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칸트는 햄보칼 수 업는가 - 생윤/윤사 특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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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의 뇌피셜과 드립이 난무하는 글입니다. 설명을 위해서라면 교육 과정의 선타기가 아니라 선에서 멀리뛰기를 시전하는 필자이니 이점 유의 바랍니다. 반박시 여러분의 의견이 맞습니다.
*필자가 재미있는 글을 추구하다 보니 맞춤법 실수가 잦습니다. 사실 그냥 능지가 모자란 것이니 넓은 아량을 베풀어 양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예 여러분 반갑습니다. 눈덩이 아카이브의 눈덩이입니다.

큰 거 왔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작년 윤사 수능 문제 ② 선지를 분석해보는 시도와 함께 [윤리형이상학 정초] 1절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자기 행복의 추구는 직접적 의무는 아니지만 선의지를 증대한다.’
개인적으로 이 선지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수험생의 입장에서 풀 때는 틀린 선지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자기 행복 추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맞는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알고 넘어갈 지점이 있습니다. 제가 전에 왜 생윤은 오개념이 빈번한가라는 글에서 언급했듯 생윤은 각 사상가들의 원전에서 다루는 긴 빌드업을 너무 압축해서 판단하는 근거나 설명하는 방식에 빈 구멍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밀은 자신을 행위 공리주의자라고 칭한적이 없으며 밀의 원전에는 규칙 공리주의의 성격도 꽤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칸트 역시 직접적 의무나 간접적 의무로 의무를 구분한 적이 없습니다. 이는 모두 후대 학자들이 붙여준 분류입니다. 공리주의는 그렇게 심화적인 문제는 출제하지 않으니 그렇다 쳐도 시즌 9999번째 소신 발언을 하자면 칸트는 이런식으로 가르치면 안됩니다. 이런 교육 과정을 만든 교육부를 까는 것이지 특정 강사나 선생님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성충성 ^^7

일단 평가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해당 선지를 틀린 선지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선지가 틀린 선지라고 의심할 수 있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직접적 의무에 해당될 수 없는가?
② 선의지를 증대하는가?
문제는 답지가 없어 평가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①에 있어 많은 해설을 봤는데 제가 본 사람들 중에는 ‘자기 행복의 추구는 직접적 의무는 아니지만’이라는 부분을 틀리다고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또 다시 다르게 봅니다.

시즌 2호 3d로 본다
“자기 자신의 행복을 확보하는 것은 (적어도 간접적으로는) 의무이다. 무릇 많은 걱정거리와 충족되지 못한 필요들에 휩싸여 있는 자기 상태에 대한 만족의 결여는 대단히 큰, 의무 위반의 유혹이 되기 쉬울 것이다. (중략) 만약 행복을 향한 보편적 경향성이 그 의지를 규정하지 않았다면, 즉 만약 건강이라는 것이 그에게 있어 적어도 그렇게 반드시는 이 행복 계산의 한 요소가 아니었다면, 여기서도 다른 모든 경우들과 같이 하나의 법칙이 남는바, 그것은 경향성에서가 아니라 의무에서(로부터) 그의 행복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칸트는 행복 추구가 직접적 의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의지 규정 근거가 경향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행복 추구는 직접적 의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행복은 목적을 실현한 결과로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의무를 지닌다는 점이 드러날 수 있다. 이러한 의무의 근거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구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간성 즉, 그들이 특수한 목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지닌 가치에 있다. 여기서 칸트가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지만 이 논증은 우리 자신의 행복을 향한 간접적 의무뿐 아니라 직접적인 의무도 가능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성이 결국 다른 모든 사람들의 인격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의 인격 안에서도 명백히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원석. "칸트 도덕철학 비판에 대한 체계적 반론." 국내박사학위논문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2021. 서울”
후에 다룰 행복 추구가 선의지를 증대할 수 있는가도 분기점이지만 애초애 행복 추구는 직접적 의무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칸트는 행위의 도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그 행위를 수행하게 만든 의지가 무엇을 통해 구성 되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의지는 자신이 어떤 행위를 이행하도록 하는 원인성이기 때문에 감각을 만족을 추구하는 (자연적인) 경향성과 같은 감성적인 요인(판단력 비판을 위해 남겨논 것입니다. 감성적 요인은 지금은 넘어갑시다.) 이나 도덕법칙을 따르려는 의지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을 합니다. 여기서 도덕성을 만족하는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법칙을 따르려는 의지가 규정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선의지라고 부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아는 ‘선의지는 도덕 판단의 유일한 근거’라는 명제가 나옵니다. 당연히 도덕법칙도 도덕 판단의 근거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어떤 행위를 이행하도록 의도를 가질 때 법칙은 판단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의도는 법칙을 따를지 말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행위자의 의도에 관한 문제에서 도덕 판단의 유일한 근거는 선의지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칸트가 강조하는 ‘의무란 법칙에 대한 존경으로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자 [윤리형이상학 정초] 1절 마무리입니다. 결국 의무는 선의지를 발휘하여 법칙에 따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행복 추구라는 준칙은 그자체로 법칙에 대한 존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의지만이 그 자체로 선한 것이라 함은, 결국 "의무로부터"의, 오로지 의무에서 말미암은 행위만이 "본래적 가치"를 가지며, 의무로부터의 행위란 도덕적 실천 법칙을 그 행위의 표준으로, "의욕의 원리"로 곧 준칙(maxime)으로 삼는 행위를 말한다. "의무란 존경으로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며, 도덕의 가치는, 곧 이런 "의지의 원리" 안에 있다.”
“의무는 법칙에 대한 존경으로부터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다. 내가 뜻하는 행위의 결과로서 객관에 대해 나는 물론 경향성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러나 결코 존경을 가질 수는 없다. 왜냐하면 바로 그 결과는 한낱 하나의 의지의 결과이지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놈의 교육 과정 때문에 이 부분이 의도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날 속인거니 가원가원아
필자가 추정하는 평가원의 의도는 ② 분기점인 선의지 증대로 판단해라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교육 과정은 ‘행복 추구는 간접적 의무인데 직접적 의무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지 직접적 의무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애초에 칸트가 언급하지 않은 ‘간접적 의무’라는 개념을 끼워 넣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의 글대로 행복이 직접적 의무인 경우를 인정해버리면 간접적 의무라는 개념이 사실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얻어가야 할 것은 ‘행복 추구가 직접적 의무는 아니지만 환원될 수는 있다.’일 듯 합니다.
이제 평가원의 변호사가 되어서 ① 분기점을 변호해보겠습니다.

본인이 철학을 공부하고 싶거나 교양을 쌓으려고 제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여기까지 읽으시면 되고 본인이 수험생이라면 여기서부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평가원의 간접적 의무는 자연과 윤리 파트를 살펴보면서 유추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도덕적 의무를 질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의무 외에 다른 존재에 대한 의무는 없다. 물론 동물이 수행한 봉사에 대한 감사는 간접적으로 인간의 의무에 속한다. -21학년도 생윤 6평 15번 제시문”
칸트는 의무의 대상은 오직 인간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떤 행위를 선택하던 그 행위의 근본적인 목적은 인간과 직결됩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칸트 입장에서 의무를 통해 자연적 경향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행위는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물은 그냥 경향성에 따라 살면 되니까요.
“자기 자신의 행복을 확보하는 것은 (적어도 간접적으로는) 의무이다. 무릇 많은 걱정거리와 충족되지 못한 필요들에 휩싸여 있는 자기 상태에 대한 만족의 결여는 대단히 큰, 의무 위반의 유혹이 되기 쉬울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원전 재활용”
즉 교육 과정에서 가르치는 칸트의 간접적 의무는 도덕적(직접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도움을 주는 준칙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의무로 환원되지 않는 의무가 있다. 22학년도 생윤 수능 14번 ㄹ선지”
해당 선지는 칸트 입장에서 틀리다고 출제되었습니다. 즉 모든 의무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의무(도덕적 의무)로 환원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간접적 의무와 직접적 의무는 다른 의무이지만 간접적 의무는 도덕적 의무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이 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간접적 의무의 합의인 듯 합니다. 간접적 의무는 도덕적(직접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도움을 주는 준칙이므로 내용상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를 대상으로 삼을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의무로 환원되므로 내용상 다른 존재를 대상으로 삼아도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의무는 아닌 것이 됩니다. 그렇기에 간접적 의무는 다른 생명체와 관련한 의무로 정리한 듯 합니다.
끝내기 전에 교육 과정을 쉴드로 내리치자면 필자는 간접적 의무와 간접적으로 의무에 속하다는 표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행복 추구가 간접적으로 의무에 속한다는 것과 동물과 관련한 간접적 의무는 사실 다른 상황입니다. 애초에 행복 추구는 인간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적당한 행복 추구는 자체로 도덕적 의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러나 교육 과정은 모두 같은 간접적 의무로 규정을 해버립니다. 그러면 간접적 준칙이라고 해야지 간접적 ‘의무’라는 말을 쓰면 안됩니다. 의무란 법칙에 대한 존경으로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인데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의무요? 의무에 비롯되어서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의무 위반 유혹을 줄이는 일이 도데체 왜 필요합니까? 어차피 그 사람은 옳기 때문에 옳은 것을 선택하는데 경향성은 이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경향성의 영향을 줄이는 간접적 의무요? 말이 안되는 정의가 되어 버립니다. 칸트처럼 간접적 의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항상 도덕적 의무는 아니지만 도덕적 의무로 기능할 수 있는 준칙을 간접적으로는 의무에 속한다고 말하는 것이랑 사실 다른 것입니다. 즉 의무는 간접적 의무와 직접적 의무로 구분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행복 추구는 간접적으로는 의무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다는 것입니다. (수정된 부분은 아니고 이 선지를 보고난 후 든 생각입니다. 이거 연계 문제도 아닌데 문제를 이렇게 내면 수험생이 도데체 어떻게 풀라는 것인지 솔직히 다음편인 선의지 증대도 제대로 설명해준 적도 없으면서 운빨 망겜 시험을 만들었다는 소신 발언입니다. 이 부분의 비판은 우물에 독을 푸는 수준일 수 있겠다는 걱정 들어 줄 그었습니다.)
이것으로 작년 윤사 수능 ② 선지 맛보기와 함께 [윤리형이상학 정초] 1절 분석이 끝났습니다. 다음 글에는 ‘간접적 의무가 선의지를 증대시킬 수 있는가’를 주제로 수능 문제 분석을 이어 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눈덩이 아카이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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