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 사수 끝내신 분들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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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쌩삼수 실패하고 하루종일 울다가 겨우 정신차리고 생각 정리 중인데요
사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나요? 또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재수보다 삼수가 배는 더 힘들었어서 사수는 두려움이 먼저 드네요.. 계속 도전하는개 맞는지라는 의심도 많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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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학교 다녀보다가 도저히 제 적성도 아닌 것 같고 학교 가는 지하철 노선에 제 목표 대학에서 내리는 역도 있다 보니 너무 다니는 게 힘들어서 그냥 아버지랑 상의해서 시작했습니다.
근데 실패했을 때 몰려오는 허탈감과 두려움은 삼수때와 비교가 안됩니다.
군대도 가야하고, 현역때 대학 갔던 명문대 친구들은 곧 전역하면서 사회와 더 가까워지고 있을 때 혼자 저 뒤에서 머물러서 그들의 뒤를 보는 심정이라고 해야할까요? 같은 자리에 있지만 위계질서가 정해져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열등감이 정말 심해집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날린 게 너무나도 많고, 그래서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트라우마가 이미 몸 속에 잠식되어 있는 느낌이네요. 정말 혼돈의 중심에 있는 느낌... 너무 무섭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무조건 성공할 자신이 있고, 1년 목숨바쳐서 타인이랑 연락 다 단절하고 핸드폰 최소한으로 줄이고 공부에만 몰입할 자신이 있다면, 본인 전체를 다 바꿀 자신이 있다면, 도전하셔도 되지만... 하나라도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냥 하지마시고 포기하세요. 너무 잃을 게 많습니다.
저는 두가지 단계로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첫번째로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능력이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점.
현역때는 수험 당일 긴장감 조절 실패로 머리가 하얗게 돼서, 재수때는 원서영역에서 실패해서 원하는 대학에 못갔지만.. 삼반수까지 실패하고 나니, '지금까지 정말 운 때문에 안된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쩌면 내가 역량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사람들 말은 하나도 참고하지 않은 채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두번째로, 한번만 더 해보겠다는 마음을 굳히기 전에는, '결과가 어떻게 됐던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 채 삶을 진행시키겠다'는 생각을 담담하게 했었어요.
삼반수에 실패했던게 대기번호 한명이 덜빠져서 그랬던거라 입시를 그냥 마무리 짓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남았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번이나 연속 실패했다는 건, 어쩌면 내가 입시에 실패한 건 운이 아니라 역량 그 자체의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서, 만약 이번까지도 입시에 실패한다면 스스로의 그릇이 그정도 뿐이라는 걸 진심으로 인정하려고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거기서부터 다시 삶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생각까지도 했구요.
결과적으로 네번째 입시 도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지만.. 4수를 결심 하기까지 숱하게 머리속을 오갔던 생각들이 떠올라 마음이 좋지 않네요. 제 경험을 미루어보면, 딱딱해진 마음을 풀어놓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4수에 반드시 성공하겠다' '내 인생 갈아 넣어 목표로 하는 대학에 들어가고야 말겠다' 같은 마음보다는... '4수를 해도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을 살겠다'는 마음이 갖춰지면 입시에 한번 더 도전해봐도, 아니면 현 상태를 받아들이고 다른 무언가를 추구해도 괜찮을거 같아요.
같은 과정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마음고생 끝에 내린 결정이 그 무엇이 되었든, 응원합니다!
저 올해 사반수 했습니다. 올해도 썩 만족스러운건 아니지만 이제 진짜 할만큼 했다고 생각해서 떠나려고요.
사반수 하게된 이유는 삼반수에 마킹 실수로 영어 등급이 떨어졌는데 대학 다니면서도 그게 계속 생각나고 아쉬웠어요. 억울한 마음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훨씬 크다 보니까 무리라는걸 알면서도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성격상 외로움을 잘 안타는 성격이라 인간관계 등으로 힘든건 없었지만 9월부터 몸이 많이 아프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입시를 오래 하다보니까 1년 1년 몸상태가 계속 다른거 같아요. 일단 3-4개월은 푹 쉬면서 생각도 정리해보고 회복도 한 후에 몸 상태를 체크해봐서 내가 다시 도전할만한 몸 상태라는 판단이 들고 그때까지도 아쉬움,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지속된다면 4수 늦지만 분명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