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윤 윤사 재밌다고 철학과 오는 것이 맞는가 - 눈덩이의 중간고사 준비 서양근대철학 데카르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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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의 뇌피셜과 드립이 난무하는 글입니다. 설명을 위해서라면 교육 과정의 선타기가 아니라 선에서 멀리뛰기를 시전하는 필자이니 이점 유의 바랍니다. 아 오늘은 학부생 중간글이니 수험생들은 나가셔도 좋습니다. 와 시험 보기 싫다. 반박시 여러분의 의견이 맞습니다. 근데 이걸 왜 반박해요? 생각해보니까 반박할 수도 있지 예민하시네요 휴먼.
*필자가 재미있는 글을 추구하다 보니 맞춤법 실수가 잦습니다. 사실 그냥 능지가 모자란 것이니 넓은 아량을 베풀어 양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예 여러분 반갑습니다. 눈덩이 아카이브의 눈덩이입니다.
진짜 큰거 오기 전에 살짝 작은거 왔습니다. 근데 이거 좀 어지럽습니다. 윤리 과목에서 데카르트는 그리 어려운 사상가는 아닙니다. 근데 그건 데카르트가 전력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지 데카르트가 쉬운 사람이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같이 보시면 알 것 같습니다.
호오? 데카르트의 전투력이 530000?
시작하기 앞서 데카르트의 질문은 무엇이었을까요? 확실히 알 수 있는 진리가 무엇인가? 그것도 중요한 질문이지만 데카르트는 사실 방법이 먼저입니다. ‘참된 제1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그걸 찾아가는 방법부터 분명히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즉 데카르트의 질문은 인식론과 일맥상통합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가라는 의문들이 찾아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데카르트는 이성(bon seus)을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주장합니다. 계시는 사제들처럼 특수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진리 획득 방식이지만 데카르트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리의 길이 열려 있다고 믿고 싶었고 믿었기에 인간들이라면 모두 가지는 일반적인 인식능력인 이성에 집중합니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인식능력을 인식 대상에 따라 나눕니다. 인간의 인식능력은 이성/기억/상상력/감각 4가지로 구성되며 비물질적인 것을 인식하는 것은 오로지 이성만 가능합니다. 또한 물질적인 것을 인식할 때도 이성 없이 나머지 보조적 수단으로서 인식능력(상상력/기억/감각)이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참고로 비물질적인 인식을 담당하는 이성을 순수 지성 물질적 인식을 담당하는 이성을 심성이라고 부릅니다.
확실한 진리를 찾고자 했던 데카르트가 이러한 인식 방법을 주장하는 이유는 3단 논법이 너무 고평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3단 논법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없습니다. 3단 논법의 강점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다른 표현으로 바꿔 전달 가능하다는 것이지 새로운 지식 창출의 가능성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부 사물에 대한 인식을 주장하는 선행 과제가 필수 적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인식 능력은 신체 기관에 따라 담당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인식 능력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또한 데카르트는 이러한 인식능력의 존재는 후에 나올 방법적 회의 결과로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인식 작용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말하는데 필자가 보기엔 순환 논증의 오류를 범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데카르트의 인식론은 이전 글에서 다룬 형이상학과 결부하여 결국 수학을 통해 자연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환원됩니다. 왜냐하면 데카르트 역시 세계의 목적을 알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적 견해에 따르면 사물들은 종류마다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대상들은 다른 방법으로 탐구해야합니다. 실제로 이 견해는 오랫동안 인정되어 왔고 데카르트의 시기에도 우세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론을 받아들이면 수학과 자연학이라는 다른 대상을 다루는 학문을 하나로 통합하여 세상을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렇기에 데카르트는 모든 학문의 근원이 동일하다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모든 학문은 순서와 척도의 학문이며 정신의 ‘단일성’을 통해 동일한 ‘방법’으로 학문을 인식하기 때문에 결국 학문이 다루는 대상은 모두 같다는 것입니다.
학문이 다루는 대상들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데카르트는 성질 구분과 표상 이론을 도입합니다. 표상은 인간이 외부세계를 마음속에 그려낸 방식으로 결국 외부 세계가 우리 안에 나타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대상이 가지는 성질은 수학적으로 표현한 가능한 길이,넓이등의 객관적 성질인 1성질과 신체에 인식되면서 발생하는 주관적인 표상을 2성질이라고 부릅니다. 대상의 성질을 이런식으로 정리하므로써 우리는 자연학을 숫자로 표현하는 양적인 학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데카르트의 한계를 지적해봅시다. 데카르트는 자연과학을 수적인 대상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수학과 같은 학문의 지위를 부여했지만 과학적 탐구의 방법으로 가설-연역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관찰을 통해 많은량의 데이터를 쌓고 이 과정을 반복하여 불변한 신의 법칙과 비교하여 정당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입니다. 근데 이게 귀납이랑 뭐가 다릅니까? 정당성 확보 과정에서 연역을 쓰기는 할테지만 결국 이는 귀납을 통해 정보를 얻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습니다. 책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데카르트의 자연과학이 수학적 확실성을 가진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심지어 데카르트가 진심으로 확실성을 부여했는지도 의심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데카르트 입장에서 자연과학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신의 불변성으로부터 물리 법칙을 도출할 수 있는가?
② 법칙들을 통해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가?
저희가 지적해야 할 것은 위는 필연성의 차원이고 아래는 자연과학의 차원이기 때문에 실제로 ①을 성공한다 해도 우리는 필연적 질서와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 것이지 신이 창조한 초기 조건을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칙을 알아도 ②에 해당하는 과제는 수행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데카르트의 인식론의 토대가 되는 방법론과 그에 대한 한계들의 정리입니다.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은 우리가 아는 그 질문입니다. ‘확실히 알 수 있는 지식은 무엇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영혼과 자아 -> 신 -> 사물의 존재를 증명하는 순서로 ‘존재’를 증명합니다.
우선 자아는 어떤 물리적인 요소로도 설명할 수 없는 순수한 물질로서 ‘사유’를 본성으로 가집니다. 물리적 사물은 공간을 ‘연장’하는 것을 본성으로 가집니다. 신은 영혼과 자연 세계의 존재론적 기원입니다. 신은 가장 완전한 존재자이며 무한한 권능의 표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데카르트의 제1원리 증명 과정>
오직 이성만이 비물질적인 것(형이상학적인 것)에 대한 사고가 가능
감각적인 지식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
방법론적 회의 -> 합리적 숙고 -> 반례(꿈의 가설/ 악령의 가설)들을 지속적으로 숙고
-> 코귀토 명제(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인정
*꿈의 가설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감각 경험이 실제가 아니라 꿈일 수도 있다는 가설 -> 그러한 꿈에서 조차 생각하는 ‘나’는 존재함
간단하게 추린다면 이정도일 것 같습니다. 데카르트의 신 증명은 사실 문제가 있습니다. 지속적 숙고 과정에서 오류를 저지르는데 이번 시험 범위는 아니니 넘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데카르트가 설정하고 있는 이원론에 관한 것입니다. 정신과 물질을 병립시키는 것이 타당한가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를테면 정신은 ‘사유’를 본질로 신체는 ‘연장’을 본질로 한다면 둘은 상호작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정신은 비물질 신체는 물질이니까요. 데카르트가 가장 비판 지점 중 하나가 이부분입니다. 데카르트는 ‘송과선’이라는 뇌의 기관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뇌의 기관이라면 물질이고 물질과 비물질이 상호 작용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스피노자와 유기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공부하던 중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근대 철학 이전에는 세상을 설명하는 것은 신이면 충분했습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신이 정해 놓은 섭리에 의함이었고 모든 사물들은 신이 정해 놓은 목적을 향해가는 목적론적 세계관이 보편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과학 혁명 이후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중력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인간들은 이제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로 이루어진 세계를 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물질의 세계 즉 기계론적 자연관이 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전통적으로 실체란 변화하는 양상 이면에 존재하는 불변한 요소로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것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그리고 실체의 역할은 신이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각 사물들의 목적을 물리법칙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실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해졌습니다. 데카르트는 물질(물리학) / 정신(이성) / 신(무한 실체)이라는 3가지 실체를 인정하면서 신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정신이 물질을 독자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피노자의 이론은 데카르트의 이론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후속에 계속될지도?)
철학과 체험은 어떠셨나요 여러분? 솔직히 스피노자가 더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스피노자는 독특한 방식으로 물질과 비물질의 상호작용 문제를 해결합니다. 솔직히 데카르트도 더 다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험은 여기까지 알면 충분할 것 같아서 일단 멈췄습니다. 지금 제가 적는 수준도 그렇게 높은 수준의 고찰은 아니긴 합니다. 제목 그대로 생윤 윤사가 재밌다고 철학과 오는 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로스쿨 가고 싶어서 철학과 오는 것이라면 그건 괜찮습니다. 리트 시험 출제자들중 분석 철학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쨌든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눈덩이 아카이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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