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 후배 폭행사건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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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치과병원 전공의(레지던트)가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동아리 후배 4명을 폭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폭행을 당한 학생 중 일부는 고막까지 파열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2차 보복’이 두려워 사건에 쉬쉬하고 있다. 학교 쪽에서는 ‘동아리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까지 제재하긴 무리가 있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의·치대 안의 수직적 ‘군대 문화’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병원 전공의 3년차인 심아무개(29)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2시께 병원 회식이 끝난 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동아리 모임에 합석했다. 이 자리에서 심씨의 동아리 후배인 ㄱ씨가 한 기수 아래 후배인 ㄴ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ㄴ씨가 굼뜬 행동을 보이자, 심씨는 “우리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군기가 빠진 것 같다”며 ㄱ씨와 ㄴ씨를 포함한 남학생 3명을 일렬로 세워놓고 뺨을 때렸다. 심씨는 이를 말리던 여학생 ㄷ씨의 머리채를 끌어당겨 바닥에 내팽개치기까지 했다. 뺨을 맞은 ㄱ씨는 고막이 파열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심씨가 전공의로 일하는 병원은 심씨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아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학교 쪽에선 “당사자들 간에 사과로 마무리된 사건”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석준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교무부원장)는 지난 23일 <한겨레>에 “치의학대학원 안에서 일어난 사건도 아니고, 동아리 술자리에서 발생한 폭행에 대해서까지 우리가 제재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심씨가 사건 이후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했고, 피해 학생들이 사과를 수용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다.
학교 쪽의 이런 대처를 놓고 피해자 쪽에선 “담당 교수가 만나자고 한 뒤에야 심씨가 마지못해 사과를 했는데 그게 진정성 있는 사과냐”고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추가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은 “치대 커뮤니티가 좁아 한번 선배들이나 교수들에게 찍히면 평생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2차 보복이 두려워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1년차 전공의도 “환자를 많이 보고 잠도 못 자고 하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되면 담당 교수가 화가 나서 주먹으로 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도 “이것을 밖으로 말하는 순간 이 병원에서 떠나야 할지도 몰라 쉬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치대 내의 군기잡기 폭행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4년차는 1년차 후배가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배를 여러 차례 걷어찬 일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12년엔 후배 전공의한테 폭행하고 욕설한 전공의가 법정으로 가기도 했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의·치대부터 병원으로 이어지는 ‘군기’가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엄중한 일이라 ‘군기’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런 문화가 의료사고를 더 부추길 수 있다. 수련 과정 속에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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