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윤 윤사 재밌다고 철학과 오는 것이 맞는가 - 눈덩이의 중간고사 준비 공리주의 1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898696
*이 글은 필자의 뇌피셜과 드립이 난무하는 글입니다. 설명을 위해서라면 교육 과정의 선타기가 아니라 선에서 멀리뛰기를 시전하는 필자이니 이 점 유의 바랍니다. 참고로 오늘은 교육 과정도 아닙니다 껄껄. 반박시 여러분의 의견이 맞습니다.
*필자가 재미있는 글을 추구하다 보니 맞춤법 실수가 잦습니다. 사실 그냥 능지가 모자란 것이니 넓은 아량을 베풀어 양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예 여러분 반갑습니다. 눈덩이 아카이브의 눈덩이입니다. 생존 신고하러 왔습니다.
자퇴 마렵다
필자 역시 중간 고사 기간에 맞게 고통을 받는 중입니다. 미리 말하는데 오늘 글은 철학과에서 무얼 배우는지 체험을 할 수 있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애들은 가라 이말이야) 오늘 그중 첫 번째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를 다뤄볼 예정입니다. 공리주의를 우리는 뭐 있나 싶은 사상을 보지만 이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와 센즈)
여러번 말 하지만 윤리학이라는 학문은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학문입니다. 공리주의의 목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결국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살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이번 시험의 주인공은 밀이지만 밀의 이해를 위해 벤담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벤담의 경우 당시의 법/정치/경제적 제도는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장애물에 가깝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제도의 방향성을 만들기 위해 ‘도덕과 입법의 원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예상하셨겠지만 공리주의입니다.
공리주의는 크게 2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결과가 좋으면 그게 좋은것이라고 보는 결과주의이고 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좋은것이라는 의미의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를 의미합니다. 내재적 가치를 지니는 것은 결국 쾌락입니다.
또한 벤담은 홉스의 입장을 일부 계승하여 인간은 이기적 동기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심리적 이기주의를 주장합니다. 참고로 밀은 초기에 심리적 이기주의를 받아들이지만 나중에는 포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험적 지식을 부정하는 관념연합주의를 인정합니다.
<벤담의 입장이자 밀이 받아들인 전제>
① 공리의 원리 -> 쾌락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고 쾌락을 극대화하는 행위는 옳음
② 심리적 이기주의 -> 인간은 이기적 동기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경향이 있음
③ 관념연합주의 -> 앎은 경험적 지각에 의해 성립됨 (원래는 더 복잡한데 이것만 기억하면 됨)
근데 밀의 우울증을 격고 ‘지적 위기’를 겪으면서 심리적 이기주의를 포기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빌드업이고 이제 밀의 이론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시작에 앞서 저는 공리주의, 즉히 밀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형이상학적 진리를 부정하고 경험을 중시하며 공리(쾌락)을 추구하는 사상가들이니 당연히 감성을 중시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나 봅니다. 밀이 우울증에 빠지고 지적 위기에 봉착한 것은 자신이 한평생 옳다고 믿었던 공리주의가 공허한 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밀은 홈스쿨링을 받았고 k-교육열은 뺨 싸다구를 휘갈길 수 있는 상상도 못할 수준의 조기 교육을 받았습니다. 9살 때 이미 5개 국어를 마스터하고 열 두 살 때 정치학, 논리학, 경제학에 두각을 보인 천재였습니다. 그런데 두각을 보였다는 말을 반대로 하면 12살 애한테 정치학, 논리학, 경제학을 가르쳤다는 뜻이 됩니다. 쾌락 계산기 였던 벤담의 친구인 제임스 밀(이분도 공리주의자입니다.)은 본인의 아들을 진짜 계산기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현대 사람이라 그런지 저는 삶의 감동, 감성같은 요소들이 질적으로 고등한 쾌락일지는 몰라도 계산은 힘들고 더 크게 쾌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는데 벤담이나 제임스같은 사람들은 똑같이 강도, 지속성, 확실성, 근접성, 다산성, 순수성, 범위등의 잣대로 계산 가능한 똑같은 쾌락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밀은 ‘세상의 행복을 증진하는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고 결국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감정적 공허감으로 우울증에 걸린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밀은 워즈워스의 시를 읽으며 감성적으로 회복하고 우울증을 극복합니다. art of life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인만의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밀은 우울증 이후에도 공리주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성의 중요성을 발견하면서 인간은 이기적 동기에 의해서만 행동한다는 심리적 이기주의를 포기하게 됩니다.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의 원리를 받아 들이되 삶의 기술을 3가지 영역으로 나눠 ‘인간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① Moral (도덕성)
여기서 말하는 도덕은 좁은 의미의 도덕으로 타인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려하는 요소입니다. moral한 행동은 비난이나 칭찬의 대상으로 의무나 책임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② Prudence (실용성, 신중함)
prudence한 행동은 나 자신에게 얼마나 유익한 행동인지에 따라 하는 행동입니다. 이는 도덕적(moral)한 의무는 아니지만 자기 관리 차원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건강을 챙기거나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행위는 prudence한 행위일 것입니다.
③ Aesthetics (미학, 숭고함, 이상)
aesthetic한 행위가 양적 공리주의와 질적 공리주의를 구분하는 가장 큰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양적 공리주의는 3가지 영역을 나눌 필요 없이 공리의 원리에 따르면 그만이라고 할 것이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인간의 감성을 간과하고 ‘인간성’을 저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 밀의 걱정에서 나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aesthetic한 행위는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행동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거든요. 용기 있는 희생이나 품위 있는 태도같은 것이 포함됩니다.
이 세 가지 영역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최대 행복을 위한 상호 보완적인 삶의 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진정한 인간은 타인에 대한 책임,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 이상적 인간으로 나아가려는 고귀함을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밀의 의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글은 밀이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대응하면서 공리주의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다음주까지는 필자의 시험 기간이라 윤리 과목에 겹치는 사상가들은 글로 정리해서 올리기는 할껀데 이거 그냥 시험 공부하는 거라서 학습 자료로 올리지는 않을 예정입니다.(오히려 생활 상담실 아닌가요?) 철학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서 아 저기는 거르면 되겠다라고 깨달으시거나 오 저기가 나의 진리의 빛인가 하면서 낚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말하자면 공리주의 -> 소크라테스 -> 데카르트 -> 스피노자 순으로 제가 공부를 해야 되는데 시험은 봐야 되고 시험 준비는 정말 귀찮군요. 정리해보고 아 이건 진짜 아닌데 싶은 친구들은(높은 확률로 스피노자) 안 올릴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시험의 노예 눈덩이 아카이브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 책 재밌음 2
-
6모 전까지 점진적 듣고 매뉴얼 2단계 가능해여?
-
또선생 조은데 0
열심히 볼 수 있을 거 가틈
-
역시 학원을 다녔어야 한다~
-
제가 이과인데 수능 최저용으로 생윤 사문을 공부했거든요 두 과목 모두 1등급이...
-
단과야 라이브로 하면 된다지만 재종은 그게 안 될 텐데... 아시는 분 있나요
-
공부를 너무 안 함... 긴장감이 안 듦
-
대땅우 2
띵띵땅땅띵
-
음침한 취미 15
혹여나 오르비 닉변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아이민을 메모장에다가 적어놓음
-
3학년은 본격적인 내신을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음 2학년 2학기 까지 간신히 버텼는데 또있음
-
어떤게 더 수능에 근접할까요!?
-
화1 내분-> 1
어떨 때 내분 때려야하는지 몰겠음…
-
서울ㄷㅐ 입시 7
수능 판에 오랜만에 들어와서 궁금한 게 있어 질문 남겨요! 서울대 문과 계열...
-
ㅇ
-
내일까지 못잘생각하니까 자살마렵다
-
지1 기출 0
oz기출을 할까 아니면 칼레이도스코프를 할까요
-
ㅈㄴ 비싼거아니었음??
-
Siuuuuuu 1
중간 끝났다 ㅋㅋㅋ
-
위에는 두구만 보관 가능 아래는 다섯구
-
과탐 게이야... 수학도 수1 2 ㅈㄴ 못해서 같은 양을 풀어도 1학년보다 시간...
-
기적의 논리 7
지금쯤 잠들고 자정에 일어나서 10시간 벼락치기하다 갈 생각인데 이 경우 시험기간이...
-
광릉기숙학원 잘 아시는분 있나요? 공군사관 정말 가고싶은데 광릉기숙에서 마지막...
-
시대인재 다니면 2
시대 재종 다니면 혼자 공부할 시간 충분한가요?? 주말은 자율등원인가요?? 일주일...
-
닉변완 2
-
시대 재종 다니게 될 거 같은데 일주일 일정?커리?가 어떻게 되나요 일요일도 의무 등원인가요??
-
사문황분들 6
이번 4덮 14번에서 A,D는 어케 아셧나요 A가 뒤르켐이고 D가 낙인은 안되나요?...
-
정시파이터긴한데 학교에서 ebs수업하면 듣기는 하거든요. 근데 내신하는것처럼 분석은...
-
서럽네 2
https://youtube.com/shorts/52mAs4tUT1A?si=WS3bW...
-
오르비언들의 의견은?
-
ㅈㄴ애매하다고해야되나 ㅇㅇ 기출하면서 대가리깨져야함? 극복가능할라나
-
말포이같은 귀족느낌의 남자혹은 여자인데 말투가 4가지 없으면 ㄹㅇ 과생활 재미있을 듯
-
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된다는게 슬프네..
-
데이트하고싶다 6
ㅜㅜ
-
현장응시 아닙니다 오늘아침부터 시간재고품 언매 미적 영어 화1지1 언매 91...
-
내려와서 밥 먹고 같이 놀자는데 난 지금 재수가 더 중요하고 곧잇는 6모만 생각하면...
-
시험보고올게 8
응
-
국어 고정1이어서 그냥 공부 안 하고 쉬었다가 봤는데 89 나와서 진짜 멘탈...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향년 88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초의 남아메리카...
-
공부했는데 공부한거 같지 않아 ㅈ된거 같아
-
하루 4-5시간씩 2-3주 해셔 끝낼 수 있는 분량인가요? 2회독+ 소화까지 한다는...
-
welcome 2
-
뭐 한국인이 아니라 글을 못 읽는 거냐 아니면 지성이 원숭이 지성이라 그거 하나...
-
과목 화 미 영어 화1 지1 백분위 92 98 2 99 97 희망편, 절망편을 써주세요
-
11111 4
11111
-
"세상은 또 의인을 한 명 잃었다"…불 꺼줬더니 소화기값 달라 12
식당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을 끈 행인이 도리어 식당 주인으로부터 소화기 값을...
-
난 도대체 왜 널 가질수 없는거야
-
제발 하나씩 팔아주시면 안될까요 왜 계속 모의고사까지 끼워팔기 하는거임 13만원은 좀 아니잖아..
-
수학 질문.. 3
기출 하고 엔티켓하고 지인선했는데 뭔가 초심을 잃응것같릉데 수학기출 한번더 돌리는건 어떤가요..
-
작년 수능 화작 했는데 화작은 다 맞았습니다. 작수 겨우 3등급 입니다. 화작은...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눈덩이 아카이브 필자 눈덩이입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생윤 윤사는 겉핥기일 뿐이라고 생각
안녕하세요 눈덩이 아카이브 필자 눈덩이입니다. 겉햝기할 때 도망쳤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스피노자가 윤사 오답 4 안에 들어갑니다. 스피노자 올리면 윤사러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눈덩이 아카이브 필자 눈덩이입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