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계속 바뀌면 벌어지는 일(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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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생님 글보고 저도 한번 적어봄.
편의상 음슴체.
원래 중2 때까지는 꿈이 물리학자였음.
배성민샘 옛날 꿈이 그랬듯이 나도 설물천을 가서 해외에서 박사를 따고 존나 개쩌는 업적을 세워서 전세계 교과서에 "입평연의 법칙" 이런식으로 공식 하나 새겨넣는게 꿈이었음(배성민t 캐스트 유튜브에 있습니다).
그런데 중3때 같은학교 애 한명이 영재고를 갔는데 그 과정을 옆에서 계속 지켜본 나로서는 당연히 자괴감에 들수밖에 없음. 와 노력으로 능지차이는 어떻게 못하는구나 하면서.
그다음 2번째 꿈이 법의학자임. 법의학 관련 다큐같은걸 보면 그때도, 지금도 시신들에 '동질감'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고 저게 미래의 나의 모습이니 어릴때부터 최대한 다양한 시신을 접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영재고 갈 실력은 안되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한 자사고를 가게 됐으니 여기서 열심히 굴러서 수시로 의대를 가야겠다 생각했음.
그러다가 자사고 생활이 너무 ㅈ같아서 그냥 고2때 일반고로 전학을 왔고, 내신은 이미 1학년때 너무 말아먹어서 별로 신경을 안쓰고 폐인같이 애들이랑 놀면서 고3까지 보내고 수의대를 왔음.
근데 막상 수의대를 오니까 재수를 해서 공대를 가고싶은거임. 일단 수의사는 내가 한번도 꿈꿔본 적이 없는 진로였고, 그즈음에 gos사태가 터지면서 반도체를 되게 관심있게 조사했었는데 그때부터 반도체공학과를 가겠다는 목표가 생겼음. 일단 내가 국어, 영어는 진짜 자신이 있었고(지금도 그렇고) 반도체공학과면 딱히 높은 목표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순조롭게 공부를 했는데 문제는 점점 갈수록 힘이 딸리는거임. 아마 목표가 공대라는것만 생각하면서 너무 안일해졌던거같음. 9모 이후에는 딱히 집중도 별로 안됐고. 그러니까 재수 결과가 좋을리가 없음. 생명에서 4등급을 맞고(다른과목은 괜찮았는데 ㄲㅂ) 일단 수의대로 다시 돌아감.
근데 수의대를 다시 다니다 보니까 생각보다 영 별로인거임. 전공수업같은거 듣다 느낀건데 학문에 흥미가 너무 안생김. 본과부터가 진짜라고 하지만 내가 느낀건 "이정도면 본과를 가도 도저히 공부할 의지가 안생기겠구나" 하는 수준이었음. 오히려 현역때 그냥 고전전 써서 거기 갈걸그랬나 하는 후회만 더더욱 커짐(내가 2022학년도에 고대식으로 670정도였는데 진x사에서 계속 4칸 5칸 ㅇㅈㄹ하길래 지원을 안함. 결과는 고대 핵빵...). 무엇보다 수의사는 내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진로라는 점+전문직의 최하위에 걸쳐있다는 점 때문에 내가 뭐하자고 여기온건가 하는 현타가 너무 심하게 옴.
그러고 나니까 2년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냥 공대를 가는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무휴반을 시전. 근데 문제는 또 생명이 4등급 시발...
그러다가 생긴 4번째 꿈이 치과의사(omfs)인데 이건 내가 수능 끝나고 군대가서 돈벌어 나와서 양악수술을 받을 계획을 세우고 턱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까 omfs(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돼서 한국에서 제일 양악수술을 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이 생겼음.
일단 내 마음속 갈등은 이거였음. 일단 올해 예2에 올라갈거고, 휴학할 생각도 없음. 그렇다면 무휴반이라는 그 좆같은 짓을 올해 또 해야하는가? 설령 성공한다 해도 군대 갔다오면 25살에 1학년인데 그럼 아무리 치대를 갔다 해도 ㅈ된인생이 아닌가?
근데 결론은 무휴반 한번 더 해보기로 했음. 어차피 연애도 결혼도 안할건데, 평생 가져야 할 직업이면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게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아무튼 이런사람도 있음. 꿈 너무 많이 바꾸는건 안하는게 좋은듯. 이러다가 진짜 ㅈ되는건 아닌지 걱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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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을 확실하게 찾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꼭 이번에 끝내세요
본과는 진짜 지옥입니다..
님 갑자기 개쫄려요
나는 수의대 정말 가고싶었는데 그냥 놀면서 갈 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