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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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피워낸 꽃은 남들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이 아닌
하찮고 작은 꽃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키우는 방법도 몰랐고 돌보는 것도 서툴렀으니..
그래도 18년 동안 계속 놀았으니 1년 만이라도 잘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제 주변에 있던 모든 걸 정리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6월, 첫 성과가 나올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주변에 자랑도 하고 높은 대학에 갈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었죠. 신나서 방방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1월이 되고 제가 긴장을 이렇게 많이 하는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습니다. 실모도 많이 쳐봤고 다른 시험도 많이 쳐봤지만 이런 긴장감은 처음이었습니다.
국어 수학이 끝나고 화장실에 가서 펑펑 울었습니다. 진짜 너무 이 상황이 무서웠습니다.
결국 결과는 제가 원하는 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한 마지노선보다 더 낮은 성적을 받았지요.
어제 하루, 집에서 저녁도 안먹고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많이 운건 처음 이었습니다.
즈려밟고 다시 키워내볼까 정말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새벽 밤거리를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그래도 저는 이 꽃을 짊어지고 만족하며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다들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오르비를 떠날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다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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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짊어진 꽃의 무게만큼 크고 아름다운 꽃이 늦게나마 필 수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공부가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수능이 여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찾고 가시면 필히 길은 열립니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