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는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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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수능 만점자 구본류님이 쓰신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글이라 시기에 맞게 한 번 올려봅니다.)
불안에는 이유가 없다.
수능을 며칠 앞두고는 아래와 같은 감정이 반드시 느껴집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아래와 같은 현상은 저도 수능 전날에 느낀 현상이니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 수능 잘 봤잖아요.
수능을 망쳤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불안감이 아니다.
나는 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수없이 많은 논리적인 이유들을 찾을 수 있다.
저는 수능 전날 7시쯤 되니
‘나는 이 시험 망했다’는 생각이 가득 머리를 메웠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수험 기간에 게임을 많이 했고,
연계 작품을 다 외우지 못했으며,
독서실에 늦잠을 자서 지각한 횟수가 몇 번이고,
수능특강도 한 번 더 볼 수 있었는데 안 봤으며,
최근에 본 사설모의고사에서 수학 점수를 잘 못 받았고,
9월 평가원 점수가 수능 점수라는데 9월 평가원을 못 봤고...
너무나도 많은 이유가 있었기에
확실하게 망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결국 잘 봤어요.
그때는 나름 일리 있는 이유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의미 없는 걱정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논리적으로 이유가 있어서 이런 감정이 든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역으로 어떤 감정이 생기면
거기에 논리적인 이유를 어떻게든 끼워 맞추는 것입니다.
사실 정말 존재하는 것은
‘수능이 얼마 안 남았음’이라는,
누구나 긴장하는 그 사실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나는 이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불안감에
그럴듯한 설명을 하기 위해
내가 수능을 망쳐야만 하는 이유를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불안한 것입니다.
불안감에 그 이상의 이유를 부여하지 마세요.
우리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허점이 있습니다.
내가 공부를 안 한 부분이나,
내가 공부를 제대로 안 한 날을 대보라고 한다면
사실 100개는 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나고 보면 그 허점들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험 기간은 깁니다.
당연히 후회되는 날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는 더 많은 날들에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의 나를 위해 고통받았던 과거의 나를 위해서라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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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캬
우리의 불완전함을 안아줄 때가 된 것 같아요. 완벽함이란 관념은 어쩌면 허상은 아닐지.. 지금도 끊임없이 불안해하는 순간조차도 없어져야 할게 아니라 그저 끌어안은채로 열심히 살아가는것임을
중꺾마
감사합니다
ㅜㅜㅜ
역시
감정이 반드시 합리적인 이유로 인해 촉발되지는 않긴 한듯요
그 허점을 100개나 댈 메타인지가 있으니까 만점 받은거네
ㅋ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