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선생님이과외학생보다공부를못하면일어나는일.txt/공부하세요(?)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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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이 글의 이상한 점을 찾아주세요 이스터에그가 나름 있습니다
웹소 반 편 분량입니다.
그날은 추운 날이었다. 수능을 거하게 말아먹어 이번 겨울이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한숨 한 번에 입김이 하얗게 퍼진다.
'아 드럽게도 추워라.'
그렇지만 나는 목도리를 꺼내 들며 외출 준비를 했다. 이 모든 것이 다 망할 과외때문이다.
"공부야, 네가 그렇게 수능을 망치니 과외라도 해보지 않을래? 4등급이라면서?"
옆집 아주머니의 제안을 들은 우리 어머니는 귀가 솔깃해지셨는지, 며칠 전 저녁 식사시간에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데 왜 내 수능등급을 옆집 아주머니가 알고 있는 것이지? 하여튼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화가 조금 나셨다고 한다. 우리 아이의 수학 실력이 4등급 밖에 안된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아주머니의 말이 어이가 없었다나.
'실제로 4등급은 맞지만...'
뭐, 어머니는 나의 포텐셜이 엄청나다고 생각하시니까.
과외를 해준다는 사람은 옆집 아주머니의 딸이었다. 무슨 의대인지 약대인지를 갔다고 하더라. 듣기로는 서울대를 버리고 지금 다니는 학교를 간다는데, 학력만 들으면 엄청난 사람인 것 같다. 수능 성적표도 보여주었는데 성적표에 적힌 숫자가 눈 앞에 아른 거릴 정도로 열심히, 반복해서 보았다. 이런 성적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니 대한민국의 평균은 5등급 아닌가, 나도 나름 평균 위라서 괜찮게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수학 선생님은 정말 어떤 사람인 것이지? 천상계?? 모르겠네...'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
이름 : 김기하
한국사영역 1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145/100/1
수학영역(기하) 167/100/1
영어영역 1
과학탐구영역
제1 선택 화학1 70/99/1
제2 선택 생명과학2 83/100/1
하여튼 눈이 쌓여 언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며, 약속 장소인 카페로 이동했다. 카페 문 앞에서 누가 과외 선생님 같이 생겼는지 눈알을 굴리며 천천히 바라보았다. 저기 보였다. 옆집 아주머니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분도 나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흰 니트에 물결펌을 얹은 갈색 어깨 기장의 머리, 청바지와 옆에 벗어둔 코트까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 공부 맞지? 나는 옆집 기하 언니라고 해!"
"이미 많이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어요! 만나 뵈어 정말 영광이에요."
"그래, 그럼 본격적으로 과외를 시작해볼까?"
역시 잡담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보고 프로답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공부의 수학 실력이 궁금해서 편하게 레벨 테스트를 볼 거야, 한 번 풀어볼까?"
"네!!"
의욕이 괜히 솟아 너무 크게 대답을 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인지, 어느 순간 내 자리에는 3장 정도 A4에 출력되어 스테이플러가 찍힌 문제지가 있었다. 옆에 내려둔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필통을 꺼내 샤프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슥, 스슥
생각보다 쉬웠다.
'아직 수학하던 기억이 남아있나? 왜 이렇게 쉽지?'
주어진 문제는 간단한 음함수 미분 문제였다. 수능으로 치면 25번 3점 난이도로 배치될 것 같은 수준이었다. 공통보다 미적에 나름 자신이 있던 나는 문제를 쉽게 풀었다. 사실 고백하자면, 미적에 더 자신이 있어서 쉽게 푼 것이 아니었다. 어제 오르비에서 이런 내용의 칼럼을 본 것이었다.
'내용이 조금 많이 이상하고 하트 이모티콘도 많고 그랬지만..수학적인 부분에서 틀린 점은 없었으니까! 역시 오르비는 수험생 커뮤니티가 맞다니까~'
편한 마음으로 한 문제를 푼 나는 다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빨리 문제를 푸는 속도에 과외 선생님은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나는 또 한 번 의기양양해하며 다음 문제를 보았다.
이번 문제는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수능에서 4점 난도로 나올 것 같은 문제였다. 속도 문제였는데, 적분과 미분이 살짝 헷갈렸다.
'이걸 어떻게 하더라...엑스 세제곱을...'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어떻게 어떻게 풀었다. 답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레벨 테스트 문제를 한 번씩 다 보고 나서, 선생님이 채점을 시작했다.
역시나, 처음 한 문제 이후에는 전부 긴가민가한 상태로 풀었더니 동그라미와 가위표가 섞여있는 시험지가 되었다. 자주 있는 일이라서 큰 타격 없이 채점 결과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문제 풀어줄게!"
선생님은 연필을 잡고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아까 2번 문제는 속도 가속도 문제지? 이렇게 엑스 세제곱을 적분하면 삼엑스제곱이 되는데..."
'뭔가 설명이 이상한데?'
"선생님? 설명이 뭔가 이상해요."
선생님이 나를 낚으려고 저렇게 말했나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닌 것 같고 진짜 모르는 것 같다.
"왜? 엑스 세제곱을 적분하면.."
그 다음문제도 비슷했다. 아무리 내가 수학 4등급이라지만 사인 법칙은 알고 있는데, 그것도 모른다고? 아니 의대 다닌다면서 왜 저러는 것인지 점점 마음 속에는 의심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쏭달쏭 어지러운 과외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 유튜브를 보면서 숏츠를 볼까 싶다가 아까 과외보다 더 도움이 된, 음함수 미분 칼럼이 적혀있는 그 사이트, 오르비에 들어갔다. 여러 갈드컵과 합격 ㅇㅈ과 그냥 ㅇㅈ과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크게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보였다. 메인글이었다.
'이게 뭐야?'
제목부터 자극적이었다.
이 ㅅㄲ 수능성적표로 사기 ㅈㄴ치네 미친놈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
클릭.
대충 글을 천천히 읽는데, 저 수능성적표 너무 익숙하다. 그리고 글 밑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실제 성적은 이거임, 그리고 이 사람 XX전형으로 XX대학교 감 ㅋ 인증해준다
어라. 역시 수학 평균은 오등급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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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칼럼에 하트 이모티콘 다수![](https://s3.orbi.kr/data/emoticons/2020_foolsday/oribi/008.gif)
아 근데 도움되는 칼럼은 맞잖음![](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25.gif)
미친놈들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미친놈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