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Müller [1201011] · MS 2022 · 쪽지

2024-07-06 04: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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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재수생의 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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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인 나는 19살 가을에 아버지와 크게 틀어지고 난 후 300일 가량 연락을 하지 않으며 오로지 내가 알바를 해 돈을 벌어가며 내 인생을 살아왔다. 학비 때문에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사진작가라는 직업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담고 사람들과의 추억을 담다가 좋아하던 래퍼 형과 사석에서 얘기를 나누다 음악을 진지하게 시작해봤다.
 그 형과의 관계가 내 작업에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원래 1000만원은 들었을 피처링 비용이 반에 반도 안 들었다 사실 1000만원이건 1억이건 처음 앨범을 내는 사람이 구할 수 없을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이 앨범 작업에 박차를 가할 때쯤 아버지께 300일만에 연락을 했다.
아버지는 예상과 달리 무덤덤하게 전화를 받으셨고 내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나에게 고생했다며 100만원을 입금해주셨다. 물론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아 살면서 처음으로 저번달 말에 쿠팡에서 가장 힘든 파트로 근무를 나가봤는데 평소에 몸도 남들에 비해 타고났고 운동도 좋아했어서 그런지 9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근육통 없이 멀쩡한 걸 보고 요즘 격일로 나가서 정산금 마련을 하고 있다.

 평소에도 노래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1년에 3000번을 들을 정도로 좋아하며 노래방에선 매번 30곡은 부르고 오는 나였기에 경연 프로그램 출신 레슨을 해주는 형은 레슨생이 처음으로 흉성을 쓰는 보컬이 되는 걸 보고 매우 놀랐다 하셨다  목소리 톤이나 발성 딕션이 안 좋으면 500만원을 줘도 피처링을 고사하던, 100만원을 줘도 기본기가 안 돼있으면 레슨을 안 해주는 형도 먼저 선뜻 레슨을 제의했고 오늘 오후가 두번째 레슨날이다.

첫날 과제가 외국 힙합 앨범 26개 듣고 타입비트를 쓴 자작곡이나 커버곡을 만들어오는 거였기에 죽는 줄 알았다...

 어쩌면 첫 앨범에 정말 유명한 사람들과 작업을 한다는 건 엄청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인생 목표가 언젠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과 앨범을 내보자 였고 그 기회가 찾아왔기에 열심히 작업 중이다 사실 난 성공을 바라고 이 앨범을 만드는 게 아니다 언젠가, 누가 이 앨범을 듣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앨범, 희망을 품게 해줄 수 있는 앨범, 그런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요즘 내 인생은 꿈만 같다 공부만이 전부였던 나의 인생에서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반년만에 아티스트로 데뷔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나를 보면 내가 봐도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친구들은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 목록을 보면 나를 전설의 포켓몬 보듯이 보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가는 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9월 9일에 낼 EP 앨범을 향해 정진할 예정이다. 오르비언들도 인생 목표를 꼭 잡고 실천해보길 바란다.
수능이 4달 남짓 남았다. 아직 시작해도 늦지 않았고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것처럼 아직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4달 수능이면 수능, 수시면 수시 또는 대학 진학 외의 본인의 진로 활동을 활발히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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