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양 [1318280]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9-10 22: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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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보는 노베 반수생 절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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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수능 (현역)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가량 공부한 뒤 본 수능



25 수능 (반수)


고등학교 3년 내내 놀다가 운 좋게 지거국에 붙었다.

하지만 나는 꼴에.. 지방이라고 만족하지 못했고 인서울을 꿈꾸게 됐다.

그렇게 시작 된 4개월의 반수계획.

1학년 1학기가 끝나자마자 돈만 내면 다닐 수 있는 지방 변두리 독학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공부를 생전 해본 적이 없는 노베는 4개월만에 정시로 인서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자감이 들었고 처음엔 열심히 했다.

하지만.. 평생을 노베로 살았던 내가 처음부터 제대로 된 노선을 잡고 계획적으로 수능 공부를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수능의 벽은 상상 이상으로 견고했고

4개월밖에 없다는 생각에 뭐든 빠르게 훑고지나갔고, 남는건 없었다.

무엇보다 전혀 오를 생각이 없는 수학..

오를 생각이 없는 성적에 나는 점점 나태해져갔다.

감독선생님한테 들키지 않고 자는 법을 터득할정도..

이러면 안된다고 되잡지만 길어야 일주일.

나중가서는 1년 더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버렸다.

하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나마 자신있던 국어..

실모, 9모에서 국어는 항상 1-2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것이 독이 되었던 것 같다.

국어만이 인서울에 걸맞은 점수가 나오니 국어를 할 때에만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은 착각을 받았고,  다른 과목을 하다가도 집중이 안 될 때마다 국어 공부를 해버렸다.

모든 과목을 못했던 나는 국어가 어느정도 올랐으니 다른 과목에 더 투자를 했어야했는데.. 완전히 반대로 해버린 것이다.

4개월은 꽤나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대망의 수능 전 날, 그나마 자신있던 국어(어쩌다 한 번 1등급 나오는 수준이었지만), 기출은 커녕 인강 강사만 계속 바꾸다가 개념도 빵꾸난 수학, 절평이라고 우습게 봤다가 결국 단어만 외운 영어, 그나마 실모에서 3등급이 나오던 생명, 개념만 겨우 1회독 한 지구...

한심해보이는거 안다... 내가 봐도 한심하니..

수능 결과는 뻔했다.

1교시 국어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해버렸고, 대차게 망했다. 그나마 제일 자신있던 국어가 망했다는 생각에 나머지 과목들도 줄줄이 소세지처럼 전부 망쳐버렸다.

최상의 컨디션이었어도 성적이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않다만..

그렇게 4개월간의 반수가 끝났다.

암울했던 가채점이 끝나고 확신했다.

' 아.. 이건 전적대도 못 갈 성적이구나.. '

그 뒤로 몇개월간 정시 접수도 하는둥 마는둥

수능 자체를 회피했다.

뉴스 기사에, 차 안의 라디오에, 어디서든 수능 얘기만 나오면 전부 회피해버렸다.

제 멋대로 결심했던 삼수는 부모님의 반대로 생각도 못하게 됐고, 그렇게 몇개월을 폐인처럼 살았다.

까지가 얼마전까지의 일.

지금은 복학도 했고 나름 잘 지내는 중이다.

인서울의 꿈을 아예 저버리진 못했지만, 4개월간 뼈저리게 느꼈던 내 정신머리로는 또 한 번의 수능이 시간만 버리는 길이라는 걸 알기에.. 놓아주려고 노력중이다.

과제하다가 우연히 수능 성적표를 발견해서 두서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냥 성공한 케이스의 글만 찾아보지말고!! 나처럼 실패한 케이스도 보면서 반수에 대해 더 이성적으로 고민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이미 9월이지만..^^) 올려본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나에 대한 쓴 말도 달게 받겠다..


다들 남은 기간동안 화이팅해서 원하는 결과 쟁취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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