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lla Artois [999890] · MS 2020 · 쪽지

2025-04-21 02:08:50
조회수 116

[신춘문예] 아스팔트 프레파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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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골목

철공소 맞은편 카페 앞


깨진 제라늄 화분이 엎어져

흙이 잎을 반쯤 덮고 있다


아스팔트에 쏟아질까

뿌리는 흙을 아슬히 껴안는다


화분 옆으로 자동차가 스칠 때마다

꽃잎이 눈가처럼 떨린다


파르르


의사는 마그네슘 알약을 처방했지

하루에 2번 아침저녁으로 드세요

증상이 계속되면 다시 오시고요


마그네슘을 죄다 삼켜도

떨림은 멎지 않았지만

의사를

다시 보러가진 않았어


포르말린에 잠겨도 떨지 않을텐데요

같은 말은 담아둔 채


화분을 바라보는 시선이

눈꺼풀을 따라 잎처럼 떤다


제라늄 사이로 바람이 덜컹인다


어떤 홀씨에는 솜털이 있다

rare-낭만닥터 김사부 rare-휜담비 rare-인하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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