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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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은 왜 어려울까? '읽기'라는 과정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자기가 어떻게 읽는지 모른다. 그래서 무엇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도구를 추가한다. 많은 기호를 표시하고, 여러 지문 분석 틀을 배운다. 다 좋지만, 그 전에 자기가 어떻게 읽는지 알아야 한다. 그게 더 중요하다.
오늘 칼럼을 끝까지 따라오면 본인이 어떻게 읽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장의 위상'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의 사고법이 바뀌게 될 것이다.
오늘 칼럼은 내가 쓴 칼럼 중에 어려운 편이다. 그래도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2등급 이상 독해력이면 무난히 읽을 수 있다.
1. 비문학의 이미지?
비문학 독해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거다.
"글을 읽으면서 무엇을 떠올려야 하는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가?"
누군가는 말한다.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야 합니다."
좋은 조언이다. 실제로 읽기 레벨이 매우 낮은 경우 이 연습이 도움 된다. 특히 문학을 읽을 때 유용하다. 다음 문장을 보자.
"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작년 수능 발췌)
나는 원래 거의 난독 수준의 독해력이었다. 긴장하면 이런 문장도 안 읽혔다. 그러나 '이미지를 상상하며' 읽으면 쉽게 이해되었다.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조언을 확장해서, 모든 글을 이렇게 읽어도 될까? 그럼 문제가 발생한다. 다음의 문장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 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작년 수능 발췌)
이 문장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나는 이럴 때 멘붕이 왔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으니 의미가 전혀 와닿지 않았다. 읽었던 활자는 휘발됐다.
2. 비문학의 이미지=논리적 이미지
이렇듯, 비문학 독해가 어려운 이유는 활자와 머릿속 이미지가 연결(link)되지 않아서다. 문학은 이미지를 상상하기 쉽지만, 비문학은 분명한 무언가를 상상하기 어렵다. 비문학에서의 이미지는 '논리적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이미지? 그게 대체 뭔가? 쉽게 말하면 '지문의 구조'이다.
즉, 문학에서 '장면'을 상상하며 읽는 것은 비문학에서 '글의 구조'를 생각하며 읽는 것과 비슷하다. 문학의 문장이 '장면'에 연결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비문학의 문장은 '글의 구조'에 연결되어 이해된다.
예를 들어, 아까 예시로든 문장을 읽을 때는
"이 지문은 불확정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조문을 예시로 드네. 그 조문에 나오는 손해배상예정액을 설명하려고 이 문장을 썼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라야 한다. (0.몇 초만에 파바박)
3. 문장의 위상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문장의 위상을 본다'고 한다. 글에서 문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문장의 기능'을 파악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문장의 위상을 파악하면 글의 구조가 보인다. 그리고 각각의 문장은 그 논리적 이미지에 link된다. 상상하며 문학을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평가원에서 자주 나오는 지문 구조'를 많이들 가르친다. 효과적인 도구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문장의 위상을 읽어내고 지문의 구조를 파악하는 게 더 본질적인 접근이다. 확장 가능성이 높은 테크닉이다.
이 연습은 간단하지만 강력하다. 조금만 해보면 실력이 금방 는다. 단지 시험 기술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텍스트를 다루는 능력 자체가 상승한다.
이 글의 내용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다음 칼럼을 참고하자.
https://blog.naver.com/medchan19/223194056525
포만한 네임드 의대생의 독해법을 분석한 글인데, 내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정리)
1. 글을 읽을 때 머릿속의 이미지와 link 되어야 이해가 쉽다.
2. 비문학의 이미지는 논리적 이미지다. 논리적 이미지는 글의 구조이다.
3. '문장의 위상'을 파악하면, 글의 구조가 파악된다.
오늘의 칼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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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문단의 내용을 순간적으로 정리 생각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죠 그래야 빠르게 읽을수있고요
동의합니다. 요약하는 능력이 진짜 너무 중요합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비문학 오래 걸리는 이유가 저런 생각을 잘 안 해서 그런가 싶네요.. 유독 비문학이 어렵네요 ㅠ 내일 공부할 때 참고하겠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파이팅입니다 ㅎㅎ
혹시 글 읽을 때 속발음하시나요??
아니요. 하지 않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혹시 질문 하나 더 드려도 괜찮을까요,,?
넵!
제가 최근 속발음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되었는데 이게 묵독이랑 다른건지 헷갈려서요,,!
속발음을 안하고 글을 읽는다 하셨는데 그러면 글을 읽을 때 그림을 보듯 표기만으로 의미가 떠오르는건가요??
우선 속발음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봅시다. 글을 읽는데 소리가 들리는 것은 정상적인 독해입니다. 인지심리학적으로 사람은 글을 읽을 때 시각정보를 음성정보로 전환한 다음에 의미정보로 연결한다고 합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을 수는 있지만 누구나 그렇습니다.
다만, 의미보다 소리에 더 집중할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소리내서 교과서 읽으라고 할 때 읽는 것처럼 속으로 읽는 것. 그게 속발음입니다. 그렇게 읽으면 의미보다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소리내는 속도는 눈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자연스레 독해 속도도 느려집니다. 이런 속발음은 고치는 게 좋습니다.
한동안 이걸로 고민이 있었는데 답변 감사합니다 !!
공감되는 칼럼이네요!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34.gif)
선생님 천재아..좋은 깨달음 얻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비타민k같은 과정지문에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논리적 이미지를 쉽게 받아들일수 있게 도와주는 툴 : 원준쌤의 도식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때 누구 인강 들으셨어요?
현역 때 이것저것 다 듣다가, 재수 때는 안들었습니다
칼럼 너무 도움받고있습니다. 질문있는데요 ㅜ 1. 제가 원래부터 책 잘 안읽어서 속발음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글자한글자 또박또박 말하는느낌인데 요즘은 대충 얼머부리는 말정도로 합니다. 이정도면 괜찮은거겠죠? 아니면 의식적으로 더 안할려고 노력해야하나요? 독해할때 신경쓰이진 않습니다 물론 아예안하는게 더 좋겠지만..
2. 속발음을 안할수록 모든단어를 정확히 안읽고 의미이해에 집중하게 되는데 , 원래 선생님을 포함해서 독해력 좋으신분들은 조사접사포함 모든 단어을 꼼꼼히 안읽나요? 저는 지금까지 당연히 비문학은 모든 단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읽어야해 라고 생각했는데 문장의 위상을 중심으로 문장의 80퍼센트만 읽으면된다 이 말에 머리가 띵했습니다....
항상 국어는 버리는 과목 노력해도 배신하는 과목이었는데 요즘들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1. 일단 '속발음 없애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독해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세요. 그럼 속발음도 대부분 좋아집니다.
2. 당연히 글자를 읽는 것보다는 의미를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대충 읽으란 말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메디소드님 이 칼럼을 읽고 블로그로 가서 자세히 읽기까지 하고 질문 드리는 건데 이 방범으로 독해시 틀리진 않지만 뭔가 찝찝한 기분이 남고 이대로 받아들어도 됭까? 싶은데 정상인가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을 때 찝찝한 건 정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