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은 국어사전이 아니다(ft. 법학 제재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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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서력 강화플랜을 연재하는 타르코프스키입니다.
최근에 오르비에서 정석민 선생님의 헤겔지문 해설을 보았습니다. (https://orbi.kr/00069098092)
지문 자체로 보더라도 매우 훌륭한 해설이라고 생각하는데, 더 나아가 공부 방법론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어 지문의 이해 과정에는 '문맥의 의미 파악'과 '납득을 위한 사고'가 있는데, 납득이 되면 가장 좋고, 이는 평소의 어휘력과 배경지식에 따라 의존한다. 다만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문장 구조 등에 비추어 문맥상 의미만 파악하더라도 풀이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강사들 사이에서도 배경지식 무용론이 대세였던 것 같은데, 정 선생님은 평소에 공부한 어휘력과 배경지식에 의해 상당부분 결정되어 있다는 진실을 부정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실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문맥에 의존해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저는 위 견해에 상당히 동의합니다만, 너무 많은 학생들이 너무 빠른 시기에 납득을 위한 공부를 포기하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납득을 위한 사고뿐만 아니라 문맥상 의미를 파악하는 것 역시 어휘력과 배경지식에 의존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독서력의 근본이 되는 '어휘력'이란, 국어사전에서의 사전적 의미로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어사전이 아니라 백과사전에 담겨 있는 관련 지식들에 가깝다고 할까요. 어쩌면 어휘력보다는 '개념력' 정도의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잘 편집된 백과사전을 읽어보면,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이 어떻게 다른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변증법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철학』 문답에 의해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 어원은 대화의 기술이라는 뜻이다.
「2」 『철학』 헤겔 철학에서, 동일률을 근본 원리로 하는 형식 논리와 달리 모순 또는 대립을 근본 원리로 하여 사물의 운동을 설명하려는 논리. 인식이나 사물은 정(正)ㆍ반(反)ㆍ합(合) 삼 단계를 거쳐 전개된다고 한다.
「3」 『철학』 마르크스주의에서, 자연ㆍ사회 및 사유의 일반적인 운동 법칙ㆍ발전 법칙에 관한 과학.
백과사전에서는 훨씬 자세히 설명하지만, 일부만 발췌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변증법이란 것을 인식뿐만 아니라 존재에 관한 논리로 생각한 것은 G.W.F.헤겔이었다. 헤겔은 인식이나 사물은 정(正)·반(反)·합(合)(정립·반정립·종합, 또는 卽自·對自·즉자 겸 대자라고도 한다)의 3단계를 거쳐서 전개된다고 생각하였으며 이 3단계적 전개를 변증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정(正)의 단계란 그 자신 속에 실은 암암리에 모순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순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단계이며, 반(反)의 단계란 그 모순이 자각되어 밖으로 드러나는 단계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모순에 부딪침으로써 제3의 합(合)의 단계로 전개해 나간다.
이 합의 단계는 정과 반이 종합 통일된 단계이며, 여기서는 정과 반에서 볼 수 있었던 두 개의 규정이 함께 부정되면서 또한 함께 살아나서 통일된다. 즉, 아우프헤벤(aufheben:止揚 또는 揚棄)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존재에 관해서도 변증법적 전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존재 그 자체에 모순이 실재한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변증법은 모순율을 부정하는 특별한 논리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변증법은 이와 같은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K.마르크스, F.엥겔스의 유물변증법(唯物辨證法)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변증법 [dialectic, 辨證法]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정보의 출처로는 Oxford University Press가 발간하는 Oxford research encyclopedia(ORE)를 추천합니다(물론 영어입니다). 옥스포드 대학은 아래와 같이 발간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정보가 넘쳐나고 잘못된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학생과 연구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최신 정보, 정확한 정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옥스포드 연구 백과사전에 투자했습니다. 모든 학문 분야의 국제 학자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점점 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동료 검토를 거친 요약본으로 구성된 새로운 종합 컬렉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학자, 논문에도 주류와 비주류, 트렌드와 고전이 있습니다만, 백과사전은 주류와 비주류, 트렌드와 고전을 적절한 비율로 중요도로 잘 정리해 줍니다. 심지어 옥스포드 사전은 친절하게도 항목별로 검증된 summary까지 제공합니다. 여러분의 머리속에도 모두 어떤 형태로든 백과사전이 들어 있습니다. 그 퀄리티가 낮거나 공백이 많고, 인출과 입력이 비효율적인 경우에는 문제 풀이가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머릿속 생각의 지도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법학에서는 비슷한 개념으로 '주석서'라는 게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습니다)
저도 글을 쓸 때 위 백과사전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출제가능한 소재에 관해 출처를 밝히고, Oxford research encyclopedia의 내용을 번역, 발췌 요약, 재구성해서 칼럼에 소개해보겠습니다.
예컨대, ORE에서 설명하는 제도주의로서의 저널리즘은 아래와 같이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저널리즘은 공통된 신념, 규범, 비공식적 규칙과 일상적 절차, 명시적 규정을 통해 사회적 제도로서 기능하며, 이는 기자들의 실천과 담론을 지탱하는 근간을 이룬다. 이러한 구성 요소들은 기자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동시에 그들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저널리즘의 안정성과 적응성을 증대시킨다. 사회적 영역 내에서 독립적인 권위를 유지하는 저널리즘은 자율성을 지키는 한편, 다른 사회적 제도와의 상호 연결성을 내포한다. 경제적, 기술적 변화에 따른 저널리즘의 정당성 약화에 대한 우려는 탈제도화(deinstitutionalization)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나, 일각에서는 이를 제도의 적응 및 재제도화(reinstitutionalization)의 일환으로 본다. 제도 이론, 특히 역사적 제도주의 및 담론적 제도주의는 저널리즘 연구에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역사적 제도주의는 제도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경로 의존적 과정(path-dependent processes)을 탐구하며, 담론적 제도주의는 제도의 유지를 위한 담론(discourse)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나 제도 이론은 여전히 저널리즘 연구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방법론적 개인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를 선호한 데 기인한다. 저널리즘을 집단적 활동으로 인식하려면, 기자들이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전달하는 신념을 포함한 경험적 차원을 이해해야 한다. 비공식적 규칙은 뉴스 가치가 높은 요소를 우선하는 기자들의 일상적 절차를 안내하며, 공식적 규칙은 윤리 기준과 조직 정책에 명문화되어 있다. 제도 이론은 이러한 규범과 규칙이 담론적 실천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고 내면화되는지 명확히 밝힘으로써 저널리즘의 윤리적 및 운영적 정신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저널리즘의 제도적 특성을 고찰하는 과정은 그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특성과 더불어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는 능력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참조: Vos, T. (2019, February 25). Journalism as Institution. Oxford Research Encyclopedia of Communication.)
끝으로 오늘은 법학 관련 출제 가능한 소재들로 목록을 제작해보았습니다. 해당 주제들에 대해 한 개념력과 배경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잘 압축된 한 문단을 앞으로도 꾸준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헌법
1. 헌법상 평등권의 의미와 차별금지사유
2. 위헌법률심판제도와 헌법소원의 차이점
3. 공법과 사법의 구분 기준과 그 중요성
4.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법적 쟁점
### 민법
5. 계약의 성립과 청약의 구속력
6. 부동산 거래의 공시제도와 등기의 효력
7. 계약의 효력 발생 시기와 조건부 계약의 법적 효력
8. 상속법상 유류분 제도의 취지와 적용 사례
9. 소멸시효 제도의 법적 의의와 적용 사례
10. 미성년자의 계약능력과 법정대리인의 동의 요건
11. 부동산 담보권의 설정과 실행 절차
12. 계약해지와 해제의 법적 차이와 효과
### 형법
13. 형법상 인과관계 이론의 발전과 한계
14. 형법상 자구행위와 정당방위의 구별 및 판례
15.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의 중첩가능성과 구제 방식
### 상법
16. 법인격 부인론과 그 적용 사례
17.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제도의 의의
18. 상법상 기업인수 및 합병(M&A) 절차와 법적 규제
19. 주주총회의 결의 취소와 무효의 소 제기 요건
20. 해상보험계약과 손해배상의 법적 기초
### 행정법
21. 행정규칙의 법규성 논쟁과 판례의 변화
22. 행정법상 신뢰보호 원칙의 적용 요건
23.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법적 성격과 하자의 효과
24. 행정절차법상의 행정청의 청문 절차의 법적 의미
25. 정보공개청구권의 법적 근거와 한계
### 노동법
26. 노동법상 부당해고의 요건과 구제절차
27. 영업비밀 보호와 근로자의 전직금지 약정
28. 노동조합 활동의 보호범위와 부당노동행위 금지
29. 근로시간 규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법적 근거
### 국제법
30. 국제법상 국가승인의 효과와 형태
31.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국내법적 수용
32. 국제사법상 준거법 결정의 기준
33.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권과 보충성 원칙
34. 국제해양법에 따른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권리
35. 인권조약의 국내법적 효력과 적용 사례
36. 국제인권법과 국가의 인권 보호 의무
### 환경법
37. 환경오염에 대한 무과실책임주의의 도입 배경
38. 환경보호에 관한 사법적 구제 수단과 영향
### 지적재산권법
39.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의 구별
40. 특허법상 직무발명제도와 보상 문제
41. 디지털 저작권 침해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 소비자법
42. 소비자기본법상 집단소송제도의 특징
43. 집합적 소비자 보호 제도와 단체소송의 법적 요건
44. 전자상거래에서의 고객 보호를 위한 법적 규제
### 세법
45. 조세회피행위의 규제와 실질과세의 원칙
46. 부가가치세 환급제도와 그 법적 쟁점
### 의료법
47. 의료과실의 입증책임 전환에 관한 논의
48. 원격의료서비스의 법적 쟁점과 규제
### 정보통신법
49. 사이버 명예훼손의 특수성과 법적 쟁점
50. 개인정보 보호법상 정보주체의 권리와 침해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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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같은 글이네요. 올 해 뭔가 법지문 나올 것 같아서 유튜브에서 간단히 영상 찾아보고 있었는데,,, 기준이 없어서 붕 뜬 느낌이었거든요. 저 소재들 하루에 두개씩 꼭 인터넷에 찾아보고 정리해놔야겠습니다 가끔 이런 진주같은 글이 올라와서 오르비를 못 끊네요 감사합니다
진리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그저 확정된 것처럼 보일 뿐이며 이데아에 수렴한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왜냐하면, 논증 대상의 것들은 계속 무한히 정립되는 정반합의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제재가 약한편인데 저녁마다 관련된 내용 찾아서 하나씩 읽고자야겠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