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 [495790] · MS 2014 · 쪽지

2023-10-31 22: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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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통]수능 전날, 당일을 위한 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947941

안녕하세요, 도희입니다. 벌써 오르비는 10년가까이 이용을 했고, 칼럼을 쓰거나 자료를 쓴지 벌써 6년이 넘어 7년차가 다 되어가네요. 이 정도면 제 모토인 consistency를 지켰다고...해도 되겠죠? ㅎㅎ


수능 전날과 당일을 위한 팁입니다.  이전에 올렸던 글을 기반으로 다시 쳐내서 갑니다. 특히나 N수생들보다는 현역, 그리고 N>=3보다는 재수를 해서 수능 기억이 가물가물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많은 경험자 분들이 비슷한 글들을 올리시곤 했고, 오르비의 터줏대감 중 하나이신 최석호 선생님께서 수능 대비 미친듯한 팁들을 모아놓은 칼럼을 매해 연재하셨는데, 올해도 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만약 하신다면 꼭 참고하시는 것을 강추 드립니다.


수능을 다회 응시했습니다. 공부 적당히 열심히 해서 친 적도, 정말 절박한 심적으로 들어간 적도, 그냥 학생들 응원 할겸 마음 편하게 응시하려고 친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든 생각은 특히나 수능날은 아무리 많은 부분을 준비해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과익선(?)입니다.



1. 전날에는 무리한 공부 X. 평소와 같이, 수능장과 같이.


개인적으로는 전날에는 무리하게 뭔가를 공부하거나 머릿속에 넣는다거나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잘 들어가지도 않을거구요. 국어 릿밋딧같은 고난이도 지문이나 수학 킬러문제 들고 머리 싸매지 마세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국영수탐 실모 시간에 맞게 딱딱 가볍게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능장과 일치하게요. 밥도 가능하면 싸갖고 가서 도시락 먹으시면 좋구요. 


만약 풀다가 틀려서 멘탈이 깨질 것 같다면 채점하지 마세요. 채점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고득점일 경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답을 하는게 엄청난 의미가 있을 것도 아니구요.


그러고 나면 4~5시 쯔음 될 텐데, 그 때부터는 별 생각 다들 겁니다. 오히려 차분해질 수도 있구요, 아니면 정말 떨려서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쯤부터는 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그냥 평소 해왔던 대로 풀 수 있도록 차분히 행동영역 정리를 하시고, 탐구 지엽이나 국어 연계같이 눈으로만 읽어도 되는 공부를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밤 8시쯤 심장이 너무 떨려서 억지로 꾸역꾸역 읽었던 국어 연계 모음집에서 수능날 문학 세 작품이 나왔던 경험이 있네요. 벼락치기는 암기과목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듯이, 뭔가 우리가 내용을 다시 복기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암기사항을 위주로 쓱 쓱 봐주세요. 무리한 공부는 금물이고, 평소대로 차분히 하세요.




2. 전날에 안 먹던 것 X. 수면제 청심환 X. 이미 먹어봤던 것만 이용하기.


평소에 안 먹다가 수능 전날에 숙면을 위해 수면제를 먹거나 심장이 떨린다고 청심환을 먹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효과가 잘 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추합니다. 왜냐면 평소에 안 먹던 약물을 먹게 되었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특히나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도 몽롱한 상태가 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면제보다는 오후 쯔음부터 따뜻한 차(무카페인, 히비스커스차 매우 추천합니다. 아직도 수강생들에게는 히비스커스차를 추천합니다.)를 조금씩 마신다든지 해보세요. 그렇다고 너무 많이 마시면 자다가 화장실 가고 싶어지니 조금씩... 만약 평소에 너무 떨어서 전날이든 당일이든 약을 먹고 싶다 하면 지금부터라도 의사 선생님, 약사 선생님들의 조언을 받고 먹어보고 부작용이 없는지, 몸에는 맞는지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결정을 하세요. 수능 당일 날은 365일 중 가장 변수가 없는 날이어야 좋은 겁니다.




3. 전날 저녁에는 평소에 먹던거 먹기. 상추쌈 추천


전날 저녁에는 제발 평소에 먹던거 먹으세요. 일단 소화가 잘 되어야 밤에 잠이 잘 오고, 탈 날 일도 없습니다. 특히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 중 기름지거나 탈 날 걱정이 없는 것들만 드세요. 맛있는건 그 다음날부터 실컷 먹고도 남아요. 맛 없더라도 밥이랑 꼭꼭 먹을 수 있는 평소에 먹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딱히 식단이 생각이 안 난다 하면 상추쌈을 먹으세요. 상추에는 마취성분이 있어서 잠을 잘 오게 한다고 합니다. 물론 진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를지언정 플라시보라도 효과 있음 됐잖아요(?).


상추쌈 하면 아실만한 분들이 많겠지만, 모 선생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방법으로 아실겁니다.(이렇게 디테일한 것을 알려주신다는 점에서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이전에도 알던 사람들은 아는 수능 전날 추천하는 식단이기도 합니다. ㅎㅎ 여튼 저는 전날 식단으로 상추+소고기 양파볶음을 추천합니다. 고기는 또 맛있게 먹는답시고 꽃등심 살치살 이런 기름진 부위 말고, 치맛살이나 꾸릿살 같은 부위로 먹으세요. 괜히 기름진 것 먹다가 장이 예민한 사람들은 탈 날 수도 있습니다.고기랑 밥이랑 쌈장해서 꼭꼭 씹어 드세요. 


개인적으로는 상추를 많이 먹게 상추는 맛 없어도 몇 장씩 그냥 우적우적 우겨 넣었습니다. 대신 딱 배가 약간 찰 정도만 드세요. 포식하면 소화시키느라고 잠이 금방 바로 오거나(먹고 바로 오면 너무 일찍 자는거라 도중에 깨면...) 안 올 수도 있으니까요.



4. 못 자도 괜찮다, 자다 깨도 괜찮다.


불면증에 관해서 오은영 박사님이 최근 TV에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불면증은 오히려 '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심해지는 것이고, 그냥 깨어있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몸의 긴장을 풀고 '휴식'한다고 생각하면 알아서 인체는 어느 정도 휴식기에 접어들어서 잠을 자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저는 고3, 제 친 형은 N수생인 시절 알람 기능이 있는지도 몰랐던 주방 탁상시계가 미친듯이 새벽에 울려 잠이 깼던 적이 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진짜 설명이 안 되는 기이한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왜 그런지 설명이 안 되네요...귀신 들렸다는 것밖에...알람 기능이 있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둘 다 나름 개운하게 일어나서 수능장으로 향할 수 있었던 점은 둘 다 '지금 몇 시지?' 하며 시간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어후...하고 다시 들어가서 졸린 기운을 최대한 살리면서 쪽잠이라도 자며 휴식을 취했기 때문입니다.


자다 깨도 괜찮습니다. 극단적으로 자다 깨거나 잘 못 자더라도 수능 잘 본 사람들 수두룩 빽빽합니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안 괜찮을거라는 생각이 더 악화되게 만들 뿐이에요.



5.당일 날 복장은 여러겹으로. 수능장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 양끝 자리 꿀팁.


이건 너무나도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왜 선배들이 그렇게 강조를 하냐면, 수능장 by 수능장으로 온도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대개 수능장은 수험생들 편의를 위해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서 따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수능 한파라는 말이 무색하게 수능 당일 일교차가 크지만 대개 따뜻한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이젠 수능 한파라는 말이 무색하게 날이 따뜻합니다. 물론, 환기를 위해서 문을 열었다 닫는 경우 때문에 추워지는 경우는 있습니다만, 그리 추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당일날 복장은 두껍게 입지 말고 여려겹으로 입으세요. 예를 들어 저는 항상 수능장을 갈 때  더움~ 추움까지의 모든 스펙트럼을 생각하고 입고 갑니다. 

ex)  에어리즘(여름용 통풍내의) + 얇은 반팔+ 히트텍(겨울용 발열내의)+ 후드집업 +패딩. 이렇게요.

극단적으로 너무 더우면 꼴값으로 보이겠지만 에어리즘 하나 입고 문제 풀면 되고요, 너무 추우면 패딩까지 싸매고 문제 풀면 되니까요. 남들 시선이 뭐가 중요합니까. 수능점수가 중요하지.


+ 중간자리가 아니라 양 창문을 끼고 있는 자리가 걸렸을 경우 꿀팁을 하나 주자면, 평소에 본인이 따땃할 때 잠이 솔솔오는 타입이라면 야악간이라도 창문 틈을 여세요. 감독관이 닫으라 하면 닫는거고, 안 걸리면 장땡입니다(제대로 약간 여는 경우 걸릴 확률 매우 낮습니다). 그 사이로 찬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잠도 깨고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문제 풀 때 걸리적 거릴 것 같으면 예비종 직전에 닫으면 됩니다.




6 타인에게 피해가 안 가는 선에서 최대한 이기적으로. 감독관만 OK 하면 다 되는게 수능장.


타인에게 피해가 갈 정도로 독단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민폐에 준 범죄수준의 행위겠지만, 그 선을 지키는 한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일종의 지혜이자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입니다.


귀마개, 방석, 허리쿠션,  후드(후드티나 후드집업 후드 덮고 문풀),초콜릿, 물병 같이 평소에 본인한테 도움이 되었다 싶은 모든 것은 싹 다 감독관한테 허락을 받으려고 해보세요. 특히 허락받기 애매한 후드 같은건 후드 쓰고 있다가 벗으라 하면 그 때 벗어도 되니까요. (괜히 의심 살 행동을 할 필요는 없으니) 

그리고 대부분 시험감독관님들은(특히 젊은 쌤들) 웬만한건 다 허락 해주시는 경우 많습니다.


물론 모든건 감독관 by 감독관이고, 감독관 잘 만나는게 저는 수능날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건 최대한 해보세요. 그리고 생각보다 감독관 선생님들이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정확히 수능날 허용된다고 알고 있는 물품의 경우 정당하게 항의하시고 허락 받으세요. 


ex) 저는 정당한 허락/이의제기를 통해 방석+ 허리쿠션+ 라벨지 다 뗀 물병 소지+ 개인 귀마개+ 후드 정도는 매해 이용하곤 합니다.


*팁: 허리쿠션 같은 것들을 허락 받을 때 '흠...'하면서 고민하시는 선생님 계시면 '허리 디스크' 등 질환 때문에 꼭 사용하고 싶다고 하세요. 그러는데 안 협조해주시는 선생님은 거의 없을 겁니다. 진짜 그런지 알 방도도 없고요.



7. 수능장은 생각보다 시장판이다. 특히 현역 고사장. 점수 신경쓰지 말기. 집에서 채점 하고 가채점 기준표 나올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최근 많은 수능선배들이 올린 글에 극공감을 하면서 다시 말해봅니다. 현역들이 오해하는게 있는데, 수능장은 엄숙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아닙니다. 물론 당연히 그렇기도 합니다. 7시~10시까지만요. ㅎㅎ. 국어 풀고 나면 긴장 쫙풀리고 남은 긴장감 떨치기 위해 괜히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답 맞추고 그럽니다. (코로나라 그나마 이동이 제한된건 다행입니다) 그러는 학생들의 90% 이상이 경험상 허수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세요. 그냥 귀마개 끼고 가져온 프린트 보거나 마인드 컨트롤 하세요.


그리고 점수 신경 쓰지 마세요. 대충 몇 점대일지 감이 잡히더라도 그것에 매몰되지 마세요. 그것을 똑똑히 보여주는게 19수능이었습니다. 국어 80점대 나올 것 같아서 대충 2~3등급으로 예상하고 멘탈 깨져 수학부터 덜덜 떨면서 망친 사람은 패배자였고, 그냥 묵묵하게 수영탐에서 만회해야지 하고 친 사람이 승자였습니다. 수능은 집에 와서 채점하고 가채점 기준 등급표 나올 때까지 끝난게 아닙니다. 그 극한의 상황에서 다 풀고 OMR 마킹까지 끝낸 것 만으로도 웬만하면 점수 잘 나올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8. 정시러라면 원서 영역이야 말로 정한 6교시다. 입시 공부하기.


현재는 관련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아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수백명 이상의 학생들을 입시 관련 상담해왔습니다. S 학원에서 진학시킨 카관의 인문계열 최초합 학생이 학원 자체 상담 이후에도 최후의 카드 고민을 저와 함께 했고, 몇몇 유명 오르비언들도 저와 정시 상담을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몇년전까지 원서철에 저는 모밴대상이었고요. 


작년에도 선의로 여러 학생들을 '무료'로 카드 상담을 해주었고, 제가 쓰라는 대로 쓴 학생들은 모두 다 진학을 잘 했습니다.


https://orbi.kr/00062191570/   모 예측사이트 3블록, 입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의아할 점수로 진학 시킨 사례입니다.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나름의 능력 아닌 능력을 갖게 된건 순수히 노력때문입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입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현역시절 정말 발품 팔아가며 입시와 정시 원서를 공부했습니다. 아마 제 첫 오르비 쪽지가 모 입시팀 팀장님에게 입결 꼬리가 뭔지 물어보는 거였을 겁니다. ㅎㅎ 가끔 원서철에 신생 컨설턴트들이나 비컨설턴트 출신 분들 중 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입시 지식을 공유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 분들도 대부분 노력을 통해서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


즉, 본인의 진학이 달린 입시인만큼 노력을 해서 공부를 하고 원서를 써도 모자르지 않다는 겁니다. 물론 유료 컨설팅 받을 것이라면 해당이 안 되겠지만, 그럴 계획이 없는 분들은 수능 이후 시간도 많을 때 혼자 발품팔아가며 공부하고 비교하고 분석해서 원서를 넣으세요. 그리고 상담을 할 때는 정시철에 표본만 먹고 가는 검증 안 된 이들에게 하지 마시고, 충분히 검증이 된 컨설턴트 분들이나 입시 초고수 분들)께 여쭤보거나 발품파세요.


더군다나 요즘은 입시 제대로 모르는 명문대생들 데려다가 정시 컨설팅 교육이라고 대충 시켜서 무지막지하게 배출시켜 한탕하고 입시 끝나면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지라 더더욱 신중하고 올바르게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에서 찾을 것이면 후기/합격자 등 명시적 결과물이 있거나 평소에 칼럼이나 분석으로 어느 정도의 입시 감각과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분들을 선택하시는게 옳지 않나 싶습니다.


활동도 하지도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명문대', '빵꾸', '무조건' 이런 자극적이고 쓸데 없는 단어들에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입시에 무조건이란 사실상 없고요, 빵꾸는 예측은 어느 정도 가능할 수는 있으나 불확실성을 risk taking 해서 그것을 대놓고 쓰게 유도하는 건 컨설턴트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명문대생=입잘알 절대 아니고요. 입시 상담을 수년 간 최소 수백건 이상 이상 해온 저도 실제 입시에서 '무조건'이라는 말 절대 안 합니다. 무조건은 본인 점수대가 아닌 저 밑에 있는 학교를 응시할 때나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3주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지치겠지만 스퍼트를 올려보도록 했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rare-황족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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