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leo [849815] · MS 2018 · 쪽지

2025-03-14 21: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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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하 선택 농가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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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자 수 하락에 표점 격차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하 선택 농가...


수학 미선택자보다 적은 처참한 선택자 수에 가형 킬러 3형제의 한 축을 맡던 기벡이 어찌 이리 쇠락했나 탄식을 금치 못하는 ultraleo...


하지만 기하는 확통 선택보다 명백히 표점이 높고, 미적보다 완답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아주 유익한 선택 과목이라는 사실!


이에 후자에 공감하지 못할 수험생들을 위해 기벡 하던 딸피의 문풀 레시피 전면 공개 결정!




물론 기하 함량 0.032%는 아니고 기하 얘기로 꽉꽉 채워놨음


확통이나 미적 선택자들도 기하라는 과목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두 과목 선택자들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과는 미적에, 문과는 확통에 끼여서 고사 직전의 선택과목 '기하'


표점 최고점이 낮다고 미적에 한번 치이고, 할 게 많다고 확통에 두번 치이는 서러운 과목이지만 이 과목 특유의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정형화된 풀이'입니다.



딸피 이과들이라면 모두 기억하고 있겠지만 가형 시절 수학 고난도 세 문항인 21, 29, 30 중 제일 할만한 문제는 기하와 벡터에서 출제되는 29번이었고, 실제로도 가형 1컷을 92로 만드는 주범들은 21과 30이었지 141129를 제외하면 1등급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29번 문제는 충분히 할만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언제나 옳은 명제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29번의 유형이 벡터의 최대와 최소라는 주제로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데, 17 수능 29번을 제외하면 이런 유형이 거의 반복되었고, 기하와 벡터의 후신인 선택과목 기하에서도 어느정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상 가형 시절 29번의 공간벡터를 공간/벡터로 쪼개놓은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선택 기하 대망의 첫 해 30번


벡터 뺑뺑이에서 탈피하여 기하는 기벡과 다름을 어필하고 싶으셨는지 모르겠으나 본질적으로는 기벡의 공간벡터에서 쓰던 테크닉이 그대로 적용되는(사실 둘 다 공간 좌표를 다루는거니 안되면 그게 더 이상하지만) 테크닉들을 그대로 써먹을 수 있는 문제


평면과 구가 만나는 원 위에 점을 잡고 ~, 구 위에 점을 잡고 ~, 삼각형을 만들고 정사영을 어쩌고 뭔가 길게 늘여놨지만, 핵심은 정사영, 즉 평면과 평면 사이의 각을 구하는 문제인데


근데 Q를 설정하는 평면이 z축을 포함하는 평면이니 그냥 z축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중간 과정은 그냥 xy 평면에서 원이랑 직선 가지고 노는 문제임.


게다가 마지막으로 구할 정사영은 애초에 삼각형 OQ1R1이 xy평면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냥 xy평면과 PQR 사이의 각을 구하는 문제 ㅋㅋ.


그럼 이건 암산할 수 있는 문제임. z 축의 방향에서 내려다보면 xy평면 위에 OQ1R1이 최대가 되려면 OQ1의 길이가 최대가 되고 R1과 선분 OQ1의 길이가 최대가 되어야 하는데, 구의 중심을 C, xy 평면으로의 정사영을 C1이라 하면, OQ1은 원점과 C1을 잇는 직선 상에 있고 최대는 당연히 직선과 원의 교점 중 O와 먼 쪽에 있는 점이 Q1이 될 때이고, 원과 점 사이 거리의 최대 최소구하는 법에 따라 3+5, R1 역시 너무나 당연하게도 OQ1과 평행한 직선이 원과 접할 때이니 OR1이랑 OQ1이 수직이 되는 원 위의 점. 그러면 삼각형의 넓이는 8*5/2이므로 20.


그 다음 xy평면과 PQR사이의 각인데, 윗 문단의 내용을 하다보면 QR이 xy평면과 평행하고 구의 중심을 지나는 평면 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러면 QR이 xy평면과 평행하니까 평행이동 시켜서 삼수선정리 쓰면 되겠네. 따라서 결국 밑변이 4sqrt(2)이고, 높이가 4인 직각삼각형의 각이 원하는 각임. 따라서 답은 23.


기벡시절에는 공간벡터의 내적을 배우니까 공간 상에 이상하게 둥둥 떠있는 평면들 사이의 각도 구할 수 있었으나 기하는 그게 삭제돼버려서 무조건 간단하게 표현될 수 있는 평면들 사이의 각을 낼 수 밖에 없는 한계로 어쨌든 초월함수의 미적분이라는 핵심 요소가 다 살아있는 미적분에 비해 기하는 기하와 벡터에 비해 고난도로 출제할 수 있는 개념에 명백한 한계가 생겨버린 셈입니다.





마찬가지로 교수님의 몸 비틀기 시즌 2


이젠 순수 공간 도형으로 출제 하셨으나 결국 쓰는 도구는 똑같습니다.


장황하게 상황이 설정되어 있지만 반지름의 길이가 6인 원에 접하는 정사각형을 한 면으로 하는 정사면체를 두고 구와 만나는 세 점을 이은 정삼각형의 정사영에 대한 문제인데...


애초에 PQR에 아무런 장난을 안 쳐놓으셔서 원래 있던 정사면체의 밑면과 PQR이 평행함. 이걸 알면 PQR은 밑면과 닮음이니까 닯음비만 구하면 될 것이고, 정사영 내리는 평면과의 각도 그냥 밑면과의 각으로 퉁쳐버리면 됨...


그러면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 구의 중심을 O라고 하면 OAB를 포함하는 평면 하나 그려놓으면 문제의 모든 요소를 거기서 다 구할 수 있음.


AB의 거리가 6sqrt(3)이므로 OA의 길이는 6sqrt(2)이고, 구와의 교점은 이 상태에서 O를 중심으로 반지름이 6인 원 그려서 AB와 만나는 점이 P임. 거기다 OBP는 이등변 삼각형을 이루므로 정사면체의 밑면에서 P까지의 거리는 4sqrt(2)이므로 닮음비가 1:3가 되어 넓이비는 1:9, 그리고 P를 구하는 과정에서 alpha로의 각은 바로 나옴. 왜냐? 저 상태에서 P에 접하는 직선이 바로 alpha니까. P까지의 거리 구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음. 그럼 답은 24가 바로 튀어나옴.





그리고 24와 25 수능에서는 어차피 치는 놈들도 없다고 그냥 내던 유형 재탕을 때려버리심...


벡터의 최대 최소는 항상 세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됨.




1. 크기와 방향만 같으면 모두 같은 벡터이므로 시점은 자유롭게 옮겨도 된다.


2. 벡터의 크기와 방향, 둘 중 하나를 고정시켜서 본다. 


3. 그리고 대부분의 문제에서는 크기를 고정시킨다.




24 수능 30번은 (가)에서 바로 크기 고정시켜줬으므로 방향. 즉, 각만 잘 움직이면 됨. 그러면 PQR이 각각 DEF를 중심으로 하고 반지름이 1인 원 위를 빙빙 돌아간다는 걸 알 수 있음. 


(나)는 뭔가 시점이 다른 벡터가 우루루 모여있는데, 어떻게 본다? 시점을 자유롭게 옮겨서 본다. 그러면 문제에서 AX의 크기가 최대일 때라고 했으니 좌변의 벡터들의 시점을 죄다 A로 옮겨서 보면 됨. 



그러면 이렇게 정리가 되는데, AB랑 AC의 합은 A에서 BC의 중점까지의 벡터의 2배이므로, 저기에 맞춰서 AP, AQ, AR을 가지고 놀면 됨. 근데 PQR이 뭐다? D, E, F를 중점으로 하고 반지름이 1인 원 위의 점.


그러면 AD, AE, AF야 죄다 고정된 벡터니까 PQR이 다 AB+AC와 평행하면 최대가 되겠네. 그러면 삼각형 QPR은 그냥 삼각형 DEF를 1만큼 평행이동 시킨거라는 걸 알 수 있음. 이거저거 양념쳐봤지만 결국 기벡에서 했던 중심 잡고 벡터 뺑뺑이라는거



25 수능은 아예 숨길 생각도 없음. 대놓고 내적의 최대 구하라고 함


첫번째 조건 보니 딱 봐도 제곱해서 풀면 XB와 XC 내적한 값이 0. 즉 두 벡터 사이의 각이 직각이라는 소리고, 이는 또또 X가 원 위에 있음을 의미함. 따라서 이것도 결국 B와 C의 중점을 중심으로 하고 반지름이 2인 원 위에 X가 있다. 한마디로 크기를 고정해준거임


그 다음 AC와 AQ의 내적의 최댓값을 구하랬으니 두 번째 조건의 시점을 싹 A로 바꾸면


이걸 정리하면



AQ가 고정된 두 벡터와 뺑뺑이 돌아가는 P를 종점으로 하는 벡터의 합으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음. 이 상태에서 AC와 내적한 값의 최대는 당연히 AP에 의존함. 당연히 빙글빙글 도는 P가 중심에 대하여 AC에 평행할 때 최대가 됨을 알 수 있음.


뭔가 장황해보이지만 결국 뺑뺑이 도는 벡터 하나 잡아다가 비교할 벡터와 평행할 때 최대가 된다는 점만 이용하면 눈으로도 어떻게 해야할지 술술 풀리는 문제들임.




사실 미적 선택자들이 기하를 안 하는 이유는 단 하나일겁니다. 표점 최고점이 미적분보다 낮다.


그런데 표점 최고점은 결국 자신이 선택과목을 다 맞아야'만' 의미가 있는 요소인데, 대부분의 미적분 선택자들은 28번 찍고 30번 못 풀어서 2문제 날아가면 이번 수능 기준 기하 1개 날린 친구보다 오히려 표점상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 그냥 기하 해서 1틀로 방어하거나 다 맞히는게 훨씬 나은 선택인데, 이상하게도 미적을 잡는 수험생들은 오히려 증가하는 건 무슨 일인가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듭니다.


또한 확통 선택을 마음먹은 학생도 본인이 고2때 공통을 1-2개 정도밖에 틀리지 않는다면 확통은 충분히 완답 가능할거라 기하를 택해서 상방을 올리는 선택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확통은 교수님들이 고삐를 단단히 죄고 계셔서 그렇지 미쳐돌아버리면 한도 끝도 없이 어려워질 수 있는지라. 기하 기출 훈련만 잘 되면 충분히 다 맞을 수 있어서 한번 도전해봄직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결론)

기하는

문제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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