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3모 국어 33번은 출제오류인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619947
3월 학평 국어 33번에 대한 논란이 많더군요.
우선 지문과 문제입니다.
제 생각을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조금 deep한 내용이 많으니 각 잡고 정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지문의 해석
일단 논란이 되는 (나) 시의 원문부터 가져와 보겠습니다.
저는 시든 소설이든 독서든 지문을 대충 스캔하고 선지로 들어가는 방식이 아닌,
충분히 독해를 완료한 상태로 문제풀이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단언컨데
근 몇년간 보았던 현대시 지문 중에서는 이 지문 독해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사실 지문 자체로만 보면 이 정도 난해한 시는 많겠으나,
그러한 경우에는 <보기>에서 어느 정도 단서를 주기 때문에, 그 도움을 받을 수 있죠.
그러나 이 시의 경우는 <보기>도 그리 친절한 편이 아닙니다.
'봄 들판 = 바다' 라는 이미지의 중첩만을 얘기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화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내면을 가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본문의 내용만으로 이를 독해해내야 합니다.
(물론 실전에서는 선지가 지문 이해를 조금 보충해줄 거라 기대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1-1. 실전에서의 해석
여러분은 실전에서 독서 영역에서
이해/납득이 안 될 때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저는 이해와 납득이 안 가면
최소한 개념 간의 '관계'만이라도 짚어내자라는 태도로 움직입니다.
문학에서도 유사하게
이해/납득이 안 될 때, 즉 도통 뭔 소린지 모르겠을 때의 전략은
자아의 '내면'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럼 최소한 자아의 '내면'이 긍정인지, 부정인지,
긍정이라면 왜 긍정이고, 부정이라면 왜 부정인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위에서 언급했듯,
(나) 지문 이해가 쉽지 않았기에 저는 우선 다음과 같은 단어들에 집중해보았습니다.
노란색 친 시어/시구들을 보면
화자가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쯤은 수월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기본적으로 시에서 화자의 내면은 대상에게 투영되어 나타납니다.
즉, 배가 헤매는 것 / 소가 타박 거리는 것 / 출렁거리는 상심 / 닻이 끊기 배
모두 화자의 내면이 그러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상을 인식하는 거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럼 왜 화자는 부정적인 내면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 몸 건너기가 힘겹고,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고 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시상은 '닻이 끊긴 배(=어딘가에 정박하지 못함)'로 집약되어 있다 정도로 볼 수 있겠죠.
그러니
화자는 어딘가로 가는 게 힘들고, 헤매고 있는 자신을
닻이 끊긴 배처럼 인식하고 있구나~
정도가 실전에서의 독해 후 제 머릿속에 남은 내용이었습니다.
-> 이 시가 난해해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봄길'이라는 이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통상적으로 '봄길'은 긍정적 이미지로 와닿으니까요.
부정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긍정적인 어감의 시어를 배치해놓으니
더더욱 난해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봄길' -> 말만 들어도 설레고 좋은 말인데 왜 힘들어하지?
이런 생각이죠.
이렇게 난해한 시들은 보통 <보기>로 힌트를 줍니다.
대표적인 예로 평가원 현대시 지문으로는 24/6모 오규원의 '봄'이 있겠습니다.
-> '봄은 지옥이다'의 구절이 상당히 난해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보기>에서 단서를 주고 있죠.
그런데 이번 3모 (나) 시는 이러한 단서도 제대로 없으니,
오답률이 83%까지 뛴 게 아닐까 싶네요.
1-2. 사후적 분석
저 역시 시간상 어느정도 타협을 보고 넘어갔지만,
시간이 많았다거나, 독해력이 좋은 사람은 어디까지 읽을 수 있었을까요?
저 역시 강사지만,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복기 및 반성하는 마음에서 지문을 최대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의:
매우 깊은 내용이 들어가있을 수 있고,
일부는 주관적인 해석 또한 가미되어 있습니다.
'실전에서 무조건 여기까지 해야만 한다'가 아닌,
'이런 것까지 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의 관점으로 읽어주세요.
[분석 시작]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화자는 꽃이 피면 마음 간격이 '촘촘해진다'고 한다. 이때 화자는 '몸 건너기'가 '힘겹다'고 생각하므로, 마음 간격이 촘촘해지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로 살필 수 있겠다.
- 왜 꽃이 피는데 왜 힘겨워지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계속 읽어보자.
- 화자가 왜 꽃이 피면 힘겨워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자가 지고 있는 꽃잎들은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내린다. 그러니 봄이 와서 (다른) 꽃이 피면 화자는 그만큼 상실감이 더해지는 것이다.
- 그러니 화자는 자신이 지고 있는 '꽃잎'을 부리러(=내려놓으려) 한다. 가지고 있으면 상실감만 더해지니까.
- 그러나 꽃잎을 내려놓을 공간조차 화자에게는 마땅치 않은가 보다. 그래서 화자는 헤매고 있을 것이다.
- 조금 더 해석을 확장해보면, '꽃잎'은 희망쯤으로 볼 수 있겠다. 봄이 와서 남들의 꽃은 다 피는데(=희망이 이뤄지는데), 자신의 꽃잎은 피지도 못하고 져버리니(=희망이 좌절되니), 화자는 상실감이 더해진다. 그러니 희망 자체를 내려놓으려 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겠다.
- <보기>에서 '바다'를 키워드로 던졌으니, 망해는 '바다(망망대해..?)'와 대응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즉, 바다를 쓸고 온 꽃샘바람에 화자의 몸 속에 봄바람이 곤두선다고 볼 수 있겠다.
- 이 역시 초반부에 언급한 '꽃이 피면 마음이 촘촘해지'는 것과 비슷한 논리로 볼 수 있겠다. 봄바람이 불어오니 마음이 곤두서는 것(=촘촘해지는 것 = 힘겨워지는 것)이다.
- '눈앞 해발이 양쪽 날개 펼친 구릉 사이로 스미려다'는 어휘가 많이 어렵다. 해발은 '햇볕', 구릉은 '언덕' 정도로 보면 된다. (실전에서는 어휘를 몰랐다면 맥락을 쳐나가야 한다.) 즉, 이 역시 봄날의 햇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 염소'도' ~ 한다고 하니, 화자와 염소가 동일시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즉, 염소 = 화자 = 배 -> 포구를 향하여 타박거리며 가는 존재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 여기서 '황삿길 / 타박거림'은 것이 위에서 나타난 '힘겨움', '헤매임'과 대응되고 있음을 캐치할 필요가 있겠다.
- 화자는 출렁거리는 상심(=불안정한 마음)에서 '항구 몇 개(=화자가 안착할 수 있는 공간=희망의 공간)'를 지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희망을 품어봤자 좌절될 게 뻔하니 희망 자체를 지우려 하는 것이다. (=꽃잎 부리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 여기서 '끝내'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가 사실은 '항구 몇 개'에 닿고 싶어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하지 못할 거라며 무력감과 좌절감, 나아가 체념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마음은 곁가지로 펄럭거리며 덜 핀 꽃나무 둘레에서 멈칫거리자 하지만'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지만'을 역접으로 볼 때, 뒷부분은 '희망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앞부분인 '마음은 곁가지로 펄럭거리며 덜 핀 꽃나무 둘레에서 멈칫거리자 하지만'의 의미는 '희망을 가져보라 하지만'으로 볼 수 있겠다.
- 즉, 화자의 펄럭거리는 마음, 불안정한 마음 한쪽에서는 또 다시 희망을 가져보자, 덜 핀 꽃나무 아래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려보자 하지만 화자는 그럼에도 희망을 내려놓고자 하는 (슬픈) 시인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밌게 요약해보면
"봄이라는데 내 꽃은 피기도 전에 다 떨어짐; 항구? 그딴 거 못 가니까 걍 지워버리고 닻 끊긴 배로 방황 중 ㅋㅋ"
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 실전에서 이렇게 100% 의미를 해석하며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이렇게 분석해두다 보면 자연스레 독해 피지컬이 높아지고,
실전에서도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니,
여러분들도 꼭 이런 식으로 지문을 분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결국 평소의 고점을 높여야 실전에서의 저점이 높아지는 법이니까요.
2. 문제 해결
이런 문제는 선지로 들어가기 전에 그 의미를 주관식으로 정리해놓는 게 풀기 편합니다.
ⓐ 김제 봄들 : 꽃이 피면 화자가 건너기 힘들어하는 공간
ⓑ 신포 어디쯤 : 화자가 꽃잎을 내려놓으러 헤매는 공간
ⓒ 항구 몇 개 : 끝내 닿을 수 없는 공간, (마음 속에서) 더 지워야 하는 공간
지문은 이미 한 번 해설했으니,
각 선지에 대하여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① ⓐ에서 화자는 ‘꽃이 피’는 것과 내면의 변화 간의 관련성을 의식한다.
-> 화자는 꽃이 피면 마음이 촘촘해져 건너기가 힘겹다 했습니다. 관련성을 의식한 거라 볼 수 있지요.
-> 또한 화자는 ⓐ를 건너고 있으니, 'ⓐ에서'라는 표현도 성립합니다.
② ⓐ에서 ‘건너기’의 힘듦을 자각한 화자는 이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로 향한다.
-> 'ⓐ에서 ‘건너기’의 힘듦을 자각한 화자'는 ①에서 판단한 내용입니다.
-> 화자에게 꽃은 '힘겨움'을 촉발하는 매개체입니다. 꽃잎을 부린다(내려놓는다)는 것은이 '힘듦'을 해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 '꽃잎 부리러 ⓑ에 닿아 헤맨다'고 했으니 ⓑ는 화자가 향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③ ⓑ에서 화자는 ‘거기’에 부는 ‘꽃샘바람’을 ‘몸 속’에서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다
-> 화자는 ⓑ에 닿아, 봄바람을 느낍니다. 이를 '몸 속에 곤두선다'고 표현하고 있지요.
④ ‘마음’과 ‘상심’ 사이에서 번민하는 화자는 자신을 ⓑ와 ⓒ 사이에 놓인 ‘닻이 끊긴 배 한 척’으로 인식한다
-> 화자의 '마음'은 펄럭거리며 멈칫거리자 하지만, '상심'은 항구 몇 개를 지우자고 합니다. '하지만'이라는 역접으로 연결되었을 때 이 두 의미는 반대 관계입니다. 따라서 화자의 내면이 '번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주제로 볼 때에도, 화자는 헤매이고, 타박거리는 등의 상황을 드러냅니다. 번민은 화자의 내면에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안정된 상태가 아니니까요.)
-> 또한 화자는 멈칫거리지 않는, 움직이고 있는 상태이죠. b에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때 c는 화자가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하니, 화자가 c를 목적하지만 결국은 닿을 수 없는 곳이라 인식하며 체념하는 것까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는 b와 c 사이에 놓여있겠네요.
-> '닻이 끊긴 배 한 척'이라는 말은 화자가 불안정한 상태임을 말할 것입니다.
⑤ ⓒ에서 화자는 자신의 목적지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고 인식한다.
-> 화자는 목적지(c)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인식합니다. 즉, 'c에서'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게 아니라, 'c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C는 인식의 '배경'이 아닌 인식의 '대상'입니다.
-> 또한, 주제 맥락상 화자가 c에 있을 리 없어요. c는 화자에게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인식되는 '대상'이니까요.
3. 보충 해설
Q1. '~에서'가 공간적인 의미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⑤ ⓒ에서 화자는 자신의 목적지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고 인식한다.
이 문장에서 'ⓒ에서'가 꼭 공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는 거예요.
'~에서'라는 조사는 상당히 다양한 의미로 쓰이거든요.
위의 다양한 뜻을 보면 '에서'라는 말은 보통 (7번 의미 제외)
(1) 무언가가 속한 물리적 공간
(2) 무언가의 출처/계기/기준
두 가지 뜻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인데요.
(2)의 뜻으로 쓰일 경우 이 선지가 맞을수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25학년도 9모 문제 중 그런 선지도 있었어요.
화자는 '생가'에 실제로 있지 않음에도 '서글픔'이라는 심정을 인식하게 된 '이유'가 생가에 있기 때문에
이 선지는 적절했습니다.
(1) 무언가가 속한 물리적 공간
(2) 무언가의 출처/계기/기준
(1)이 아닌 (2)의 뜻으로 쓰일 때 적절하게 볼 수 있는 선지지요.
그럼 같은 논리로,
이 선지 역시 (1)이 아닌 (2)의 뜻이라고 보면 적절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실전에서는
다른 선택지들이 모두 공간적인 의미로 '에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엄밀한 해설은 아니지요.
그러나 '~에서'가
(2) 무언가의 출처/계기/기준
의 뜻으로 쓰여도 이 선지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시에서 화자가 자신의 목적지(항구)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느끼는 이유로
'항구'가 지목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항구'는 그저 화자가 끝내 닿을 수 없다고 인식하는 '대상'입니다.
(오히려 화자가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인식하게 된 계기는
'그간 시도해온 경험들, 수많은 좌절의 경험들에서'라 보는 게 타당하겠지요.)
따라서 결국 5에 대한 해설은
"C는 화자가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인식하는 <대상>이지, 인식하는 <배경>은 아니다"
로 함축할 수 있겠지요.
Q2. 화자에게 애초에 목적지가 없는 것 아닌가?
화자는 방황하고 있으니, 애초에 목적지가 없는 거 아닌가
주제상 이러한 생각도 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합니다.
화자는 염소가 저쪽 포구로 간다는 식으로 언급하는데,
이는 화자의 목적지가 포구(항구)임을 암시하는 말일 수 있거든요.
이 논리만으로 5번 선택지를 틀렸다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교훈
1) 난해한 시에 대한 독해 훈련이 필요하다.
시는 그냥 대충 읽고 발췌독으로 푸는 학생이 많은 걸 압니다.
국어는 방법이 여러가지니까 존중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어려운 시가 나오면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함양되지 않은 경우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평가원이니까 안 나와! 라고 하기엔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독서와 마찬가지로, 문학도 사후적으로라도 작품 자체에 대한 독해력 자체를 길러두어야,
시험장에서의 저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선택지에 대한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사실 그냥 5번 선지에서 'C에서'라는 말을
날려 읽고, 판단을 생략한 사람이 많이 계실 거예요.
그러니까 답이 안 나왔을 것이고, 대충 아닌 것 같은 쪽으로 손이 가죠.
문학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선지를 꼬아내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비슷한 기출로는 다음이 있죠.
결핍되어 있는 속성을 끊는다 -> 결핍 해소되는 건가? 아닌가 반대인가? ㅅㅂ
잊지 않는 것은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 뭐래 ㅄ이
이런 느낌으로 선택지 자체에 대한 정밀한 독해와 판단이 요구되니,
이 지점에 신경쓰면서 연습하셔야 합니다.
3. 애매한 건 애매해도, 정답은 확실하다.
실전에서는 답이 안 보이면 어쩔 수 없겠지만
평소의 문학 공부는 애매한 느낌을 지우는 식으로 하셔야 합니다.
특히 '적절한 선지'는 몰라도, '적절하지 않은 선지'는 이유가 명확해요.
21/9모 전우치전입니다.
이 문제도 사실 적절한 선지들은 상당히 애매한 느낌을 주었는데,
틀린 선지는 그 이유가 명확했거든요. - 하나의 공간에서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틀린 선지는 왜 틀린지 스스로 심도 있게 고민하며 공부하시다 보면
시험장에서 못해도 정답은 맞히는 사고를 하실 수 있을 거예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3번에 대한 질문도 들어온 겸해서
간단히 칼럼을 쓰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결국 제 생각에 이 문항이 출제 오류는 아니고,
시 자체가 난해한데 <보기>도 없으니 난이도가 많이 어려웠던 것 아닌가 정도입니다.
틀렸어도 너무 크게 상심하지 마시고,
점수에 너무 연연해하지 마시고,
꾸준히 연습하시면 더 나은 날들이 올 거예요.
너무 가파른 상승을 기대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꾸준히 내딛는다는 느낌을 믿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인 나날들이 결국에는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낼 테니까요.
다음주 화요일(4/1) 대치 오르비에서는 이 문항 외에도
3월 학평 전반에 대한 해설 강의를 진행합니다!
3모 총평 / 이후의 학습법 / 주요 문항 해설
등을 진행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대치 오르비by매시브 학원
02 - 522 - 0207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화 6:30 ~ 9:30 까지 진행 / 비대면 수강 가능 / 복습 영상 제공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뭐랭하멘같은 사람들이랑 친구하면 진짜 국밥인데
-
과팅 전날에 깎기 Vs 당일에 깎기 뭐 고름?
-
다음 등식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 x,y,n을 모두 구하여라.(x-y)^n = xy.풀이 잇어야함
-
21편이였나
-
서울교육청, 동물실습금지 조례공포…심의委 인정시 예외 2018년 동물보호법 개정해...
-
태블릿 빛반사로 다 보이는데,,,,, 탐구선택수업만 겹치는 분 같은데 구체적으로는...
-
ㅇㅈ 4
-
목소리를 들으니 제가 보고 싶으셨나봐요 먼저 연락 좀 드렸어야 했는데..
-
정수는 이산적임에 초점을 두자.1번째 풀이)x^2+5x+1=(y+1)^2. (즉,...
-
13 14 15 22 30 빼고 40분 정도 걸리고 14 22 or 22 홀로...
-
신기하다 이제 특정 당하는건가
-
구운몽 경판32장본 (1861)...
-
백분위 낮아야 이기는거임
-
학교생활 맛보고 나니까 너무 그립고 남들은 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뒤쳐지는거...
-
현재 국수영 233 나오는 노베 4수생입니다. 스카 다니면서 1,2월 꽤 열심히...
-
낄낄 1
내일은 1교시 낄낄
-
"빨아"
-
주말에 자습관에서 애니를 와바박
-
고려대·충남대·부산대 의대생도 전원 등록…복귀 '대세'로 7
31일 정부 제시 3월 말 전원복귀 시한…복귀율 취합해 금주 입장 발표...
-
기상 14
-
진짜였네.. 나 이정도였나
-
근데 덕코가 별로 없네 슬슬, 쨋든 문제방정식 x(x+5)=y(y+2)를 만족하는...
-
강E분 KBS 이매진 중에 고민하고 있는데 뭐가 좋을까요 리비에스는 추천 안받음
-
기분이 울적해서 0
맥주한캔 하려고 했는데 건강생각해서 보류
-
ㅎㅎㅎㅎㅎㅎㅎㅎ 금방 정복해주마.
-
얼굴평가 5
다행이네
-
위자료를 거꾸로 하면? 22
...
-
일요일 휴식
-
그래서 주작 맞는거임? 14
난 현무임
-
강사들 국어기출 해설 맘에 안드는거 많아서+내가 원하는 지문만 찾기 힘들어서 5
유튜브에 틈틈히 기출해설 올리는 중인데 보고싶은 지문 있나요?
-
설 : 서울 내셔널 고 : 코리아 인데 연 : 욘세이. 어쩌다 이래됐을까
-
지금 뉴런 수12는 완강했고 미적은 시발점 완강+뉴런 진도 나가는중입니다 4년만에...
-
저희 학교가 졸업 때까지 이과생의 경우, 서울대에서 최소 사탐은 몇 과목 들어야...
-
코!
-
8학군 학군지 학교인 사람중에 열품타 할 사람 ㄱㄱ 2
정시파이터 ㄹㅊㄱ
-
인문논술질문 1
좀 받아주실 분…
-
수특 1
사탐 수특 안제쯤 푸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풀고 꼼꼼히ㅡ복습도 해야하나요 아님 그냥...
-
대입 논술 기출까지 참고해서 문제내는데 강남에는 이런 학교 더더욱 많겠죠?
-
강민철 김승리 2
강민철 안맞으면 김승리도 안 맞겠죠? 국어3모스블6모3덮강민철김승리새기분올오카
-
공부해야지 0
해야지
-
저는 (t-a)^2 날린다음에 판별식썼는데 다들 어떻게 푸셨나요? 그래프 풀이 말고요
-
전세계가 놀랄만한 구름같은데
-
과연 비갤에는 5
정말 오르비 하는 사람(즉 그 비판의 대상자)가 한명도, 아무도 없을까 굳이...
-
어휴 수학을벅벅
-
뉴런 안듣고 수분감 풀었는데 개념적으로 부족한점은 없는것같아서 뉴런같음 개념인강 꼭...
-
공부하고옴 3
-
독재에선 잠시 물리만 하고 집와서 자기전에 지구과학 좀 ㅎ해야겠어 물리 먼저 개념기출 끝낼래
-
이번에 현역 정시로 들어와서 연대 경영 재학중입니다. 원래는 그냥 수능판 떠날...
저도 '에서'와 '을'의 차이로 풀었습니다
근데 직관적으로는 '목적지' 개념도 떠올랐는데 이건 논리적 하자가 있군요
잘 배우고 갑니다
'목적지'로도 의심은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선지를 판단하기에는 애매하니, 저도 '에서'를 확실한 근거로 잡아 그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ㅎㅎ
간단합니다
화자=배=염소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난해할 뿐입니다.
① ⓐ에서 화자는 ‘꽃이 피’는 것과 내면의 변화 간의 관련성을
의식한다.
② ⓐ에서 ‘건너기’의 힘듦을 자각한 화자는 이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로 향한다.
③ ⓑ에서 화자는 ‘거기’에 부는 ‘꽃샘바람’을 ‘몸 속’에서 감각적
으로 느끼고 있다.
④ ‘마음’과 ‘상심’ 사이에서 번민하는 화자는 자신을 ⓑ와 ⓒ 사
이에 놓인 ‘닻이 끊긴 배 한 척’으로 인식한다.
⑤ ⓒ에서 화자는 자신의 목적지를 ‘끝내 닿을 수 없는’ 곳이라
고 인식한다.
1, 2, 3은 화자=배=염소이기 때문에 a에서, b에서라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c에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화자=배=염소를 납득시키는 게 관건....
개인적으로도 최근 나온 현대 시 중 가장 난해하다고 생각합니다.
온전히 이해하고 풀었을 학생, 매우 적다고 판단...ㅠ
더구나 4번이 옳다면 5번이 옳을 수 없습니다.
화자 자신은 b와 c사이에 놓인 배이며,
5번은 c에서 화자는 이라고 하고 있지요.
정성스런 칼럼이고, 상당한 덕코 부자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그래서 평가원이라면 '화자는 배와 염소에 자신을 투영하여 ~' 정도의 힌트는 더 주려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덕코는 쌓아놓고 쓸일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풀 때 이 시의 화자는 4월 봄바람이 불어올 때 슬슬 늘어지고 공부하기 싫어지는 재수생 같은 상황이구나 하며 풀었습니다. 얼추 맞는 것 같네요!
ㅎㅎ 올해만 지나가면, 어느 항구에 정박하여 꽃잎을 만개시키실 거예요. 시험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파이팅하세요!!
뇌빼고 막 풀어서 맞았는데 생각 많이 했으면 틀렸을듯..
셤장에서는 단순하게 처리하는 게 가장 좋죠 ㅋㅋ 모르겠는 건 넘기면서요
33번 교훈 조사를 신경써서 보자
선생님 이 문제 풀때 보기는 자연&속세? 합치는건데 선지2번은 차랑 아스팔트는 둘다 무생명이니까 속세&속세 조합이라 보기랑 안맞는다고 생각해서 골랐는데, 이런 사고방식은 틀렸나요?
네 <보기> 상충을 토대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경계가 완화되는 것은 생명력을 띤 것(자연물)과 그렇지 않은 것(아스팔트)이지, 자동차와 아스팔트가 아니니까요. 실전에서는 이러한 사고로 2번 의심 후 다른 선지를 걸러내서 답 확정하셔도 됩니다.
---
다만, 충분한 해설은 되지 않습니다. <보기> 내용만으로 선지를 틀렸다고 '확정'하기는 위험하니까요. <보기>에 드러나지 않는 내용이 본문에서는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선지 3번이 그러한 선지이지요.)
따라서 제대로 확신하려면 본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본문에서 '자동차'와 아스팔트 간의 '전이'가 일어난다는 맥락은 찾을 수 없고(=공유하게 되는 속성이 나타나지 않음), 더군다나 주제상 '전이'되는 것은 '(무)생명력'이므로 '분주함'이 아닙니다. 만약 분주함이 전이되면 아스팔트에게서 '분주함'의 속성이 조금이라도 나타나야 할 거예요.
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하아아...
짧은 봄의 절정을 느껴 보려고 안달하지만, 자기 삶의 현실적 문제들에 치여, 새끼 염소는 타박타박 가볍게 잘도 건너는 저 들판을 내 몸은 왜 그렇게 건너지 못하느냐고 한탄하는 이 간단한 시가 대체 왜 이렇게 복잡한 접근을 요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 봄의 절정을 느끼고 싶어 안달한다
- 소가 가볍게 잘도 건넌다
고 보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꽃이 펴서 마음 간격이 한층 촘촘해졌다는 건
그 꽃들이 지기 전에 빨리 보러 가야겠다는 조바심의 표현이고요,
그런데 망할, 저 들판만 건너면 나는 그 꽃들 속에 있게 될 텐데
나는 현실의 여러 일들에 묶인 몸이라 거기를 그렇게 쉽게 건너가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그 봄 들판을, 건너기 힘든 바다에 빗댄 거고요. - <보기>가 핵심을 설명한 겁니다.
아무 걱정 없는 새끼 염소는 타박타박 가볍게 그 들판을 건너가죠.
그 염소를 보며 인생이 왜 이렇냐 하는 상심에 잠긴 '나'는 끝내 그 꽃들 속에 있게 되지 못하겠지만.
답변 감사합니다. 몇가지 이해 가지 않는 점이 있어 몇 개만 질문 더 드립니다.
1. 본문에서 화자는 '꽃잎 부리러(내려놓으러)' b를 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b를 향하는 이유가 '지기 전의 꽃들을 보고 싶어서'일까요?
2. 화자가 '현실의 여러 일들에 묶인 몸'이라면 '닻이 끊긴 배 한 척'의 의미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3. '소'가 가볍게 들판을 건너간다면 화자와 '소'는 전혀 다른 처지인데, 34번 의 4, 5번 선택지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위 댓글에 귀린님이 문제 발췌해주셨습니다
한편, '타박거리다'의 네이버 사전 의미는 '힘없는 걸음으로 조금 느릿느릿 걸어가다.' (예문: 피난민들은 육칠십 리 밤길을 타박거리며 걸어야 했다.)입니다.
이건...
제 해석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시는 게 아니라
결국 시 한 편 전체에 대한 해석을 요구하시는 것 같군요. 하아...
하지만 뭐, 해 보죠. 애초에 달았던 댓글은
지문 한번 쓱 읽어 보고 해석의 줄기만 잡은 상태에서 쓴 거지만,
뭐, 하다 귀찮거나 잘 안 되면 그만하면 되니까요. 하다 보면 재미있을지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하는 걍 편한 말투로 갑니다.
꽃이 펴서 마음 간격들이 한층 촘촘해졌다는 건
그 꽃들이 지기 전에 빨리 보러 가야겠다는 조바심의 표현이다.
(촘촘해진 마음 간격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되지 않으면,
놓치면 안 될 일들을 기록한 시간표가 빡빡하게 메워져 있는 상황을 떠올리면 될까나.)
ㅡ 봄은 짧고, 꽃들이 피어 있는 시간은 그보다도 더 짧다.
일 년에 한 번 오는 봄인데,
해마다 한 번쯤은 그 활짝 핀 꽃들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야 하는 거 아니겠냐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그 꽃들을 보려고 김제의 봄 들판을 건너려고 하는데,
망할, 저 들판만 건너면 나는 그 꽃들 속에 있게 될 텐데
나는 현실의 여러 일들에 묶인 몸이라 거기를 그렇게 쉽게 건너가지 못한다.
그러니, 그 봄 들판이 마치 건너기 힘든 바다 같다.
ㅡ 34번 문제의 <보기>는 이 대목에서 필요한 해석의 길잡이,
비약적인 연상을 따라잡을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그 꽃들이 제대로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 버릴 것 같은 조바심에
그 꽃들 잔뜩 실어다 이편으로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랄 정도지만,
그 바다를 얼른 지나야 할 내 배는 중간쯤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 꽃샘바람이 저기를 다 쓸어 버릴 것 같은데.
그런데 문득 염소 떼가 들판으로 내려오네.
저 염소들에게도 저 봄 들판은 건너기 힘든 바다겠지,
쟤들도 자기 한 몸 배처럼 띄워서 저 바다를 힘겹게 건너가려 하겠지 하며
모두가 나와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문득 아무 걱정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저 새끼 염소 한 마리가
내게는 뿌우연 황사에 가려 건너편이 보이지도 않는 그 들판을
만경창파 너머의 포구가 훤히 보이는 것처럼 타박타박 가볍게 건너간다.
나는 내 인생에 대해 남몰래 상심했다.
나는 저 들판의 아지랑이 너머
저 바다 건너편 내가 다다르고 싶었던 항구들에 끝내 다다르지 못할 것이다.
내 마음은 어딘가에 정박할 수 없는, 닻 끊긴 배 한 척 같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뭐, 이 정도 해석을 다 해 놓고 문제를 푸는 게 맞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애초에 댓글로 썼던,
"짧은 봄의 절정을 느껴 보려고 안달하지만, 자기 삶의 현실적 문제들에 치여, 새끼 염소는 타박타박 가볍게 잘도 건너는 저 들판을 내 몸은 왜 그렇게 건너지 못하느냐고 한탄하고 있다." 정도는 충분히 잡고 갈 수 있지 않나 싶네요.
PS) '타박거리다'의 사전적 의미가 문제인가요?
아무 생각 없는 어린 염소가 '뚜벅뚜벅' 걸어가는 건 안 어울리지 않나요?
PS2) 1,000글자 이상은 댓글이 달리지 않는대서 한참 헤맸네요. 몇 글자인지 세라는 것인가?
직장인이시라 하니, 이 댓글을 보는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답글을 답니다.
바쁘신 것 같으니, 더이상 질문 없이 제 생각을 적겠습니다.
________________
나는 그 꽃들이 제대로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 버릴 것 같은 조바심에
그 꽃들 잔뜩 실어다 이편으로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랄 정도지만,
그 바다를 얼른 지나야 할 내 배는 중간쯤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 꽃샘바람이 저기를 다 쓸어 버릴 것 같은데.
-> '화자가 꽃잎을 이편으로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는 해석은, 근거가 되는 구절이 없는 상상의 영역인 것 같네요. '촘촘해지다'만으로 그러한 해석을 뽑아내는 건 철저한 주관입니다.
-> 물론 주관적 감상의 영역으로 그러한 의미를 창조해볼 수는 있겠으나, 시 내적으로 형성되는 의미라 볼 수는 없습니다.
-> 게다가 해당과 같이 의미를 창조해버리면, 33번의 2번 선택지(화자는 힘듦을 해소하려 b를 향한다)를 적절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_________________
내게는 뿌우연 황사에 가려 건너편이 보이지도 않는 그 들판을
만경창파 너머의 포구가 훤히 보이는 것처럼 타박타박 가볍게 건너간다.
-> '타박타박'의 사전적 의미를 알려드린 건 그 어휘적 의미를 '힘없이 걸어간다'를 제시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염소가 힘겨운 나와 달리 '가볍게 건너간다'는 식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면 이에 34번의 4번 선택지(화자가 염소에게서 자신의 처지를 발견하고 있음')을 설명하기 힘들어집니다.
-> 오히려 화자의 처지나 염소의 처지나 둘 다 힘겹게 걸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__________________
끝으로 이 시의 주제의식은 단순히 '건너지 못함에 대한 한탄'이라기 보다는, '달성할 수 없는 희망을 비워내야 하는 체념적 현실 인식'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제 설명은 본문에 써뒀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물론 읽지는 않으시겠지만요.)
+ 추가로 처음에 '이 간단한 시가 대체 왜 이렇게 복잡한 접근을 요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하셨지요. 나에게 간단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복잡함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그 간단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복잡함이 요구될 수도 있구요. 게다가 그만큼 간단한 시였다면 이 시에서 오답률이 매우 높을 이유도, 이 시가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될 이유도 없겠지요.
Q1이 통상적인 의미에서 맞는 해석법인거라 생각해요. 소거법으로는 고를 수 있는데 참 난해하긴하네요
괜히 오답률이 83%가 아닌,,, 지금까지 본 현대시 단독 문제로는 가장 높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5자체도 틀림이 명확하다고 봅니다.
와 문제 오진다 문학의 비문학화 중에 이거보다 더 어렵게 내면 어떻게 나올까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
실은 '문학의 비문학화'가 일관된 흐름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이거 그냥 완전 드라이하게 사실관계로만 낸 비문학스러운 문제인데요
저도 문제가 촉촉하다고 말한 건 아니에요.
그냥, 시의 촉촉한 데를 따라가도 충분히 풀리길래...
대댓 개수에 제한이 걸려 여기에 대댓글을 답니다.
<그리고...
"화자는 힘듦을 해소하려 b를 향한다"는 틀린 선지입니다.
건너가려다 어딘가에 정체되어 있는 건데
어떻게 그 지점으로 가려고 향했다고 하겠습니까.>
라고 하셨는데, 33번 2번 선지(② ⓐ에서 ‘건너기’의 힘듦을 자각한 화자는 이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로 향한다.)는 적절한 선지입니다.

와 감탄하고 가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