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는 아름답다의 '아름'은 '나'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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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즈음에 정형돈 쇼츠로 한창 떴던 영상인데 사실 어원적으로 많이 제시된 설이긴 하나 다른 설명이 더 합리적입니다.
'아름답다'의 '아름'은 유창돈(1971)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알-(선하다, 좋다)’라는 용언에서 파생된 명사 ‘아ᄅᆞᆷ’으로 이 ‘아ᄅᆞᆷ’과 형용 파생 접미사 ‘-답-’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말로 보는 게 적절합니다. *은 문증되진(기록되진) 않지만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형태를 나타낼 때 씁니다.
물론 '아름답다'의 옛말 '아ᄅᆞᆷ답다'의 '아ᄅᆞᆷ'의 성조와 '아ᄅᆞᆷ(사사로움)'의 성조가 LH(평성+거성)으로 일치하지만 의미적으로 연관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아리땁다'를 생각할 수 있는데, '아리땁다'의 옛말은 '아ᄅᆞᆺ답다'로 이 역시 '-답-'이 보입니다. 의미는 아리땁다와 아름답다는 같다고 볼 수 있고 또 '아ㄹ'이 보이므로 '아ᄅᆞᆺ'과 '아ᄅᆞᆷ'은 동원어 즉 뿌리가 같은 말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어근 '*알-'을 떼어낼 수 있고 중세국어에 존재했던 접미사 '-ᄋᆞᆷ'과 생산적이진 않았지만 몇몇 단어(노릇<놀-+-ᄋᆞᆺ)에서 보이는 '-ᄋᆞᆺ'을 생각하면 '좋다'나 '예쁘다' 정도를 뜻했을 '*알다'라는 용언을 재구할 수 있는 것이죠
또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광주판 천자문에 良를 '알 량'이라고 풀이해 놨는데 이는 동사 '*아다' 또는'*알다'의 관형사형을 나타냈을 것입니다. 의미는 '어질다' 또는 '착하다' 정도였겠죠. 그렇다면 '*알-'의 근거가 생기는 셈입니다.
즉 '아름답다'의 '아름'은 '나'나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 '좋은 것', '착한 것'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사전에서 '아름답다'를 보면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와 같이 미적인 요소와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한 데가 있다'와 같은 성격적인 요소를 모두 풀이한다는 점이 참고됩니다.
참고로 신라의 향가 모죽지랑가에는 '阿冬音 乃叱好支賜烏隱'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아름다움 나타내신" 정도로 해석됩니다. '阿冬音'에서 '阿'는 '아'를 '冬'은 'ᄃᆞᆯ'을, '音'은 -ㅁ이라는 말음 첨기를 나타낸 것으로 흔히 여겨지기에 '*아ᄃᆞᄅᆞᆷ'이나 '아ᄃᆞᆷ'으로 재구할 수 있습니다. ㄷ>ㄹ의 약화를 거쳐 '아ᄅᆞᆷ'이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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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는 아름답다가 뭐지
아오
아름답지 않다는 뜻이군 완벽하게 이해했다(이해 못 함)
너는 민지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느냐?
당근빳따죠
님 혹시 제 국어모의고사 언어와매체 중 언어부분 출제 도와주실수 있나요
검토 같은 거면 가능. 출제는 제가 문항 제작 머리가 없어서... 혜윰모도 미리 풀어보고 검토 비스무리한 거 하기도 합니다
헷갈리시거나 뭐 애매한? 그런 거 있으면 항상 대답할 준비는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