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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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마지막 일기
어떻게 시작과 끝을 장식할까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길게 길게 쓰고 싶다
순식간에 화제가 바뀌어
이해를 하든 못하든
남들에게 보여지는 일기를 택했지만
결국 나를 위한 일기였으니..
개 고양이만도 못한
사람도 아닌 취급을 받은 기분이다
개와 고양이를 기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때 키운 교감 안되는 장수풍뎅이와도 얘기할 때는
눈이라도 마주치고 말했는데
개와 고양이는 벌레보단 낫지 않을까
그런 개 고양이하고도 얘기할땐
적어도 듣고 있는지 반응이라도 확인할 터인데
나는 짐승 취급도 못 받았다 생각했다
애석하게도 이미 무너진지 몇달째
나아질 여지조차 보이질 않고 갈수록 심연이다
일기장으로 쓰이고 있는 노트는
언제부터 잠들어있는지..
노트를 펼칠 힘이 없었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일기랍시고 폰으로 몇 자 띡띡 남기던게 습관돼
볼펜을 잡으면 뇌가 휘발되며
폰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거짓 때문인가
아무튼..
여기에 공부일기가 아닌
내 사사로운 개인사가 入했을 때부터
나의 일기장은 잠들어있다..
나중에라도 옮겨 적으려
전부를 옮기진 못했어도
글 몇 자를 종종 적었던 것 같은데
아마 일기장으로 옮기지 못할 것 같다
이 글 또한..
하나의 바이블처럼
전혀 부끄럼 없다며 결코 지우지 않으리라 맹세했던
나의 지난 4년간의 26000여 글을 떠나 보낼때에도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으나
일기를 쓰는 지금도 썩 유쾌하진 못하다
한창 인터넷 방송이 커져갈 무렵
충격적으로 들려오는
<빚까지 내가며 방송인 후원하다 극단적 선택>
정말 이해도 못하겠고
그냥 한심하게만 느껴졌는데
아..
나 이제 알거같아
그들이 무슨 심정이었는지
나는 요즘 너무 외롭다
삶 자체가 너무나도 외롭다
발단이 뭐였을까
친구 열댓명보다 정말 친한 한두명이 낫다며
난 그런 친구들만 곁에 두고있다며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4년 사이에 그렇게 “친한 한두명”의 90% 이상을
떠나보내고 기존의 친구와는 다른
무언가를 잃어 느끼는 감정인가
이젠 사람이 사람으로 안느껴진다
길가며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질 않아
그냥 생김새만 엇비슷한 외계인같다
저들이 나와 인연을 맺게될 일이 있을까
죽을때까지 이름은 커녕 말조차도 안 섞어볼 사람들인데
그게 사람이 맞는거냐
우리가 사는게 맞는거냐
내 감정을 정확히는 못 서술하겠다만
이러한 생각들로
난 그들이 사람으로 보이질 않는다
나무와 돌..
심하면 날 언제든지 노려볼 수 있는
그러한 무언가..
그러다보니 너무나 고독하다
내가 살아있는게 맞는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그렇지만 친구를 사귀어보거나 말을 걸어보는게
해결책이 아니란게 골 아픈 것이다
난.. 모르겠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두렵다
그게 친구든 무엇이든
나라는 사람 자체가 불안정하다
나는...
아무튼
한 방송인을 알게 됐다
취미 방송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열댓명도 안보는
소위 말하는 하꼬 방송인
어쩌다 친밀감이 생겼을까
난 답을 알고있다
굳이 말하고 싶진 않을 뿐
하여
그 사람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친구 하나 없는 삶에
생겨난 귀인 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상대방을 알지만
상대는 나를 알지 못한다
이런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사람 간의 관계속 필연적으로 생기는
여러 과정들을 쉽사리 생략해버리는 느낌이랄까
나 홀로의 내적친밀감
아무튼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든다
나는 삶에 의욕도 없고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의 불꽃도 다 죽어버린 상태고
친구는 커녕 지인조차도 씨가 말라버린 이 상황에
돈이 대수랴
얼마를 꼴아박든
내 이름도 모르는
인사도 건네지 않을
사람들과 소통하기도 두려운 내게
외계인처럼 느껴지는 현실 속 사람들이
뭔 상관이냐
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도와주는
그런 대상과 웃고싶다
이해하지 못하겠지
이해하지 못하라
나는 그런 상황이다
나의 4년 간의 여정은 완전이 실패했다
수능? 대학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를 찾는 여정엔 사람이 중요했고
그 사람들을 모두 잃었다
본명도 모르는 인터넷 친구부터
이름과 전번까지 알게된 인터넷 친구와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같이 보낸 현실 친구들과
무언가까지
하하
내가 요즘 어떻게 잠에 드는지 아느냐
단어 하나만을 되뇌인다
“나는...” “나는...“ ”나는...“
분명 할 말도 많은거같은데
항상 말문이 막힌다
응어리인가
“나는...” 이후에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머리가 터져버린다
그렇게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정전된 후
리셋이라도 된 듯
다시 “나는...”을 외쳐본다
그렇게 며칠동안
수십시간을 반복해놓고도
끝내지 못하는 단어를 반복하며
매일 잠에 든다
이게
네 일기냐? 하기엔
너무나도 진솔한 내 일기다..
결국 난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떠나간거라면
짐승만도 못한 네 녀석 옆을 누가 지키겠냐만은
그런거라면
오케이다..
스물 네 살을 멋있게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올해였는데
어디까지 추락할 셈이냐
엄마 아빠도
이젠 그만 고생하고
다 같이 끝내고 싶다
힘들게 살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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