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전까지의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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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바다에 가고싶단 생각을 했을까
넓은 모래사장과 내리쬐는 태양빛,
일렁이는 푸른 파도를 지닌 바다가 아닌
어두운 새벽의 바다
짙은 어둠 속의 바다
파도는 보이지도 않지만
방파제에 가로막혀 굉음을 냄으로써
난 여기 실존한다- 말하는 파도가 보고 싶었다
어쩌면 난
커다란 대자연 앞의 어둠 속 공허를 마주하고 싶었던건가
내가 가고 싶었던건 부둣가였나
하지만 생각은 이내 멈추었다
가서 뭘 한담
그래 다 좋아,
바람 쐬고 온몸으로 느끼고
근데 그게 끝?
뭘 더 바라면 욕심인걸까
난 거기서 답을 찾지 못하고
바다에 찾아가길 망설이며
왠지 모르게 친구들을 찾았다
같이 가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내가 그동안 무심했던 탓인지
누구도 내게 답해주지 않았으며
그렇게 바다 생각은 마무리 되나 싶었다
여느때와 같이 허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광합성은 커녕 달에게 혼이나 빼앗기며
매일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인생을 내다버리던 중
보게 된 친구의 바다로 놀러간 한 스토리
나랑 가지 않고 그런건 하등 상관없지만
공간의 대비가 너무 뼈져리게 느껴졌다
앞서 말했던 밤 바다의 커다란 대자연과
피시방 구석에서 홀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1평도 안되는 공간에서의 나..
그때부터 난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적어도 피시방에 있을 때에는
잠시나마 모든걸 잊게 되고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느끼지 못해
일종의 도피처로써 다녔던 것인데
이젠 모니터만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회의감에 대한 잡생각이 끊임없이 나며
도저히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만두고 돌아가는 길
평소에 즐겨 들었던 얼지니티의 커버곡의
원곡(어제 오늘 그리고 - 조용필)을 들어보며
머릴 감싸고 주차장에 쪼그려 앉아있던 중
사무치게 담배 생각이 났다
내게 있어 담배란
비참하고 힘들때 뻐끔거리는 것
그런데
힘든거랑 담배를 피는거랑 무슨 상관이 있단말인가
평소처럼 이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어제도 결국 담배를 시작하지 못했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싸맨 채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이제는 멀어진 친구들과 친했던 그 당시처럼
평범하게 밥 한끼하는 꿈을 꿨으며
오늘 꿈을 마지막으로
지난 몇주간
이젠 멀어져버린 친구들을
모두 한번씩 꿈에서 볼 수 있었다
참 신기하다
한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어제는 저 사람
오늘은 이 사람
단 한번의 중복 없이
꿈에서 모든 사람을 만날 수가 있는게 가능한가
참 오묘하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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