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즈님 사건에 대해서....

아마 피의자들이 쪽지를 지금쯤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 페로즈님 절대 고소 취하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 왕기춘 선수가 체육학과에서 선배가 후배를 때리는 전통을 두고 “맞을 만 하니까 맞는 겁니다.”라고 두둔했다가.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유도학과 학생들은 맞을 짓을 했으면 선배에게 맞아야 합니까? 아닙니다. 설령 후배가 어떤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맞기는커녕, 선배에게는 공론장을 형성하여 비판은 할 수 있을지언정 후배를 공개적인 장소에서 비난하여 인신공격을 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어떤 가게에 손님이 물건을 훔치다 걸렸습니다. 가게 주인이 동네 사람을 모아놓고 그 ‘도둑’을 때린다고 합시다. 동네 사람들도 다 같이 모여서 발로 차고 뺨을 올려붙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올바른 민주주의 사회인가요? 잘못을 했으니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인가요?

때문에 님의 글에 달린 댓글을 읽어 보았는데, 대부분 명확한 근거도 없이, ‘그랬다더라‘는 정도 가지고 여러 사람이 인신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이건 때리고 밟는 것보다 어찌보면 더 한 겁니다. 주어가 없으니 나는 안전하다며 조롱하는 사람부터 일베충이라며 이 사이트에서 추방하자는 사람까지 별별 인신공격이 다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한 명에게 하는 거지만 당하는 사람은 수십명에게 당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건 맞나요? 페로즈님이 일베충이건 말건 여러분과 관계없는 건 둘째치고 그게 사실인 건 맞느냐구요? 식물인간 사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사실이 아닌 거 확신합니까? 만약 사실이면 여러분에 페로즈님에게 정신적으로 준 피해는 뭘로 보상하실 건가요? ‘미안하다’ 한 마디 할 겁니까? 참 쿨하네요. 몇몇의 연예인들은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자살까지 합니다.

법원에서 판사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당신은 살인을 했을 거라고 피의자에게 사형수의 올가미를 씌워도 됩니까?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의 확정판결이 일어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하는 것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유죄인 사람이 증거가 없어 무죄가 되는 것보다 무죄인 사람이 억울하게 유죄가 되는 것이 더 도덕적이지 못한 사회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원칙입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그럴 것이다고 생각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고요.

페로즈님을 비난하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이 페로즈님에게 비난을 가할 자격은 없습니다. 피해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법적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페로즈님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고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하는 수준까지는 건설적이지만 저건 그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저는 앤드루 님에게 명예훼손 뿐만 아니라, 그가 한 말 중 사실이 아닌 것이 있다면, 스스로 해명 글을 올리고 페로즈님이 앞으로 논술 수업을 하며 손해볼 경제적인 부분까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로즈님 절대 고소 취하하지 마세요.

욕 먹을 짓 했으니 욕 먹는 사회는 누구 말대로 미개한 사회입니다. 잘못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죠. 그게 도덕적인 수준이라면 공개적인 비판을 가해야죠. 만일 비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면 상종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심증만 가지고 소문만 가지고 연예인을 자살하게 만든 사건을 보고 욕한 적 없나요? 지금 저들이 딱 그 짝입니다. 비난을 하는 순간 죄인은 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된다는 거 페로즈님이 제대로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페로즈님에게 교육자이니만큼 어린 아이들 선처해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의견이 좀 다릅니다. 먼저 페로즈님과 저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들은 어리지도 않습니다. 페로즈님이랑 30살 차이나나요? 고작 많아봐야 10살입니다. 또한 오르비에 있다는 거 자체가 공부도 어느정도 해 본 사랍입니다. 저런 사람들 그대로 두면 분명 다른 곳에서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겁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게 뭔지 제대로 알려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