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ㅣ 인문학 수업과 철학 논문 수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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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테리아의 길 입니다.
지난 4개월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관련된 상황은 국민 모두에게 깊은 피로(옳고 그름을 떠나)를 안겼습니다. 정부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고, 국정의 이탈은 시민들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계엄령도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이 판단의 옳고 그름은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 다시금 헌법 위에, 민주주의의 궤도 위에 자신을 되돌려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그날 학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시청을 권유했습니다. 이 장면은 단지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의 질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였습니다. 논술,독해 수업이란 단지 글을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회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저는 ‘독해’라는 학문이 가진 무게를 실감합니다.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소개하고 해석하면서, 저 역시 늘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철학은 언제나 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 거대한 사유의 역사 앞에서, 저는 한없이 작은 존재,미생(微生)에 불과하다는 것을 매번 절감합니다.
나아가 학생들에게 정치와 종교, 삶의 태도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저 스스로가 ‘다름’을 용납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자주 깨닫습니다. 이 사회는 여전히 타인의 생각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고, 경계를 만들며, 차이를 배척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쩌면 저 또한 그런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온 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 공부는 분명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꿈이 무엇이든, 혹은 단지 경제적 이유에서 시작된 공부일지라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공부는 여전히 삶의 가능성을 여는 열쇠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다움’입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역사는 여러분의 꿈을 떠받치는 토대입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미래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 것인가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부가 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힘이 되려면, 우리는 먼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냉정함보다 따뜻함이, 경쟁보다 공감이, 논리보다 양심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합니다. 그런 인간이 되기를, 그리고 그런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를 꿈꾸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논술 시장에서 흔히 자행되는 철학 수업과 인문학 수업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현재 편입 인문 논술로 유명한 여러 강사들과 첨삭 시스템으로 크게 성장한 학원 등, 제가 손이 닿을 수 있는 곳과 직접 가볼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수업을 들었습니다. 흔히 '1타'라고 불리는 강사들의 수업은 웬만한 건 다 들어봤고, 첨삭도 받아보았습니다. 그러한 전제조건과 경험이 있기에 이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논술 시장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강사 개인이 제작한 기술과 방법으로 수업을 하는 방식
2. 인문학과 철학, 시사 등을 강의 중심에 두는 방식
전자, 유형의 수업은 ‘기술 중심’, ‘문제 풀이 중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장 구조 분석, 유형별 접근 방식, 단문·장문 정리법, 혹은 고득점을 위한 특정 서술 공식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됩니다. 이런 수업을 운영하는 강사들은 대부분 비교적 젊은 편입니다. 수능 세대와의 간극이 적고, 시험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전형 강의를 추구합니다. 실제 채점에 최적화된 논리 구조와 사고 흐름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능하고 '시험에 필요한 만큼만' 인문학을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후자, 유형은 철학자, 사상가, 역사적 이론 등을 수업의 전면에 내세웁니다. 강의 중에 플라톤, 니체, 푸코, 아렌트 등이 수시로 등장하고, 최근의 시사 이슈와도 연결시켜 담론을 이끌어냅니다. 이런 수업을 운영하는 강사들은 보통 30대 초중반에 진입한 이들이 많고, 본인이 직접 철학을 공부했거나 인문학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수험 논술을 넘어서 ‘지적 사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인문학과 철학, 시사 등을 강의 중심에 두는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깊이 없이 겉핥기식으로 철학을 소비한다’는 점입니다. 한두 문장으로 요약된 철학자의 이름이 단순히 예시로 소비될 뿐, 해당 사유의 논리 구조나 문제의식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철학의 언어를 제공할 뿐, 그 철학이 왜 필요한지, 해당 개념이 논술 문제에서 어떻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이 단지 ‘철학 이름을 외우는 기계’가 되거나, ‘철학 인용이 있어야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착각 속에서 스스로를 포장하게 만듭니다. 그런 수업을 들으면 ‘내가 똑똑해진 것 같고, 지적인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논제와 주장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 채, 철학 이름만 나열하는 식의 글을 쓰게 됩니다. 첨삭 과정에서도 그러한 한계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논거가 논지를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러한 비판은 단순히 ‘철학 수업은 다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철학을 가르치는 방식입니다.
철학을 사유의 기초로 삼지 않고, 단지 지식의 나열이나 멋부리기로 사용하는 방식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롭습니다. 게다가 많은 강의가 수험 논술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과는 전혀 맞닿아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논술은 결국 "어떻게 읽느냐"가 평가의 핵심인데, 철학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고도 결론적으로는 아무것도 주장하지 못하는 글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인문학·철학 수업 중심의 논술 강의는 ‘깊이 없음 + 전략 없음’이라는 이중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철학을 아는 사람이 가르쳐야 하고(사실상 철학 필요없습니다.), 논술을 아는 사람이 첨삭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학생들은 논술을 배운 것이 아니라 ‘철학 밈’을 흉내 낸 것에 불과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철학 수업이나 시사 강의처럼, 겉으로 보기엔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수업보다는, ‘제시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제시문 속 핵심 논리 구조를 어떻게 파악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수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논술 시험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배경지식이 아닙니다. 주어진 글을 읽고 그 안에서 논점을 찾아내는 능력, 글쓴이의 주장과 논거의 흐름을 정확히 짚고, 그에 대해 비판하거나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바로 그것입니다.
제시문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논술문 전체를 구성하는 재료이자 논리의 축입니다. 그러나 지금 논술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 기본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이나 시사 수업은 가득하지만, 정작 제시문 독해 수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제시문을 읽을 때 어디에 밑줄을 쳐야 하고, 어떤 문장에서 필자의 핵심 주장을 잡아야 하는지, 각 문단의 기능은 무엇이며 어떻게 나의 글에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수업이 진짜 논술 수업입니다.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는 척’하기 위해 철학을 외우지 마십시오. ‘있어 보이기 위해’ 인문학을 소비하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제시문을 제대로 읽고, 그 안에서 논리를 꿰뚫는 눈을 기르십시오.
논술은, 결국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반응하는 나의 사고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드러낼 수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다시 말해, 철학을 배우기보다 논리의 구조를 배우고, 시사를 외우기보다 제시문의 핵심 문장을 파악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논술 실력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길입니다.
말로 혼내기만 한, 그저 그런 "꼰대" 강사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서 어려운 텍스트로 제시문 독해 훈련을 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실제 수업에서 활용했던 논문 리스트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제가 앞서 드린 잔소리도, 이렇게나마 조금은 무마할 수 있겠죠.
필요하신 분들은 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정리된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꾸벅.
감사합니다.
소테리아의 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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