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GHER [866323] · MS 2018 · 쪽지

2023-11-20 1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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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삼수, 사수, 그 이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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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오르비에 들어왔네요.

그간 조직학, 발생학, 해부학에 치여서 공부만 하다가

올해 가르쳤던 고3 학생들이 수능을 보고와서 

저는 오르비에서 다른 수험생들 반응만 기웃기웃 살피고 있습니다.


제가 오르비를 처음 시작한 건 현역 고3이었던거 같은데,

그때에 비해 확실히 N수생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제 주변에도 이번에 삼수, 사수, 오수, 육수한 친구들이 흔하기도 하네요.


저는 수능을 안본지 꽤 되어 갑니다.

제 주변에 인생 모두를 수능에 바친 친구들도 보고, 

다른 길을 개척해나가는 친구들도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1. 수능은 인생이 아니다.

이 말은 정말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럼 수능은 하나도 중요한게 아니냐?

이건 또 아니긴 합니다만, '수능을 잘본다=인생을 잘산다'로 직결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사람이 지방에 듣도보도 못한 전문대 나온 사람보다 항상 행복할까요?

인생은 수능장 밖에 있음을 꼭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학벌 컴플렉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아쉽게도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벌 컴플렉스는 본인의 마인드셋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본인이 평소에 학벌 낮은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은 공부 안했나보지?'

라고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본인의 학벌이 낮을 때 타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봐 컴플렉스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학벌 컴플렉스를 치료하려면 그만큼 수능을 잘 보든가 아니면 본인을 고치든가

두 가지의 방법이 있지만, 생각보다 남들은 여러분의 대학에 신경 안씁니다.

저 또한 한때는 고3 때 대학을 잘 진학하지 못한 선배들을 보면서 안좋게 생각했으나,

지금 와서는 제가 그 때 어렸던 거라 생각합니다.


3.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기

수험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는데에는 아마 본인의 실력이 이 성적이 아니리라 생각해서

그 다음에도 보고, 또 보고, 또 보고의 반복이 이어진 것일겁니다.

속상하시겠지만, 인정하십쇼.

수능 전날에 잠이 안와서 밤을 새서 못봤고,

수능날에 너무 긴장해서 국어가 눈에 안들어와서 못봤고,

시험장에 현역 애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못봤고 등등

못 본 이유들을 정말 많을 겁니다.

근데,  잠이 안와도 잘 보는 사람이 있고, 시험장에선 모두가 긴장하지만 그래도 잘보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시험장에서도 잘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인의 실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수능판은 나의 적성이 맞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게 되게 중요합니다.

노래랑 춤 하나 못 추는 제가 아이돌하고 싶다고 연습생 10년을 한들

공중파 방송에 한 번이라도 출연할 수 있을까요? 


물론, 3번 글은 재수생에게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현역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니까요.


무튼, 여기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워야할 20대를 수능장에 낭비하지 마시고,

올해 입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셔서

대학에서 지금껏 품어왔던 꽃봉오리를 피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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