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 des enfants [1070098]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7-01 00:21:46
조회수 1,203

부조리(absurdi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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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알베르 카뮈를 접한건 고등학교 1학년때였습니다. 평소에도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특히 철학) 알베르 카뮈의 책 이방인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됐고 카뮈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의 서적은 읽어보지 않아서 읽어보기 좋은 기회이기도 했죠.

책을 펼치자마자 시지프 신화 첫구절에 나오는 문장을 봤습니다.


오, 사랑하는 이여, 불멸의 삶을 갈망하지 마라, 다만 가능성의 들판을 끝까지 내달려라.

핀다로스 <아폴론 축제 경기의 축가3> 


처음 읽을 땐 무슨 말인가 싶었다 그도 그럴게 난 카뮈에 대해 식자우환이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난 뒤 그제서야 이 책의 모든 것을 함축하는 문장 즉 카뮈의 사상이 저 구절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카뮈는 평소에도 삶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의 삶을 시지프로 비유하였죠.

시지프스

시지프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평소에도 교활하고 꾀가 많았는데 그런 성격때문인지 모종의 사건을 일으켜 재우스를 기만하였습니다. 화난 재우스는 그에게 형벌을 줬는데 그것은 바로 바위를 아크로코린토스 라는 산 정상까지 

올려놓는 행위를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 형벌에는 재우스가 의도한 장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바위를 정상에 올리면 곧 바로 산 밑까지 떨어지므로 계속 해서 정상까지 올리는 무한노동을 해야만 했죠.

카뮈는 이런 시지프의 삶이 인간의 삶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가령 회사원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난 뒤 집에 귀가하고 또 다음 날 직장으로 출근하고 수험생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사작하고 저녁에 집에 와서 씻고 자고 그 다음날 그 행위를 반복합니다. 우리는 이런 반복적인 삶을 살면서 삶에 대한 무료함도 느낄것입니다. 그러면서 아 언젠간 내 목표대로 이뤄지겠지? 이렇게 해서 나에게 얻을 이익이 있겠지?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카뮈는 이처럼 우리가 불합리한 것을 합리적으로 인식하려 할때 부조리함이라는 감정이 생긴다고 합니다. 

마치 시지프가 자신이 운반하는 바위가 머지 않아 정상에 오른다는 기대나 재우스가 자신을 용서해줄 것과 같은 감정같이 말입니다. 사실 이러한 믿음 자체가 자기 기만입니다. 

카뮈는 부조리함을 외면하지 말고 맞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부조리함을 극복하지 못했을 때 자살을 한다고 주장했죠. 자살을 하게 되면 시지프의 삶이 중단될테니깐요. 카뮈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삶은 어떤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고요. 즉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목적을 두지 말라고 합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라고 주장합니다. 카뮈는 이러한 삶을 반항하는 삶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시지프는 바위를 운반하면서 자신이 바위를 드는 것이 괴롭다 느낀다면 재우스 입장에선 자신의 뜻대로 일이 일어나서 흡족해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시지프가 자신이 바위를 듦으로써 자신의 근력이 강해질 것일거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을 보고 재우스는 비웃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지프가 재우스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매일매일 주어진 삶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현실을 직시하되 헛된 희망을 갖지 말고 주어진 일에 충실히 하자는 것입니다. 말이 길어지긴 했습니다만, 저는 수험생 여러분들이 카뮈가 제시하는 시지프의 삶처럼 외부에서 물수능으로 낸다에 영향을 받고 휩쓸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국은 위에 빨간색줄 쳐놓은 말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니깐요. 긴 글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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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 des enfants · 1070098 · 23/07/01 00:24 · MS 2021

    ㅈㅔ우스가 금지어이길래 재우스로 고쳤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3/07/01 00:38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동남아과일여행 · 1130545 · 23/07/10 20:27 · MS 2022

    이방인.
    제가 프랑스어 공부할 때 처음 접한 문학 작품이였죠.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는 것,
    이것은 제가 유독 못하던 것입니다.

    이런 저런 경우의 수들을 생각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행복회로를 돌리기도 하는 등
    유독 지금 이 순간에 집중을 못했습니다.
    수능을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저도 이런 중요성을 진작에 깨달아
    여러 명상법들을 찾아보곤 했죠.
    그 결과로,
    감각 하나하나 살려서 닿는 모든 것을 느끼고,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방법을 알게 됐는데
    이게 도움이 많이 됐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의 현실에 충실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더라고요.
    저런 방법론을 알고 있고, 그게 효과가 있더라도
    계속 재조정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당장 닥친 불안과 위험이 크고 잦았으니.

    그러니 꺄뮈가 저런 내용을 설파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것이니까, 가치 있는 것이니까.

    오랜만에 책 한 번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추억도 되새길 겸..

  • Comme des enfants · 1070098 · 23/07/10 21:50 · MS 2021

    오...한번 읽어보셨군요. 저도 확실히 카뮈가 말한 저항하는 삶대로 사는것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지네요 ㅎㅎ
    아무튼 앞으로 좋은 일이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동남아과일여행 · 1130545 · 23/07/11 12:52 · MS 2022

    감사합니다. 화이팅!