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국어 [1387814]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5-04-29 07: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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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과목 선지를 풀어내는 새로운 관점(국어, 과탐, 사탐,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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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칼럼은 전 과목 선지를 풀어내는 새로운 관점(Feat. 선지 판단 3원칙)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국어를 가르치면서 전 과목이라니..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고등 입시를 거치고 이 업계에서 수년간 일해오면서 


셀 수 없는 인강, 오르비 칼럼, 유튜브 강의 등 다양한 공부법과 선지 분석을 접해온 경험에서 비롯된 문제의식입니다.


많은 강사들과 책들은 선지의 '내용'을 잘 찾아주고, 선지가 지문 어디에 대응하는지만 짚어줍니다. 


그러나 정작 "선지 자체의 구성과 형성 원리"를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왜이리 해설은 다들 잘하면서.


선지 내용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찾으면서.


왜 선지 자체에 대한 이해를 가르쳐주시지 않나 싶습니다.


선지의 구성을 이해하면 훨씬 일관되고 정확한 선지 풀이가 가능해집니다.


흔히 알려진 수식어에 집중하라, 인과 관계에 주목하라, 부사어에 주목하라 같은 방법론들은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기술일 뿐, 선지 전체를 꿰뚫는 본질적 접근은 아닙니다.


오늘 이 칼럼에서는 그 파편들을 묶어내어 단순하고 일관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방법은 국어뿐 아니라 사탐, 과탐, 영어 선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근본적 원리입니다.


지금 말씀드릴 내용은 문항 출제에서 사용되는 원리이며 이와 비슷한 선지 구성을 채택하고 있는 모든 시험에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명제 논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쉽게도 수학은 명제 논리 기반의 선지를 채택하지 않으므로 제외합니다.


우선 국어 선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래 선지를 읽고 풀어내실 때 어떻게 푸시는 편인가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지를 통째로 읽거나, 중간에 끊어서 읽습니다. 


여러 학생을 봐온 바로는 끊어서 읽는 학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끊어서 풀라고 가르치고 있고요.


근데 선지를 왜 끊고. 어디서 끊는지. 생각은 해보셨나요?


저는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선지를 끊어보겠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나눴을지 생각해보세요.


초록색 부분(앞부분)과 붉은색 부분(뒷부분)의 차이를 아시겠나요?


아마 고능하신 분들은 원래부터 무의식으로 처리하셨던 부분이실 겁니다.


앞부분은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자체로 사실(Fact)입니다.


반면 뒷부분은 '~이다.', '~가 아니다.'와 같이 평가하거나 추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선지는 기본적으로


▶ 앞부분: 사실판단부 (Fact) ▶ 뒷부분: 추론판단부 (Inference)


이렇게 구성됩니다.



그리고 이 사실과 추론이 '호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선지 판단의 기본 구성입니다.


이같은 구성이 일관적으로 나타나는지 다른 문항에서도 확인해보겠습니다.

 


일관적으로 그런 선지 구성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비문학, 문학 가리지 않고요.


이런 표지는 평가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가, ~것은, ~점에서, ~려면, ~바탕으로, ~해서, ~도록, ~우면, ~마다, ~했으므로 등과 같은 표현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표지들은 앞과 뒤를 의도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삽입된 것입니다.

특히, 보기 문항이나 문학 문항에서는 인위적으로 컴마(,)를 넣어 판단부를 나누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지가 명제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선지가 어떤 명제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어떤 판단 양식에 따라 선지를 검토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구조를 의식하지 않고,
그저 무비판적으로 선지를 읽기만 합니다.


그러니 선지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선지를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지문과 선지를 왔다 갔다 반복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지문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했겠죠.


당연히, 그 과정에서 시간 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였고, 

수능 전과목과 여러 전문 시험들의 선지를 뜯어보며 어떤 구성적 공통점이 있는지 발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선지는 어떻게 유형화할 수 있을까요?


수능형 선지는 모두 사실판단이나 추론판단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수능형 선지는 다음 3가지 유형 중 하나로 귀결됩니다.


사실 + 사실 (FF 구성)

사실 + 추론 (FI 구성)

추론 + 사실 (IF 구성)




추론 + 추론 (II 구성)은 명제 논리상 가능한 형태지만, 실제 수능 선지로는 출제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합니다.


이런 조합은 수능형 시험에 출제될 수 있는 객관식 선지 구성의 유일한 해이며 

그 이상으로 출제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명제 논리를 따르는 선지 형식에 한합니다. 그림 등은 제외입니다.)


즉, 선지는 아래와 같은 구성요소로 조합됩니다.


구분내용특징
사실판단부지문의 사실을 진술하거나 조건을 제시하는 부분팩트 체크 대상
추론판단부사실을 해석·평가·예측하는 부분추론 타당성 체크 대상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실(Fact)판단부란? 


지문에 명시된 정보를 그대로 진술하거나, 지문에 기반하여 사실 관계를 설정하는 부분입니다.

독자는 별도의 해석 없이 지문과의 일치 여부만 판단하면 됩니다.


예시) "글을 다시 읽을 때를 대비해서" → 단순한 사실 상황 제시. 평가나 해석이 필요 없다.


추론(Inference)판단부란? 


사실에 근거하여 해석, 평가, 예측을 하는 부분입니다.

독자가 논리적 사고를 통해 타당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예시) "당시 갑산 백성들이 겪었음 직한 고통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군." → 사실적으로 고통을 보여주는지 판단해야 한다.


그러면 선지 판단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선지 판단 3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3원칙을 통해 

선지의 출제자가 유도했던 문항의 답이나 오답의 구성을 

쉽고 체계적으로 분석해낼 수 있습니다.


전건과 후건의 판단부를 명확히 나누어본다면, 

출제자의 의도가 어떻게 작용했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FI구성(사실판단부 + 추론판단부)의 선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선지는 전건과 후건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 부분을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검토합니다. 


1원칙: 전건의 개별판단부 검토 (전건 판단)

선지의 앞부분이 지문에 제시된 사실과 일치하는지 팩트 체크를 합니다. 

만약 앞부분의 사실 정보가 틀렸다면, 이는 1원칙을 어긴 것으로,
 출제자가 전건에서 오답을 유도한 선지입니다.


2원칙: 후건의 개별판단부 검토 (후건 판단)

선지의 뒷부분, 즉 해석이나 평가가 자체적으로 논리적 타당성을 지니는지 검토합니다. 

만약 뒷부분에 논리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는 2원칙을 어긴 것으로,

출제자가 후건에서 오답을 유도한 선지입니다. 


3원칙: 개별판단부의 호응성 확인 (호응 판단)

전건과 후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논리적 단절이나 비약이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만약 호응부에서 논리적 단절이나 비약 등의 오류가 나타난다면, 이는 3원칙을 어긴 것으로,

출제자가 호응 부분에서 오답을 유도한 선지입니다. 



만일 FF구성의 선지라 전건과 후건이 모두 사실판단부였다면,

사실판단부를 검토한 이후에 두 판단의 호응만 살피면 되었겠죠.

(특히 FF구성은 호응을 살피는게 중요합니다.)


모든 선지는 위와 같은 구성을 따라 만들어지며 

출제자의 입장에서도 선지를 틀리게 만들기 위해 손댈 수 있는 부분은

전건, 후건, 그리고 둘 사이의 호응성 — 이 세 가지뿐입니다. 


바로 여기서
명확한 출제 논리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특히 좋은 문제를 출제하는 평가원은 항상 이 원리에 따라 선지를 설계합니다.)


따라서 학생이 문제를 풀어낼 때도,
선지를 검토해야 하는 부분은 결국 전건, 후건, 호응
오직 이 세 가지로 명확히 한정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II구성(추론+추론)가 실전에서는 없는 이유도 여기서 확인됩니다.


'A가 옳다면 B도 옳다' 같은 표현은 겉으로는 추론+추론 구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험에서는 'A가 옳다'는 것을 수험생이 추론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사실(가정된 조건)으로 받아들이게 설계합니다.


즉, 'A가 옳다면'은 사실판단부로 간주하고, 그 이후 'B' 부분에서 추론판단을 합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FI 구성입니다.


이런 이유로 II구성은 실전 수능에서 사실상 출제되지 않습니다.


시험에서는 'A가 옳다면'이라는 추론판단을 추론하라고 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 정보 그 자체로 받아들여 뒷 부분의 추론 판단과 비교하면서 평가하라는 취지로 출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앞의 13번 문제와도 같습니다.

이 문제가 (가)이 ㄱ이 입력되는 걸 추론하라고 하는 문항은 아니죠.


저런 '가정'이나 '추론' 그 자체를 사실정보로 간주하여, 사실판단부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런 선지는 FI구성의 것이죠.


그럼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사실정보가 담긴 사실판단부는 판단을 할 필요가 없나요?


아예 지나가고 다른 판단부만 봐도 무방한가요?


그건 아닙니다. 사실판단부는 말 그대로, Fact체크를 해야합니다.


8번의 전건판단부를 보면 사실판단 자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이는 지문에서 직접 찾아서 볼 수 있죠. 


한성순보가 서양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데 취지가 있는지.


개화당의 개화의 지향점은 통치 방식의 변화가 맞는지 처럼요.


즉, 팩트체크는 지문과의 비교대조입니다.


서치, 크로스체크 등등 많은 단어로 불리고 있죠.


이것이 바로 사실판단입니다.


따라서 사실판단부는 팩트인 사실 그 자체와 팩트체크가 필요한 사실정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으면 왜 보기형 문제가 어려운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보기형 문제는 추론판단부에서 변별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뒷부분의 추론판단부는 <보기>의 내용의 추론이 타당한지 봐야하며, 동시에 사실판단부와 호응하는지 봐야해서 그렇습니다.


문학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해당 문항의 1번은 팩트 체크를 해야할까요?


네. 다른 권유를 했는지 확인해야겠죠.


그럼 2번은요?


언급된 내용과 부조리를 해결하자는 입장이 맞는지 확인해야겠죠.

(실제 수능에서 2번 선지가 답으로 출제되었습니다. 2번의 전건인 사실판단부를 틀리게 설계한 문항입니다. 문학은 주로 추론판단이나 호응판단이 틀리게 만드는 출제 방식을 주로 사용하시는데, 독특한 문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선지가 구성됩니다.


다음으로 과탐에서도 똑같이 선지의 구성이 이루어지나 봅시다.

이제 해당 문항도 선지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이시나요?


                                                           


우리의 생각이나 추론을 요구하는 FI나 IF구성 아닙니다.


전부 FF죠.


F와 F사이의 호응을 살펴보는 문항으로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렇기에 과학은 모호함이 덜하고, 계산과 암기만으로도 깔끔한 답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과학은 대체의 문항이 한 선지를 이루는 두 개의 판단부에서 


개별의 판단부 그 자체를 논한다기보단 두 판단부의 호응에 대해서 묻는 경향성이 짙습니다.


이것이 과학은 FF구성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죠.

(그렇다고 과탐에서 아예 추론판단이 출제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를 보면 알겠지만, 비교적 FF구성은 사실을 다루기 때문에 선지가 짧습니다.


비교적 추론해야하는 FI구보단 짧죠.


그럼 이번엔 사탐을 봐보겠습니다.

위와 같은 형식의 FI구성 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추론부와 호응부의 판단이 중요하겠죠.


이 중에서 좀 독특한 것은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입니다.


아래는 동아시아사의 예시입니다.

전부 다 사실 정보를 따지는 '대사는'+'~하였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FF구성의 선지들로만 구성되었습니다.


확실히 FF구성이라서 그런지 다른 사탐에 비해서 선지 구성이 짧고 간결합니다.


다만, 암기가 정말 중요하겠죠.


여기서 새로운 질문이 하나 해소됩니다.


FF, IF, FI 구성 말고, 단일 명제 구조는 없느냐? 는 것이죠.


네,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문제나 제시문, 지문 등에서 엮이게 됩니다.


동아시아사 7번 문항도 겉보기에는 


"왕오천축국전을 집필하였다."처럼 단일 명제 구조로 보이지만,


결국 밑줄 친 '대사'에 대한 설명이므로


모든 선지는


"대사는 왕오천축국전을 집필하였다."

(대사는 ~하였다.)


같은 F+F의 FF구성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어를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영어에서도 기본적으로 FI구성, 즉 사실판단부와 추론판단부로 이루어진 선지 구성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모든 선지 구성은 


저의 저번 칼럼에서 소개드린 '개념의 위계'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칼럼] 요약, 재진술 잘하려면? 분해부터 해야 합니다.


저번 칼럼 내용을 살짝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개념의 범주와, 개념이 가진 속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의 위계를 선지로 구체화한다면 아래처럼 만들어집니다.


경_마식 보도는 지지율 변화와 득표율 예측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선거방송이다.


이게 바로 선지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션티쌤이 말씀하시는 ABPS체계.


즉 수평적 위계에서의 대립 구도, 수직적 위계에서의 문제 해결 구도 역시,
결국 사실과 추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호응 관계 속에서
개념과 속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직결됩니다.


이 점에서 사실판단과 추론판단의 구성적 연계는 매우 본질적이며,
선지를 해석하고 문제를 풀어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선지의 근본적인 구성 자체와 그 특성에 대해서 이해하면


어떤 선지를 어떻게 풀어야할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됩니다.


앞으로는 선지를 풀어낼 때 단순한 감이나 경험에 의거해서 풀어내지 마시고,


선지가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 그 구성 자체에 대해서 생각하며 풀어보세요.


이렇게 선지 출제의 근본적 원리를 이해하면 추론판단부와 호응판단부가 중요한 국어와 사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과학은 큰 이익이 없습니다..ㅜ)


사실 과학 문제는 대개 FF구성(사실-사실 연결)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구조적 추론보다는 단순한 암기와 계산, 사실관계 체크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가 쉽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국어와 사탐은 다릅니다. 이 두 과목은 단순한 정보 확인이 아니라, 선지 내부 구성을 꿰뚫고 논리적 연결성을 검토해야만 제대로 정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지 구성의 이해가 더욱 중요합니다.


국어에서는 글의 논리 전개를 이해하고, 세부 내용과 전반 흐름 사이의 맥락적 호응을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비문학 지문은 명제 논리처럼 "앞(전건)과 뒤(후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읽어야 정답을 빠르게 잡아낼 수 있습니다. 


사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사회탐구 과목은 용어를 통한 개념 연결이나 법칙의 적용을 묻는 문항에서 선지의 추론판단부가 가장 핵심적인 변별력을 가집니다.


이때 선지의 구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단순히 감에 의존해 읽거나 전체 문장을 통째로 읽고 막연히 '느낌'으로 정답을 고르게 됩니다. 


그러나 선지의 구성을 이해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선지를 읽을 때 자동적으로 전건과 후건을 구분하고, 전건은 사실 체크, 후건은 논리적 추론 여부를 빠르게 검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둘의 호응성(자연스러운 연결 여부)을 점검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훈련해야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선지를 보는 순간 "여기서 끊고", "여긴 사실, 여긴 추론", "전건이 틀렸네", "후건에서 논리 비약이 있네" 같은 판단이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이것이 바로 고득점자의 사고입니다.


선지 판단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바꿔줍니다. 선지의 구성을 읽을 줄 알게 되면, 문제를 푸는 속도는 빨라지고, 무엇보다도 오답에 대한 자기 확신이 명확해집니다. "내가 왜 이 선지를 골랐는지", "왜 이 선지가 틀렸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고 체계를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선지에서 무엇이 틀렸는지를 명확히 알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실전 시간 단축을 위한 전략일 뿐이며, 실제로 모든 선지는 왜 정답이고 왜 오답인지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출제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연습할 때는 당연하게 모든 선지에 대해서 풀어낼 수 있어야 하고요.


다만, 이 과정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이라면 막연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선지 구성을 이해한다고 해도, 실제 문제 풀이에 바로 적용하는 감각을 키우려면 구체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루에 10문제씩 선지를 끊어 읽고, 전건과 후건을 분리하여 풀어보는 것."
이를 3일 주기로 반복하는 것입니다.


혹은 실모나 기출을 풀고나서 분석할 때 적용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꾸준히 반복하면 끊는 위치, 사실과 추론의 구분, 호응성 점검이 자연스러운 사고 흐름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선지의 구성을 파악하는 연습은 단순히 문제 풀이 스킬을 넘어,
"어떤 문장이 어떤 논리적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꿰뚫는 사고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쌓아가신다면 수능날에 배신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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