 수 있을만큼 열심히해서


오히려 너무 낮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현실부정하지 않고 받아드렸어


졌지만 잘싸웠다라는 말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앞으로 나는 내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지 고민해 보려고 해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못해왔던 것들


운전면허도 따보고 토익도 한번 봐보고 해보고 싶었던 알바도 해보고


가고 싶은 여행도 가고 다양한 사람도 만나고


대학도 다니면서 떳떳한 내가 되어보려고


남들과의 비교속에서 열등감과 패배의식을 느끼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삶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면서 


내가 정말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다른사람과 비교하면서 상대적 위치속에 나를 두는게 아닌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집중하면서 살아보려고





이왕 쓰는 김에 하고 싶은 말도 쓸게


이 글을 본다면 내가 누군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어서





항상 저녁 늦은시간까지 자습하고 나오면


웃은 얼굴로 항상 맞이해 주셨던 선생님


덕분에 힘들었던 수험생활 버티었던 것 같아요


가족들과 떨어져서 홀로 지내고 있을 때


엄마같이 대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인사는 좋은 결과를 들고 마지막 인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고 싶었지만


결국은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였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큰 가치를 지니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뵙고 말하고 싶었는데


얼굴 보면 울기만 하고 말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저는 단지 스쳐가는 한 사람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지만


저에게 있어서 당신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나도 값진 인연입니다


비록 지금은 여기서 헤어지게 되지만


만약 살면서 다시 마주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제가 먼저 당신을 알아보고 잡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만약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너무나도 고맙단 말 해주고 싶어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내 가족에게 조차도 하지 못한 내 얘기였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험 보고 원하는 결과를 얻은 친구들은 정말 축하해


내가 원래 자존심이 쌔고 이기적이여서 남들이 잘되는 걸 진심으로 기뻐해 준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남의 기쁨을 보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보려고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


그리고 다시 한번 더 하기로 마음먹은 친구들도


자신을 믿고 헤쳐나가길 바래


난 아무리 노력하고 사설에서 좋은 점수 받아도


해마다 가중되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모자란 그릇이였던 것 같아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나봐


너희는 자신을 믿고 꼭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랄게









정말 끝이네요


이로써 저의 긴 수험생활도 끝인 것 같습니다


아직 미련을 다 떨쳐내지 못해서 나중에 대학다니면서 수능을 응시할 지도 모르지만


나를 사랑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글을 잘 못써서 정돈된 글을 쓰지 못했지만


정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 없는 저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이 시대인재 갤러리였습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대학 등록은 꼭 합시다 오르비언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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